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비취빛이 감도는 청자를 좋아해!"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in 국립중앙박물관) 전반전
손재주는 전혀 없지만, 공예에는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관련 전시회와 박물관을 두루두루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편식을 하게 됐다. '안 먹어~' 까지는 아니지만, 있으면 그것만 먹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고려청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기획전을 하다는데, 아니 갈 이유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맘에 드는 기획전시가 있으면 간다. 상설전시는 전시물이 많아도 너무 많아 그저 눈으로만 담는다. 작년에는 용띠해라서 용과 관련된 기획전이 있었는데, 푸른 뱀은 딱히 없는지 2025 보물찾기 기획전은 하지 않나 보다.
상형청자는 인물, 동물, 식물 등의 형상을 본떠 만든 것으로, 고려청자의 예술성을 대표하는 장르라고 한다. 다양한 형상이 유기적이고 정고하게 표현된 고려 상형청자는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작품이다. 청자 특유의 비색은 우아한 형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물고기와 용이 결합된 상상의 동물 어룡을 형상화한 주자이다. 꼬리를 치켜 올려 전체적으로 U자 형태이며 몸체는 부풀어 터질 듯하다. 신령스러운 존재로 인식된 어룡이라는 소재와 주자에 표현된 화려한 조형성과 위엄은 왕실과 상류층의 권위를 보여준다.
1.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
우리나라에서 무엇인가를 본떠 만든 토제품의 이른 사례로는 3~6세기 신라와 가야무덤에서 발견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가 있다. 주로 부장품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토기에 표현된 다양한 형상은 죽은 이를 위한 바람이나 장송의례와 관련된 의미를 담고 있다.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가 내세의 그릇이라면 고려 상형청자는 실생활에서 사용한 현세의 그릇이다. 여기에 사용한 다양한 기법은 훗날 고려 상형청자 제작의 밑거름이 됐다.
고려에서는 국가 의례나 개인적인 제의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향문화가 널리 퍼졌다. 여기에 불교와 도교 문화 또한 자연스레 삶에서 향을 가까이 하는 배경이 되었다. 향문화는 향로와 같은 상형청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됐다.
고려시대에서는 차와 술을 마시는 음다, 음주 문화가 발달해 왕실의 각종 의례와 행사에서도 차와 술이 사용되었다. 관련된 그릇으로는 주자, 병, 잔과 완 등이 있으며, 그중 상형청자는 고려 상류층과 문인들의 취향과 미적 감각을 보여준다.
고려의 문인과 지식인은 시와 서예, 그림과 같은 문예뿐 아니라 수준 높은 공예품을 즐기고 감상했다. 특히, 연적, 벼루, 필가와 같은 문방구를 자신의 벗으로 여기거나 애정을 담았다.
2. 제작에서 향유까지
고려는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한 중국의 청자 제작기술을 받아들여 수준 높은 청자를 제작하게 되었다. 또한 11~12세기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주변 국가로부터 다양한 문화적 영향과 자극을 받았다. 고려 장인들은 외부의 영향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창의적으로 변용하면서 고려 상형청자만의 독자적 세계를 완성했다.
고려 상형청자는 초기에 경기도 시흥 방산동과 용인 서리 등의 가마에서 만들어지다가 12세기 무렵부터 오늘날의 전라남도 강진과 전북 부안 등 한반도 남서쪽을 중심으로 한 가마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되었다. 풍부한 땔감과 좋은 흙으로 다양한 소재와 기형의 상형청자가 만들어졌다.
최대 청자 소비지인 개경으로 배송(?)은 서해안을 따라 형성된 바닷길을 이용했다. 지도에 나와있는 숫자 위치는 01 강진의 가마터, 02 충청남도 태안 마도 1호선, 03 충청남도 태안 대섬, 04 충청남도 보령 원산도, 05 전라남도 신안선, 06 전라남도 진도 명량대첩로이다.
국보급 보물이다 보니, 플래시는 기본 초점을 맞추는 빨간불빛조차 금지됐다. 안내하는 분이 스티커를 나눠주는데, 끈적임이 싫어서 손수건으로 막고 촬영했다. 어두운데 초점까지 힘들어서 ISO를 1600~2500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담았다. 노이즈가 심할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은 듯해서 다행이다. 후반전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2025.01.19-"은은한 비취빛이 감도는 청자를 좋아해!"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in 국립중앙박물관) 후반전
"은은한 비취빛이 감도는 청자를 좋아해!"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in 국립중앙박물관)
"은은한 비취빛이 감도는 청자를 좋아해!"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in 국립중앙박물관) 후반전민트초콜릿을 알기 전, 사람들이 치약맛이 난다고 해 '나도 반민초파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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