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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서울 가족 삼대의 결혼이야기 (in 서울생활사박물관)

결혼이 의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의무보다는 자유의지가 아닐까 싶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이니깐. 결혼의 어제와 오늘을 다룬 서울생활사박물관의 기획전시 서울 가족 삼대의 결혼이야기다.

 

서울생활사박물관은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27에 있어요~

이른 새벽부터 메이크업숍에서 화장하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뒤, 예식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하객의 박수를 받으며 후다닥 결혼식을 치르고 곧장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요즘 결혼식 풍경은 언제 처음 시작되었을까? 할머니·할아버지의 결혼식, 엄마·아빠의 결혼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서울 가족 삼대의 결혼이야기는 광복 이후 현재까지 서울의 결혼 모습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획됐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한복에서 웨딩드레스로~
집에서 전문 예식장으로~
전체적으로 요런 분위기!
그때는 중매 지금은 자만추!

중매인을 통해 소개받고 부모가 배우자를 정해주던 결혼 방식을 1960년대부터 점차 결혼 당사자의 의시가 중요해지는 양상으로 변해갔다. 자유연애를 통한 결혼은 1990년대에 보편화되었다. 

 

1960년대 초반까지는 약혼식은 필수였지만, 1990년대 이후 양가 부모님과 직계가족이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이 있는 고급 식당에서 공식적으로 인사를 나누며 결혼 준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상견례가 점차 약혼식으로 대체되었다.

 

약혼식에서 상견례로~
사주단자

전통 혼례에서는 양쪽 집안이 혼인을 결정한 후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신랑의 생년월일시를 쓴 사주단자를 보낸다. 그러면 신부 집은 사주에 따라 혼인 날짜를 잡고, 그 날짜(길일)를 적어 신랑 집에 보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생활의 편리를 좇아 주말이나 공휴일로 선택했으며, 사주단자는 형식적으로 주고받았다. 지금은 길일도, 공휴일도 아닌 신랑과 신부가 원하는 예식장 예약이 가능한 날로 정한다.

 

신랑과 신부가 서로 주고받는 물건은 예물, 신부 측에서 시댁에 보내는 선물은 예단 그리고 신랑과 신부의 결혼 생활을 위해 마련하는 물건은 혼수라고 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요강은 필수 혼수품이었다!
1956년 10월 22일에 작성된 혼수단자

1950~60년대 신부 집에서는 시부모와 시댁 가족에게 예단으로 버선을 직접 만들어 보냈다. 조끼는 혼인 당시 처가에서 남편을 위해 만들었다(1957년).

 

재봉틀, 쌀통, 석유풍로(1960~1970년대)
전자레인지와 텔레비전 (1980년대)
그땐 그랬지!
에물에 보석이 빠질 수 없지~
예나 지금이나 보석을 좋아했구나!
함들이기와 함진아비

함들이기는 전통 혼례 중 납폐에 해당되며, 결혼 생활의 행운과 복을 빌었다. 1970년대 이후 신랑 친구들과 함진아비가 말린 오징어 가면을 얼굴에 쓰고 신부 집 앞에서 함값을 내놓으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함팔이 비중이 늘었다. 1990년대 이후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 확신으로 점차 사라지게 됐다. 2000년대 이후는 신랑이 여행용 캐리어에 예물을 담아 혼자 신부 집에 갔는데, 지금은 그것마저도 사라지고 있다.

 

신식 결혼식이 도입된 후, 1950년대까지도 신부는 하얀 한복을 착용하고 면사포를 썼다. 1960년대에는 예식장에서 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1970년대 웨딩드레스는 슬림한 형태에 레이스 사용이 증가했고, 1980년대에는 영국 다이애나비의 영향으로 풍성하고 화려한 스타일이 유행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전체적으로 심플한 형태가, 2000년대 이후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장식 대신 세부적인 부분을 우아하게 표현하는 드레스가 유행했다. 최근에는 예식장 분위기를 고려해 신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드레스를 선택한다.

 

1973년 서울로얄 호텔 결혼식 방명록 / 1955년 결혼식 축의금 봉투

1970년대 초반까지는 현금뿐만 아니라 술, 쌀 소고기 등 현물로도 축의금을 냈다. 1980년대에는 보통 2~3만 원이었던 것이, 1990년대에는 3~5만 원으로, 2000년대 후반에는 5만원 선으로, 현재는 5~10만 원 사이가 가장 보편적이다. 

 

세대별 결혼식 사진
그땐 그랬지!
1969년 이후 혼인 식순
1974년 성혼선언문
2022년 혼인서약서
결혼식 식순의 변화
요즈음 주례없는 결혼식이 대세!

폐백은 결혼식 후 신부가 친정에서 준비해 온 음식으로 상을 차리고 시부모를 비롯한 시댁 식구들에게 첫인사를 드리는 혼례의식이다. 과거에는 시댁에서 폐백을 했지만, 예식장이 결혼식 전문 장소가 되면서 예식장 내에 폐백실이 마련됐다. 요즈음 신랑과 신부가 주인공인 무대로 바뀌면서 폐백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역시 먹는 게 남는 거!
결혼기념 재떨이와 종로 복떡방 답례품 포장지 (1970년대)
식사권(2022년)과 결혼식 답례품 공중전화카드(1997~1999년)
시대별 신혼여행지
1대 신혼여행은 국내가 대세!
2대는 패키지 신혼여행이 대세!
3대는 헤외로 자유여행이 대세!
혼인신고서(1960년대)

과거에는 결혼식 당일 또는 부부가 신혼여행을 간 사이, 시아버지가 신혼 방이 있는 시댁의 관할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늘날 혼인신고는 결혼식 날짜와 관계없이 신호부부 전세자금 대출, 신혼부부 특별공급 혜택 등 신혼집 마련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주택자금 대출통장(1999년)

나날이 치솟는 서울의 집값은 결혼 비용을 증가시켰다. 그로 인해, 신랑과 신랑 집안에서 단독으로 부담하던 주택 마련 비용을 부부가 함께 부담하고,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 같은 금융 상품을 이용하게 되었다.

결혼문화가 관습이나 형식에서 개성과 자유로움으로 변화했지만, 결론은 돈이라니 내심 씁쓸하다. 4대의 결혼이야기는 3대와 동일할까? 아니면 다른 모습일까? 걱정과 근심보다는 희망과 설렘이길 바란다. 4대를 걱정하기 전에 나부터... 에헴~

2020.02.14-서울생활사박물관 평범한 서울사람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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