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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 2편은 1편과 동일하게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전작에서는 슬픔, 아픔만을 담았는데,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드디어 그늘이 아닌 따사로운 햇볕을 느꼈다. 세 아들과 어머니가 죽었고, 사랑하는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야 하지만, 그들은 결코 흔들리거나 단념하지 않고 가족의 사랑을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애국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고, 아내가 죽었더라고 민족을 나라를 미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나라면,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든 이 나라를 미워하고 복수를 하려고 할텐데,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닥힌 슬픈 운명이 허황된 꿈을 갖고 있던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계획된 일이었기에...


남평우의 죽음과, 그로 인한 어머니의 자살 그리고 연좌제로 큰 형이 처형당했고, 그 충격으로 셋째 아들은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그 슬픈 이야기가 2편에서 시작된다.


먼저 태양의 그늘2편에 나오는 역사적 사건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남평우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은 바로 여수·순천사건이다.

여수·순천 사건(麗水順天事件, 약칭 '여순 사건', 1948년 10월 19일)은 중위 김지회, 상사 지창수를 비롯한 일련의 남로당 계열 장교들과 제주 4·3 사건 진압 명령에 반대한 군부대가 주동하여 2,000여 명의 군인이 전라남도 여수에서 봉기함으로 인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좌·우익 세력으로부터 전라남도 동부 지역의 많은 민간인이 희생 당한 사건이다. 이승만 정부 수립 2개월만에 겪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이승만은 철권 통치와 반공주의 노선을 강화하였다. 

반란군에 의해 경찰 74명, 우익 인사 16명을 포함해 약 150여 명의 민간인이 학살됐고, 정부 진압 군경이 사건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439명의 민간인이 학살되었다.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여수·순천 주둔군 반란 사건', '여순반란사건', '여순봉기', '여순군란' 등으로 불리었으나 지역 주민들이 반란하였다고 오인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서 1995년부터 '여수·순천 사건'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였다. (출처- 위키백과)


이 사건으로 남평우는 총살을 당한다. 하지만 그는 기적처럼 살아나지만,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 사건이 그들 가족에게 더 큰 슬픔을 안겨줄지는 아무도 몰랐다. 왜냐하면 연좌제로 인해 평우의 큰형인 남원우가 보도연맹 사건으로 총살을 당하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은 국민보도연맹이었다. 이 단체는 국가보안법의 구체적인 운용책의 하나로 국가보안법에 저촉된 자 또는 전향자로 분류된 인사들을 이 단체에 빠짐없이 가입하도록 규정해 놓았으며, 그들에 대한 회유와 통제를 쉽게 하도록 했다. 1949년말까지 이 단체의 가입자 수는 약 30만 명에 달했으며, 서울에 1만 9,800명이었다. 1949~50년 이들은 당시 좌익세력을 와해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6·25전쟁이 일어나자 일부 위장전향자들과 북한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세력을 뿌리뽑는다는 정부방침에 의해 무차별 검속과 즉결처분이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때의 실상은 공개된 것이 없다. (출처- 다음백과사전) 


전쟁때 북한군들에게 쌀을 줬다는 이유로 잡혀간 남원우는 보도연맹에 가입하면 풀어준다는 조건으로 어쩔 수없이 가입을 하게 된다. 보도연맹이 뭔지도 모르고 가입만 하면 괜찮다고 해서 도장을 찍고 나왔는데, 이 일로 그는 죽게 된다. 어찌됐든 전후사정을 따져봐야 하건만, 원우는 잡혀간 날 바로 총살을 당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평우의 죽음까지 연좌제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슴 아픈 죽음은 남근우의 자살이다. 그는 이승만을 주군처럼 모시는 충성심 강한 사람으로 나온다. 이승만과 함께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던 그가, 해방이 된 조국에서 대통령이 된 이승만을 호위무사처럼 지키던 그가, 오랜만에 본가를 찾게 된다. 거기서 그는 엄청난 가족의 진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목숨 받쳐 지켰던 그분으로 인해 자신의 가족이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에 오열을 하게 된다.


『제 동생은 당신이 정부를 수립한 1948년도 11월에 사진 한 장때문에 여순반란 주동자로 몰려 억울하게 처형당해 죽었고, 졸지에 자식을 읽은 어머니는 저승길을 막내아들 혼자 보낼 수 없다며 목을 매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제 형은 사상범으로 처형된 자의 형제라는 이유로, 작년 북한군 점령기 직후 재판도 없이 전주시 어디 뒤산으로 개처럼 무작정 끌려가 총살당해 죽었습니다. (중간생략)

전쟁터가 아닌 집에서 끌려가 당신의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법이라는 이름으로 처형되고 죽었고, 그 일로 어머니까지 돌아가셨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저는 견딜 수 없이 슬픕니다. 그 심정이 병으로 가족을 잃은 당신의 심정과 같다고 보십니까? (중간생략)

십사년 만에 단 하루 고향에 내려가 알게 된 것은, 제가 당신에게 충성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동안 제 가족은 당신의 법, 당신의 정책에 따라 죽어 있더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후 당신은 무엇보다 권력이 더 소중한 사람으로 변했고,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열 명을 살리기 위해 아홉 명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그 사실은 누구보다 당신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나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가족을 죽인 당신을 죽이거나, 가족을 죽인 사람을 증오한다는 사실 자체가 더 슬프다고 말하는 천하의 못된 나를 죽이거나……."  소설이니깐, 남근우가 말하는 '당신'을 죽이길 바라고 또 바랬다. 태양의 그늘이 허구인 소설이긴 하지만, 판타지 소설은 아니기에 근우는 '당신'이 보는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모든게 다전쟁때문이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전쟁때문에, 이념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또 죽여야만 했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읽는내내 가슴 한켠이 너무 아프고 괴로웠다. 


『애비가 죽인 것은 이 나라나 정부가 아니라, 주어진 권한을 나쁘게 남용한 어느 범죄자의 짓이다. 그 또한 이 할애비 시대의 일인 만큼, 마음으로든 무엇으로든 내가 내 손으로 거두어갈 터이니, 너희들은 그저 형제간에 우애를 다지면서 구김살 없게 살아주기 바란다. 이것이 내가 오늘 너희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본문중에서)』


이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었단 남상백의 유언이다. 그의 말처럼 할애비의 시대가 가면서 그 가족의 아픔과 슬픔도 함께 사라졌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윤채봉과 남평우가 만났고, 헤어졌던 4남매가 다시 만난 거처럼 이제는 그들에게 웃는 일만 있었음 좋겠다. 마지막에서 그 웃음이 그리고 희망이 조금 보였기에 참 좋았다. 태양의 그늘 3에서는 제발 더이상의 슬픔이 없었음 좋겠지만, 우리의 근현대사가 그리 해피하지 않기에, 또다른 시련이 올 거 같다. 그래도 더이상의 허망한 죽음은 없었으면 좋겠다.


남평우가 아닌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와 4남매의 엄마 윤채봉.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아프지만 꼭 알아야 하는 우리의 근현대사를 딱딱한 역사책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들어 준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은 2016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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