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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빛으로 물들어~"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

달빛과 호롱불이 전부였던 시절, 전기와 함께 들어온 전구는 인공적으로 만든 휘영청 밝은 달이었을 거다. "궁궐 내에 전등을 많이 켜서 새벽까지 환히 밝히도록 하여라~" 고종은 이렇게 말했다. 밤에도 낮과 같은 밝음을 선사하는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조명을 보기 위해 덕수궁 돈덕전으로 향했다.

 

돈덕전이어라~
덕수궁은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에 있어요~

돈덕전은 고종의 즉위 40주년 기념 청경예식의 서양식 연회를 위해 새로 지은 건물이다. 이곳에서 성대하게 행사를 거행해 서구 열강에게 대한제국의 위상을 높이고 중립국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콜레라 창궐과 러일전쟁의 시작으로 실패했다. 

돈덕전은 고종 승하 이후 방치되었다가 덕수궁의 권역이 점차 축소되고 공원화되기 시작하면서 사라졌지만, 복원 공사를 통해 2023년 100년 만에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회화나무는 1670년 경에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공간이 1층이라서 2층은 올라가지 않았다. 혹시나 예전과 달라졌는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초창기와 같단다. 고로, 2층이 궁금하다면, 하단 링크를 통해 확인하세요~

덕수궁의 조명기구는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관통하며 황궁 곳곳에서 시대를 밝혔다. 근대적 외교 관례를 갖추기 위해 새롭게 마련된 덕수궁의 서양식 건물에는 의례 공간과 어울리는 화려한 샹들리에를 달고 국가 상징물인 이화문을 장식했다. 

 

모던 에이지 월을 볼 수 있는 영상실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을 기념해 미국에 보빙사가 파견되었다. 보빙사 일행은 미국에서 실용화된 전기와 전등 문명을 직접 목격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은 조선에 전기 도입을 적극적으로 건의했고, 전기와 전등 시설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

 

에디슨 전구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와 전등 설비는 1879년 에디슨이 탄소 필라멘트를 개발해 백열전구를 상용화한 지 8년 만에 이루어졌다. 동양에서는 처음으로 에디슨 전등회사의 발전 시스템이 설치되었다.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제작한 이화문 샹들리에로, 로코코 양식의 식물 문양이 활용된 제품이다. 전등 가지 덩굴마다 대한제국 황실 문장인 오얏꽃(자두나무를 오얏나무 불렀으며, 이화문은 자두꽃무늬)이 부조 장식으로 달려 있다. 돈덕전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돈덕전 접견실에 설치된 이화문 샹들리에
오얏꽃 만개 이화문, 빛으로 피어나다 (실제로 보면 더더더더더 멋짐)

덕수궁,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

요런 분위기
돈덕전 2층 발코니에 있는 영친왕, 순종, 고종의 모습

돈덕전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기록에 의하면 실내 공간은 장식이 매우 화려하고 사치스러웠다고 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화문 샹들리에와 같은 소품을 활용해 황제국의 위상에 맞는 공간으로 꾸몄던 것으로 보인다. 

 

오얏꽃 무뉘가 장식되어 있는 이화문 샹들리에
화형 등갓과 물방울형 등갓

황실을 밝히다

요런 분위기
등갓과 등피
초화문 호형 등피
석유등
화로형 스탠드와 화형 등갓

석조전은 대한제국이 선포된 후 새로운 정전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1층은 공식적인 행사를 위한 접견 공간으로 중앙홀과 접견실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오니아식 장식 기둥과 이화문 장식 등 고전적인 문양을 활용하고, 화려한 샹들리에와 횃불형 조명이 배치되어 공간의 위상을 높였다.

 

회전책장, 책상, 의자, 협탁 그리고 석유등
화형 초받침

근대적 외교 관례를 갖추기 위해 서양식의 예법에 맞는 음식을 준비했으며, 식기나 각종 집기도 그에 맞추어 준비되었다. 센터피스 초받침 또한 궁정 연회의 격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 화형 초받침은 센터피스라고 불렸던 중앙 장식물의 일부이다.

 

초화문 구형 등갓
외무대신이 외교관들에게 베푼 연회를 그린 삽화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

샹들리에에 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화형 금속 장식물이다. 위의 2개는 부식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푸른색으로 변색되었고, 곳곳에 부식 화합물이 있다. 세 번째는 부식으로 인한 변색이 심하지 않으나, 중앙에 푸른색 부식 화합물이 있다. 이화문은 꽃술 25개가 원형을 이룬 겹꽃 형태이다.


덕수궁에서 빛나는 이화문 조명기구

1907년 순종이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긴 후, 궁궐 점등을 위한 발전 시설이 갖추어졌다. 궁궐 내 많은 전등이 필요해지자 덕수궁의 유리 조명기구 중 일부가 옮겨져 창덕궁에서 활용되었다. 대조전에 대청 샹들리에와 욕실 등갓이 있다는데, 바로 갈 수 없으니 우선 덕수궁에 남아있는 이화문 조명기구를 만나러 가자.

 

정관헌
내부 모습

고종이 커피를 마셨던 정관헌은 건립 초기 천장에 설치된 1구 직부등이 화형 유리 등갓의 형태로 있었다. 현재는 중앙홀이 있는 개발형 구조에 현대에 설치된 화려한 샹들리에가 남아 있다(샹들리에 6구 3개, 3구 1개와 펜던트등 1구 3개).

 

덕홍전
내부 모습

임금이 평소에 거처하던 덕수궁 덕홍전에는 샹들리에가 한 개 설치되어 있다. 샹들리에 몸체에 아칸서스(여러해살이풀) 잎의 곡선 모양이 장식되어 있다. 

 

함녕전
내부 모습

고종 황제가 거처하던 침전 덕수궁 함녕전에는 6등식 샹들리에가 두 개 설치되어 있다. 두 전각에 설치된 샹들리에는 1900~1910년대에 유입된 것으로 추청 된다고 한다. 각 샹들리에의 몸체와 중앙 유리 등갓에 이화문이 새겨져 있다. 

 

석조전의 조명기구

석조전은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에 적합한 공간이 아닐 수 없지만, 예약 없이는 관람이 불가능하다.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조명이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래도 예전 글을 보니, 샹들리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별전을 놓치더라도, 덕수궁 석조전과 돈덕전, 중명전을 비롯해 정관헌, 함녕전, 덕홍전에 남아있는 이화문 샹들리에는 놓치지 마세요~

■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은 2025년 3월 3일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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