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왕의 왕실 생활" 새 단장한 국립고궁박물관 2층 상설전시관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 상설전시관 리뉴얼 소식을 접했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확 달라졌다. 조선 국왕에 이어 왕실 생활까지 2층 상설전시관으로~ 스포 아니 스포를 한다면, 변화는 확실 but 뭔가 허전해!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건국에서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왕실 문화유산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리뉴얼을 하기 전, 2층 상설전시관은 조선의 국왕실과 조선의 궁궐실 그리고 왕실의 생활실로 나눠져 있었지만, 지금은 조선국왕과 왕실생활로 되어 있다.
조선국왕

1392년 태조 이성계가 건국한 이후 1910년까지 27명의 국왕이 왕위를 이어받았다. 예전에는 태부터 순까지 다 외웠는데, 지금은 태정태세문단세까지만 안다. 이참에 다시 외워볼까나? 근데 자신이 없다.




암흑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둠 속에 일월오봉도의 영상과 함께 5개 혹은 6개의 금보가 전시되어 있다. ISO를 2500까지 올려서 담았다. 이렇게 어두우면 촬영하기 힘든데 했는데, 새벽이 오듯 서서히 밝아졌다.

예전에는 일월오봉도와 어좌가 가장 먼저 등장했는데, 지금은 금보에게 밀려(?)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더불어 예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처럼 전시물이 너무 많아서 선별을 해서 봤다면, 지금은 여백의 미랄까? 꽤나 여유롭다. 참, 여기는 국왕의 상징 공간이다.



의례 때는 면류관에 곤복이나 원유관에 강사포, 일상 집무 때는 익선관에 곤룡포, 궁궐 밖을 행차할 때나 군사의례에 참여할 때는 용복, 군복, 금갑 등을 입었다. 이중 면류관과 곤복으로 이루어진 면복은 가장 격식 있는 예복으로, 국왕과 왕위계승자만 입을 수 있는 특별한 복식이다.

조선왕조는 인과 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근본으로 삼는 왕도정치를 추구했다. 이를 위해 개국 초부터 법전을 만들고 제도를 정비하며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백성을 안정시키는데 힘썼다. 유교적 소양을 지닌 인물들을 등용하기 위해 과거시험을 실시했고, 집현전이나 규장각 등을 두어 정책과 학문 연구의 중심 기관으로 삼았다.


국정을 총괄하는 기관인 의정부를 필두로, 국왕에게 자문과 간언을 하고 관료들을 감시하는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을 두어 권력의 편중을 막았다. 그리고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 등 육조를 두어 실무를 맡겼다.


중요한 건물의 지붕에는 특별히 푸른색 기와를 사용했다. 지금은 창덕궁 편전인 선정전에만 청기와가 남아 있지만 본래 정전에도 청기와를 사용해 왕실의 권위를 높였다. 지붕 위에는 서유기의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과 토신을 형상화한 잡상을 올려 궁궐의 액운을 막아주길 기원했다.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남긴 기록인 '경복궁 영건일기'에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경회루에 청동으로 만든 용 한 쌍을 가라앉혔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중 하나가 발견됐다. 물을 다스린다고 여겨진 용으로 불의 기운을 눌러 화재를 예방하고 궁궐을 수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왕실생활

조선의 왕비는 책봉될 때 왕비의 상징물을 받았다. 왕비는 교명, 옥책, 금보, 명복을 받았는데, 교명은 왕비 임명 문서로 오색 비단을 직조한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됐다. 옥으로 만든 판을 연결해 만든 옥책은 왕비가 명심해야 할 훈유와 당부의 말을 새긴 것이다.




조선 왕실 최고 여성 예복인 적의에 갖추는 머리장식이다. 가발을 사용해 높은 형태를 만들고 보석으로 장식한 비녀와 떨잠 등을 꽂아 장식했다.




왕비의 덕목은 왕을 보필해 왕실과 나라를 평안하게 하는 것으로, 왕비는 만백성의 어머니로서 왕실에 헌신하는 자애로운 태도를 갖춰야 했다.


왕비가 낳은 딸은 공주, 후궁의 소생은 옹주라 했다. 공주와 옹주는 11세에 13세 사이에 혼인해 궁 밖에서 생활했다. 왕녀의 남편인 부마는 벼슬길에 나아갈 수 없었고 명목상의 품계를 받았으며, 공주나 옹주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다른 여성과 혼인할 수 없었다.

국왕과 왕비,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옷은 의대라 높여 불렀으며, 당대 최고 장인이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 왕실의례와 행사 때 입는 옷은 궁궐 내 각종 물품을 관리하는 상의원에서 관장했다. 왕세자와 왕세손이 입는 옷은 자적용포, 국왕의 일상복은 곤룡포 그리고 왕실 여성들의 예복으로 착용했던 당의와 스란치마이다.





조선 왕실에서는 비녀, 떨잠, 뒤꽂이, 댕기와 같은 머리 장식품과 장도, 가락지, 노리개, 주머니처럼 몸에 착용해 꾸미는 용도의 다양한 장신구를 사용했다. 착용하는 사람의 신분과 나이, 행사의 성격과 옷에 따라 종류와 형태가 달라졌다.


왕실 자수는 광택이 있는 가느다란 비단실을 섬세한 솜씨로 수놓아 완성했다. 자수의 문양을 통해 사용자의 신분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궁궐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수 물품은 대전, 대비전, 동궁과 같은 각 거처에 별도로 딸려 있던 수방에서 제작했다.





왕실의 공간을 장식한 가구는 쓰임새를 고려하면서도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게 제작했다. 왕실 가구는 기본 재료에 붉은 옻칠을 한 것이 많으며, 가구의 표면은 자개나 화각을 이용해 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무늬를 장식했다.






보자기는 포장, 보관하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왕실의 다양한 의례에서 오고 가는 귀중한 물품 등을 정성껏 감싸서 예를 표현하기도 했다. 쓰임에 따라 천 한 겹으로 제작하거나, 두 겹의 천을 겹쳐 만들었으며, 천과 천 사이에 솜을 넣거나 표면에 기름종이를 덧대기도 했다.
어보 어책과 같이 예를 갖춰 보관해야 하는 물품에는 좋은 뜻을 담은 무늬를 직조하거나 금종이와 술로 장식한 비단 보자기사 사용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맥시멀리즘이라면, 작년에 리뉴얼된 국립고궁박물관 2층 상설전시관은 미니멀리즘이 아닐까? 왜냐하면, 여백의 미가 너무나도 지나치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하는 아이와 이를 말리는 엄마를 보면서 뛰지 않을 수 없게 만든 박물관의 책임도 있지 않을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의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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