까칠한시선/도서
[책] 정혜윤의 손글씩 나혼자 조금씩 - 악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책] 정혜윤의 손글씩 나혼자 조금씩 - 악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016.08.162년 전 그림 좀 그려보겠다고, 라는 책을 산 적이 있다. 결과는 내 손은 꽝손이며, 그림 그리는 재주는 어쩜 이리도 없는지, 다시한번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이번에는 그림이 아니라, 글씨에 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천재도 아니면서, 천재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엄청난 악필의 소유자, 바로 나다. 그때는 손그림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손글씨가 유행인가 보다. 서점에 갔는데, 떡하니 캘리그라피 코너가 있다. 휙 지나쳤으면 그만일텐데, 나도 모르게 멈췄다. '나 엄청난 악필인데, 이거 고칠 수 있을까?' 손글씨 고민도 아직 안끝났는데, 어느새 내 시선은 컬러링 북에 꽂혔다. '손그림은 안되지만, 색칠은 좀 할 거 같은데...'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건, 책보다는 색연필이다. 어릴때 부잣집 아..
[책] 더글라스 케네디의 비트레이얼 -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책] 더글라스 케네디의 비트레이얼 -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2016.08.11원작이 있는 영화는 언제나 원작보다 재미가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소설의 모든 내용을 다 담을 수 없기에, 불필요하거나 진부한 내용은 가위질을 당하게 된다. 소설은 글로 모든 걸 표현해야 하기에, 내용이 길어질 수 밖에 없지만, 영화는 영상이니 구차한 설명보다는 장면으로 보여주면 끝이다. 주인공이 공포에 사로잡혀, 온 몸에 소름이 돋고, 팔다리가 엄청 떨린다라는 묘사는 그저 공포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얼굴을 보여주면 된다. 호텔은 바로크 시대 건축 양식으로 가구는 어떻고, 침대는 어떻고, 화장실은 어떻다라는 묘사는 배경영상으로 활용해 주인공이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보여주면 된다. 모티브만 비슷할 뿐 소설과 영화가 전혀 다른 내용이 될 수도 있으며, 결론까지 달라질 수 있다. 원작을 100% 똑같이 만드는 ..
[책]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판 델마와 루이스!!
[책]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판 델마와 루이스!!
2016.05.021991년 영화 델마와 루이스, 2015년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는 공통점이 참 많다. 이름으로 된 제목, 두명의 여자가 주인공, 한 남자의 죽음이다. 책을 읽는내내 영화가 생각나서, 영화처럼 같은 결말일까 궁금했었다. 영화에서 그녀들은 남편을 피해 떠난 여행에서, 한남자를 살인하게 되고 엉덩이가 예쁜 남자가 돈을 훔쳐가는 바람에 강도가 되어 버리고, 살인사건으로 인해 쫓아오는 형사로부터 피해다니지만 결국 추격 끝에 그랜드 캐년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마지막 장면, 델마가 루이스에게 그냥 앞으로 달리자고 소린친다. 그리고 그녀들은 직진을 한다. 열린결말인 거 같지만, 뻔한 결말 즉 그녀들은 죽음을 선택했다. 나오미와 가나코도 델마와 루이스처럼 그런 결말을 선택했을까? 아니다. 열린결말..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 과연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 과연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2016.03.2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스칼렛 요한슨과 최민식이 나왔던 영화 루시가 생각났다. 뤽베송과 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최민식 등 감독과 배우 이름만으로도 후덜덜하지만, 솔직히 이름보다는 스토리가 더 강하게 와닿았던 영화였다.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은 10%다. 그런데 100%를 사용하게 된다면 인간은 어떻게 변할까? 영화 루시는 이렇게 끝이 난다. 뇌를 100%까지 사용하게 되자, 인간의 모습은 사라지고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기기로 변해버렸다. 아마 이렇게 끝이 났던 거 같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뇌가 이렇게나 대단한가? 인류문명부터 아니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시공간을 무시하고 볼 수 있으면, 시간을 멈출 수도 있는 그동안 초능력으로만 여겼던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
[책]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2 - 베스트셀러 도서 추천!!
[책]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2 - 베스트셀러 도서 추천!!
2016.03.16작가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 2편은 1편과 동일하게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전작에서는 슬픔, 아픔만을 담았는데,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드디어 그늘이 아닌 따사로운 햇볕을 느꼈다. 세 아들과 어머니가 죽었고, 사랑하는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야 하지만, 그들은 결코 흔들리거나 단념하지 않고 가족의 사랑을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애국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고, 아내가 죽었더라고 민족을 나라를 미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나라면,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든 이 나라를 미워하고 복수를 하려고 할텐데,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닥힌 슬픈 운명이 허황된 꿈을 갖고 있던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계획된 일..
[책] 오쿠다 히데오의 침묵의 거리에서 1,2 - 한 아이가 죽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책] 오쿠다 히데오의 침묵의 거리에서 1,2 - 한 아이가 죽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2016.03.07학교에서 한 아이가 죽었다. 자실일까, 타살일까? 알 수 없다. 그런데 죽은 아이는 한동안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그럼 아이의 죽음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공중그네, 면장선거, 한 밤 중에 행진, 남쪽으로 튀어, 오 해피데이, 꿈의 도시, 소문의 여자 그리고 침묵의 거리에서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단순히 엽기, 코믹만 있는 게 아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함께 부조리에 대항하는 강력한 시그널이 담겨 있다. 일본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현재 우리에게 닥친 여러가지 문제를 대신 꼬집어 주고 있는 거 같다. 특히 침묵의 거리에서를 읽으면서 그 느낌이 더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나구라 유이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손꼽히는 부잣집 아들이다. 부잣집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밉상 캐릭터가 됐지만, 그래..
[책] 모리사와 아키오의 나쓰미의 반딧불이 - 촉촉한 감성비가 내려~
[책] 모리사와 아키오의 나쓰미의 반딧불이 - 촉촉한 감성비가 내려~
2016.02.19모리사와 아키오를 감성작가라고 하기에, 여성작가인 줄 알았다. 검색을 해보니 남성작가란다. 거기에 더욱 놀라운 사실은 조그맣게 나와 있는 작가 사진을 보니, 감성과는 담을 쌓고 살았을 거 같은 얼굴이다. 이래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나 보다. 그나마 다행이다. 작가 얼굴을 책을 다 읽은 후에야 봤으니깐. 나쓰미의 반딧불이 부제 우리가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 그냥 일본의 여름이야기 또는 잔잔하고 재미없는 소설이라 생각했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느낌은 확신이 됐고, 한동안 가방에서 짐으로만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반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야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4시간만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수북이 쌓인 휴지를 치우면서, 감성작가라고 말할 이유를 제대로 ..
[책] 기욤 뮈소의 지금 이 순간 - 뻔한 시간여행 + 뻔뻔한 결말!!
[책] 기욤 뮈소의 지금 이 순간 - 뻔한 시간여행 + 뻔뻔한 결말!!
2016.01.18어릴때 봤던 시간탐험대라는 만화가 있었다. 제목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만화로, 돈데크만이라는 주전자가 타임머신으로 나온다. "돈데기리기리 돈데크만~"이라는 주문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난다. 타임머신인 주전자 돈데크만과 샤랄라 공주 그리고 악당인 압둘라 그리고 아기 공룡과 어리버리 오마르왕자가 기억나는 만화다. 시간탐험대를 통해 타임머신을 처음 알게 됐다면, 타임머신을 제대로 정확하게 알게 된 작품은 백 투더 퓨처(Back to the Future)다. 영화 속 미래였던 2015년이 어느새 과거가 됐지만, Back to the Future를 처음 봤을땐 엄청난 감동이자 충격이었다. 시간탐험대는 주전자가 백투더 퓨처는 자동차라는 타임머신이 있어야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와 어바웃..
[책] 오카노 유이치의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 - 울다가 웃으면 안되는데~
[책] 오카노 유이치의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 - 울다가 웃으면 안되는데~
2016.01.15오카노 유이치의 페코로스, 어머니의 보물상자는 페코로스, 어머니를 만나러 갑니다의 속편이다. 치매에 걸린 80세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돌보는 60세 아들, 그 아들이 담담하게 그려내는 만화일기가 바로 페코로스(작은 서양 양파로, 동글동글한 체형과 대머리로 인해 생긴 작가의 별명이란다.) 시리즈다. 두편 다 봤으면 좋겠지만, 아쉽게 속편을 먼저 만났다. 전편은 이번 주말에 서점에 가서 보려고 한다. 200페이지 분량의 만화라 1~2시간이면 다 볼 수 있는 가벼운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절대 가볍지 않다. 우선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의 사랑이 담겨있다. 치매로 인해 자기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보면서, 본인의 이름대신 대머리 아저씨로 부르는 어머니를 보면서, 그래도 이렇게 곁에 계시는게 좋..
[책] 김진명의 글자전쟁 - 역사 왜곡은 절대 반댈세!!
[책] 김진명의 글자전쟁 - 역사 왜곡은 절대 반댈세!!
2016.01.11글자전쟁,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상상이 안됐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다시 찾게 된 김진명의 글자전쟁, 프롤로그에 해당되는 노인의 죽음을 읽다, '이번에는 남북 이야기인가, 별 재미 없겠네'하면서 책을 덮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 후,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제목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자전쟁의 의미를 아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유는 소설 초반부는 제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장성택의 죽음이 연상되는 소제목 노인의 죽음은 짧게 끝이 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도입부분이 살짝 뚱딴지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왠지 그의 죽음이 그렇게 됐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이어지는 내용은 물리학에서 국제정치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5년..
[책]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 - 아픈 우리 역사 그러나 꼭 알아야 하는 우리 역사!!
[책]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 - 아픈 우리 역사 그러나 꼭 알아야 하는 우리 역사!!
2015.12.28일제강점기, 해방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초기 정부 여기에 닥쳐온 6.25 전쟁. 이건 우리의 너무나 아픈 역사다. 아픈 역사라고 하지만 솔직히 얼마나 아픈지 잘 와닿지는 않았다. 사건 위주로 외우기 급급했으며, 정부가 어떻고 대통령이 어떻고 등등 높은 분들 위주로 역사를 담고 있기에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가슴은 차갑기만 했다. 그런데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을 읽고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더불어 잘못한 사람, 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버젓이 있건만, 언제나 그 벌은 항상 힘 없는 백성들이 받는다. 그들은 단지 잘 먹고 잘 살고 싶었을 뿐인데, 누가 나라를 팔아 먹고, 해방된 조국이 둘로 나뉘고, 다시 같은 민족이 총을 겨누는 일은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항상 그 피해는 이렇게 만든 사람이 아닌,..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질풍론도 – 마지막 페이지까지 안심하지 마라~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질풍론도 – 마지막 페이지까지 안심하지 마라~
2015.12.09방황하는 칼날, 그 무렵 누군가, 가면산장 살인사건까지 내가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작품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선입견은 무겁고, 우중충하고 암울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로 여겼다. 그런데 섣부른 선입견은 화를 부른다. 질풍론도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도 위트 있고, 기발한 소설을 쓰는 작가임이 들어났기 때문이다. 작가 편식주의자로서, 재미와 재치는 오쿠다 히데오 / 숨 박히는 긴장감에 글인데 영상처럼 느껴지는 기욤 뮈소 / 세밀한 묘사에 디데일은 더글라스 케네디였다. 그런데 그저 미스터리 소설가로 여겼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미스터리는 기본에 재미와 재치 그리고 글인데 영상처럼 느껴지는 세밀하고 디테일한 묘사까지 다 보여줬다. 질풍론도에서 말이다. 총 368페이지로 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