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시선/도서
김충식의 남산의 부장들 | 현실이라서 더 비참한 우리 현대사
김충식의 남산의 부장들 | 현실이라서 더 비참한 우리 현대사
2020.05.12100%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나온 판타지 소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1961년 5월 16일부터 1979년 10월 26일, 군사쿠데타로 시작된 누군가의 18년 통치는 총성으로 끝이 났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난 후, 책 남산의 부장들이 궁금해졌다. 영화에서는 두명의 KCIA(중앙정보부) 부장이 나온다. 아군이었다가 적군이 된 부장과 그의 입(회고록)을 막기 위해 일을 벌이는 현직 부장이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도 참 흥미로운데, 다른 중정부장들은 어떨까?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는 현실이 아니었으면 했다. 한사람만을 위한 그들의 충성경쟁은 눈물겹지만,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 진짜 눈물을 흘린 사람은 따로 있다. 유신은 낡은 제도를 새롭게 한다는 뜻이라는데, 그들에게 진짜 유..
조정래의 한강 |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
조정래의 한강 |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
2020.04.14지난해 8월 아리랑을 시작으로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까지 2개월, 4개월, 40일 만에 다 읽었다. 총 32권을 읽는데, 반년이 걸린 셈이다. 완주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지난주 한강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했다. 그런데 6개월조차 힘들다고 했는데,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을 마흔에 시작해 아리랑을 거쳐 한강을 쓰고 나니 예순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근현대사 대하소설을 쓰기 위해 걸린 시간, 20년 존경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리고 너무 늦게 읽었고, 고작 한번 완독했다는 게 너무 부끄럽다. 을사보호조약 체결부터 해방기까지 수난의 역사를 다룬 아리랑,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휴전기까지 분단의 역사를 다룬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은 1959년부터 1989년까지 분단 이후부터 30년을 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 16,500매에 담겨 있는 역사의 진실
조정래의 태백산맥 | 16,500매에 담겨 있는 역사의 진실
2020.03.022권이 더 많은 아리랑은 두달만에 다 읽었는데, 태백산맥은 4달이나 걸렸다. 아리랑은 작년에 처음 읽기 시작해 끝을 봤지만, 태백산맥은 1권만 대여섯번 정도 읽었던 거 같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무조건 읽어야 했기에 시작을 했다가 100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어려워서 포기를 했다. 몇 년 후 다시 도전했다가 또 같은 이유로 포기, 그렇게 몇번의 거듭하다 아예 손을 놓아버렸다. 3년 전 벌교로의 여행에서 태백산맥 문학관을 시작으로 영화 촬영지처럼 소설에 등장한 곳을 찾아다녔다. 이번에는 기필코 꼭 성공하리라 다짐했건만, 역시나 2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여름 아리랑부터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까지 이번이 아니면 죽을때까지 성공하지 못할 듯 싶어, 즐겨듣는 팟캐스트에 게임앱까지 다 삭제하고 ..
펭수 달력 B형(실사형) 2020 펭하신년
펭수 달력 B형(실사형) 2020 펭하신년
2020.01.04펭수 달력 B형(실사형) 살면서 돈을 주고 달력을 구입한 적은 단연코 없다. 한때 무한도전 달력을 구입할까 생각한 적은 있어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교보문고에서 아낌없이 달력을 구입했다. 왜냐하면 우리 펭수 달력이니깐. 2020년은 펭하신년이다. 찐팬이라면 일러스트인 A형과 실사인 B형을 다 구입했을 것이다. 사실 둘다 구입을 할까 망설이다, 일러보다는 실사가 나을 거 같아 한개만 구입했다. 고로 나는 아직 찐 펭클럽은 아니다. 만약 인터넷으로 구입을 했다면 거리낌없이 둘 다 구입을 했을텐데, 오프라인에서 구입을 하려니 살짝 민망스~ 옆에 있는 건, 펭수 포스터. 코팅을 해서 책받침을 만들까?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어둘까? 고민 중이다. 달력의 전체적인 색상은 펭수 헤드셋과 ..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 펭수 다이어리 언박싱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 펭수 다이어리 언박싱
2019.12.21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 다이어리라 쓰고 에세이라 읽는다 지난달 28일 책이 나오기도 전에 예약 주문을 했다. 그저 책 표지만 봤을뿐이지만, 예약판매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알라딘 인터넷서점에서 결제를 했다. 그리고 19일 나에게로 펭수가 왔다. 그래서 한번 해봤다. 동영상은 아니지만 사진 언박싱이다. 알라딘도 우리 펭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는 거 같다. 엄청나게 큰 에어캡에 파손이라고는 일절 없을 거 같은 모습으로 왔으니깐. 아직 박스를 개봉하기도 전인데, 나도 모르고 무언의 함성을 계속 지르고 있는 중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펭수의 첫 굿즈가 왔다. 찐펭클럽이라면 펭수가 표지로 나온 EBS 수능교재에, 나오자마자 완판된 나일론 잡지에, 대학내일 등 레어 굿즈를 구할 수 있지만, 찐이라고 ..
조정래의 아리랑 | 소설이 아니라 역사서다
조정래의 아리랑 | 소설이 아니라 역사서다
2019.10.1512권을 다 읽기까지 두어달 걸렸다. 무섭게 더웠던 8월의 어느날, 일제강점기를 두고 얼토당토않는 말들이 가방끈이 겁나 긴 자들을 통해 쏟아졌다. '왜 저럴까?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아니면 진짜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 혹시나 어디서 돈을 받았냐?' 터무니없는 소리를 마치 진실인냥 말하는 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혹시나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들지 않았지만, 좀 더 명확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학교에서 배운 역사교과서는 결과의 산물 즉, 통보서다. 몇년도에 전쟁이 났는데 그때 누가 이기고 누가 졌다. 그래서 나라가 고조선에서 삼국 그리고 통일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진다. 결과 통보서이긴 해도, 조선시대까지는 그나마 디테일하게 다뤘다. 물론 연도와 명칭이 가장 ..
동자승 이찬의 동자승의 하루 | 따스함이 몽실몽실 내 맘속 보일러
동자승 이찬의 동자승의 하루 | 따스함이 몽실몽실 내 맘속 보일러
2019.05.23요즘 서점에 가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서 읽어야 했다. 그때마다 늘 이런 생각을 했다. '속독을 배워둘 걸.' 성격이 급한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책은 느리게 읽는다. 한줄 한줄 천천히 읽어나가고, 책장을 넘긴 후 앞쪽과 연결이 안되면 다시 책장을 넘겨 또 읽는다. 이러다보니, 서점에서 책 한권을 제대로 본 적인 거의 없다. 그래서 앞부분을 조금 읽은 후, 괜찮은 책이라 생각하면 바로 구입을 하거나 메모했다가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다. 서점에 편한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생겼지만, 역시나 한권 읽기는 무리다. 아무리 재미 있는 책이라도 읽다보면 스스륵 잠이 오고, 그 잠을 떨쳐내기 위해 딴짓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져 책 읽기가 싫어진다...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 꿈을 포기하지 마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 꿈을 포기하지 마
2019.05.09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인해 스마트폰 겜을 관뒀더니, 책 읽는 시간이 겁나 많아졌다. 매월 리디북스에 6,500원을 결제하고 있는데, 요즘은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일주일에 한 권으로 나름 목표까지 정하고 전자책 삼매경 중이다. 갑질의 우울함을 날려버릴 소재로 스파이 소설을 골랐다.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출판사 북로드)이다. 제목만 보면 스파이물이 확실한데, 부인은 또 뭘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또는 오베라는 남자와 비슷한 계열인 거 같은데, 스파이가 주는 강렬함에 책장을 넘겨 아니 터치했다. 시대는 1960년 후반 아니면 70년대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인터넷 이딴 건 전혀 없고, 전보가 나오고 공산당이라는 용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가 끝나기 전으로 스파..
박창진의 플라이 백 |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지지 않을 용기다."
박창진의 플라이 백 |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지지 않을 용기다."
2019.05.02갑을관계가 수직에서 수평으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갑질은 크던 작던 영원할 거라고 본다. 이번 주 PD수첩을 보고, 갑질이 없는 세상은 없구나 했다. 사립유치원 사태는 아이를 볼모로 갑(원장)과 을(학무보)이었다. 하지만 PD수첩 '누가 죄인인가…아이돌 사관학교에선 무슨 일이?'편은 갑은 교장, 을은 학생이다. 성인이 된 후, 한 번쯤 경험을 할 텐데 굳이 지금... 그것도 완전 하드코어하게 갑질을 배우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상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교장은 파면, 그 부인인 행정실장은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는데, 여전히 교장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교육청에서 조치가 내려졌으니 그에 따라야 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해당 학교는 사립고등학교다. 만약 2005..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2019.04.253년 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다시 읽었다.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한때는 그의 필력에 미쳐있었는데, 추리소설에 빠져 멀리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의 작품은 무코다 이발소다. 공중그네가 갖고 있던 엽기는 사라졌지만, 명랑 유쾌 발랄은 여전하다. "무코다 이발소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도마자와 면에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은 1950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옛날 이발소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래된 이발소와 한적한 시골마을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다. 제목대로 소설의 주인공은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장 무코다 야스히코다. 그의 나이 쉰세 살, 스물여덟에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후로 사반세기에 걸쳐 부부 둘이 이발소를 끌고 오고 있다. 늘 똑같은 일상만 반복되는 작은 시골 마을, 이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2019.01.20전자책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한 달에 6,500원은 꽤나 달콤하다.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지만 무겁다, 짐만 된다는 이유로 종이책을 멀리했었다. 전자책은 편리하지만, 종이를 넘기는 맛이 없어서 또 멀리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자책을 달고 산다. 왜냐하면 아까운 내돈 6,500원이 공중으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읽을 책은 계속 쌓여만 가는데, 아직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살짝 물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끝까지 달려볼 생각이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일까? 아니면 독서보다는 딴짓을 더 많이 하는 것일까? 작년 11월에 다운받은 책 중 골든아워가 2권이니 총 5권을 읽었다. 그나저나 책 리스트가 다 살인이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겁나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골든아워 1, 2 | 이국종 교수님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골든아워 1, 2 | 이국종 교수님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2018.12.01책을 읽는내내 든 생각은, 사건이 발생하면 반짝하지만 곧 시들해지고 어느새 잊혀진다. 그걸 알면서도 그는 왜 포기하지 않았을까? 희망보다는 절망만이 가득한 하루하루를 살아오면서, 그저 눈 한번 감으면 그만일텐데, 왜 왜 왜? 국민의 한사람으로 이국종 교수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보내지만, 만약 나라면 벌써 포기하고 외래 받고 수술하고 연구하는 여느 외과 의사가 됐을 거다. 너무 몰랐다. 이국종 교수는 물론 중증외상센터를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됐다. 2012년에 마봉춘에서 방영한 골든타임이다. 이성민이 연기한 최인혁이란 역할이 이국종 교수임을 그때 알았고, 더불어 중증외상에 대한 것도 함께 알게 됐다. 드라마보다 먼저 아데만 여명작전을 뉴스를 통해 봤지만, 솔직히 그때는 잘 몰랐다. 아주대학병원에 이국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