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국립고궁박물관 과학문화 전시실 (feat. 은도금일월병)

조선의 과학자는 장영실 그리고 그를 등용한 임금은 세종대왕이다. 다재다능했던 세종은 한글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천민출신이지만 그의 됨됨이를 알아보았기에 과학자로 인정을 했을 거다. 해시계, 물시계 등 조선의 과학문화를 만나러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고궁박물관운 조선의 임금을 만날 수 있는 곳~
임금의 자리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이 5번째 방문이다. 자주 왔으니 기획전시가 아니면 또 올 이유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있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해 방아 찧는 토끼가 새겨있는 은주전자와 함께 재개관을 한 과학문화 전시실 때문이다. 조선시대 과학이라고 해서 딱히 볼거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1시간이 넘도록 전시실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바로 과학문화 전시실로 가도 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첫 전시실을 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선의 국왕 전시실(2층)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임금의 자리는 중앙에 있는 어좌를 기준으로 뒤는 일월오봉도가 양쪽에는 용무늬 항아리와 장식용 꽃이다. 

 

1층으로 내려와 대한제국 전시실로 들어왔다. 여기는 황제의 황색 상징물로, 조선의 왕을 상징하는 색상이 붉은색이라면, 대한제국의 황제를 상징하는 색상은 황색이다. 조선도 황색으로 하고 싶었는데, 중국 황제가 황색이라서 붉은색으로 했다고 예전에 책에서 봤다. 

 

향꽂이를 올려놓는 탁자 / 황제가 앉는 의자
술병과 술잔을 올려놓는 탁자

궁중잔치에서 사용하던 은으로 만든 술병과 잔이다. 조선왕실에서는 떄와 격식에 따라 그릇의 재질도 달라졌는데, 은으로 만든 술병과 잔은 왕과 왕비, 세자 등 왕실가족 술상에만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잔은 양쪽에 영지버섯 모양 손잡이가 있고, 팔각형 잔받침에는 8마리의 박쥐가 새겨져 있다. 줌으로 열심히 당겼지만, 박쥐 모양은 확인하지 못했다. 

 

토끼와 까마귀가 새겨진 은 주전자 은도금일월병

은도금일월병은 왕실의 연향에 사용된 은제주전자이다. 중앙의 문양이 있는 부분과 꼭지 등 일부분은 금도금으로 되어 있다. 중심이 되는 문양은 태양을 상징하는 세발까마귀(뒷면에 있는듯)와 달을 상징하는 방아 찧는 토끼다. 토끼는 예로부터 다산과 지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왕모(중국 도교 신화에 나오는 불사의 여왕)와 얽힌 고대 설화에 등장하며 불사약을 만들기 위해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대한제국의 상징문양은 태극, 오얏꽃, 무궁화 그리고 매 등 4가지라고 한다. 국가 상징은 개항 이후 국제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한 상황에서 국가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물이 필요해지면서 제정되었다.

 

지하 1층에 있는 과학문화 전시실
다른 전시실도 비슷하지만 유독 더 어둡다~

조선시대 과학은 통치자의 정당성을 보이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수단이었다. 국왕은 부국강병과 민생안정을 위해 천문, 농업, 의학, 무기제조 등 과학기술 연구에 힘을 기울였다. 그중에서 천문학은 제왕의 학문으로 여겨졌다. 하늘의 여러 현상을 살펴 절기와 시간을 알려주는 천문학을 통해 백성이 때에 맞춰 농사를 짓고 생업에 힘쓰게 했으며, 국왕의 통치가 하늘의 뜻에 따른 것임을 드러냈다. 

 

혼천의는 천체의 운행을 나타내고 위치를 측정하는 천문 의기이다. 중첩된 여러 고리에는 360도(방위각), 12시 96각(시각), 24절기와 황도 12궁(별자리)이 새겨져 있다. 

 

경희궁에 있는 규장각은 1732년 영조의 명예 따라 혼천의를 보관하기 위해 건립했다. 여기뿐만 아니라 창덕궁 희정당 남쪽 행랑에 있던 제정각에도 혼천의를 보관했다. 규장각 현판 아래에 있는 현판(영조가 지은 글을 새겨넣음)의 내용은 혼천의를 보관하기 위해 규장각을 짓게 된 경위를 밝히고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천문이 지니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측우가와 측우대

비가 내린 양을 재는 건 측우기, 그 받침대는 측우대라고 한다. 빗물을 받을 수 있는 원통형 그릇과 그릇을 평평하게 올려놓을 수 있는 네모난 받침대로 이루어져 있다. 

 

측우대에 새긴 글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빗물의 양을 측정하는 전통은 세종 24년 제작한 높이 1척 5촌, 지름 7촌의 구리 측우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운관과 각도의 군·현에서는 비가 올 때마다 빗물의 양을 측정하고 보고했다. 영조 46년 옛 제도에 따라 측우기를 만들어 창덕궁, 경희궁 두 궁궐과 팔도, 양도(강화와 개성)에 설치했다. 그릇은 비록 작으나 두 성군께서 홍수와 가뭄을 다스리고자 힘쓴 뜻이 담겨 있으니 어찌 소중치 아니합니까.··· 이 측우기는 임금과 백성의 걱정과 기쁨이 연결되어 있으니 신들이 감히 공경히 지키고 부지런히 살피지 않겠습니까."

 

인검은 12간지 중 호랑이를 뜻하는 '인'자가 겹쳐지는 때에 맞춰 제작한 의례용 칼이다. 몸체에는 주술적 의미를 담는 산스크리트어와 함께 28수 별자리를 새겨 넣었다. 특히, 삼인검에는 통치자를 상징하는 북두칠성을 새겼다. 

 

일성정시의는 1437년 세종의 명으로 제작한 시계로, 낮에는 해를 그리고 밤에는 별을 관측해 시간을 읽을 수 있게 했다. 눈금이 표시된 고리가 세 개 있는데, 각각 시간 보정용, 해시계, 별시계에 해당된다. 

 

해시계=앙부일구

1881년(고종 18) 강윤이 만든 휴대용 앙부일구는 지금의 손목시계가 아닐까 싶다. 위에는 나침반을 두어 방향을 맞출 수 있게 했고, 아래에는 영침 그림자가 가리키는 위치로 시간을 읽을 수 있게 했다. 

 

소일영은 해시계의 한 종류로, 밤낮 모두 사용하는 시계인 일성정시의에서 해시계의 기능만 살려 만든 시계이다. 백각환, 받칟대, 일영대로 구성된다.

 

백각환은 시계 눈금판에 해당하며 가운데 끼운 두 가닥의 실이 걸려 있는 계형을 돌려 해의 위치를 맞춘 후 백각환의 눈금을 읽으면 시간을 알 수 있다. 

 

백각환 받침은 네 면 둘게를 따라 홈을 팠고, 한쪽 면 중앙에 홈과 연결된 둥근 못을 두었다. 홈과 못에는 물을 흐르게 해 수평을 잡고 못에 지침을 띄워 정남 방향을 맞췄다. 

 

일영대는 소일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받침대이다. 상단 네 귀에 홈을 파 백각환 받침을 고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네 면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숙종의 시로 궁궐지 1책 제정각에도 실려있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평면 해시계
지평일구와 그 설계도

신법지평일구는 명나라 이천경 등이 제작한 신법지평일구를 들여와 한양 북극고도에 맞게 수정해 만들었다. 앙부일구의 시각선과 절기선을 평면 위에 펼친 모양이다. 

 

두 종류의 해시계를 돌 하나에 새긴 간평일구와 혼개일구
자격루는 조서시대 만들어진 대표적인 물시계
자격루 종

스스로 치는 시계라는 뜻의 자격루는 1434년 세종의 명으로 장영실이 만들어 경복궁 경희루 남쪽 보루각에 처음 설치했다. 물을 받는 항아리인 수수호의 물이 일정량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종, 북, 징을 쳐 시각을 알려주게 만들었다. 해시계나 별시계와 달리 밤과 낮, 맑은 날과 흐린 날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어 표준 시계로 쓰였다.

 

물을 흘려보내는 항아리는 파수호, 물을 받는 항아리는 수수호라고 한다. 자격루 작동 원리를 영상으로 볼 수 있는데, 보면 볼수록 놀랍다는 거 안 비밀이다. 사진 속 항아리는 파수호이며, 위 사진에서 기둥같은 항아리가 수수호이다. 

 

천문성신도와 평혼의

천문성신도는 별자리 그림을 엮은 책으로 14면에 걸쳐 동양 대표 별자리인 28수의 형태와 이름을 수록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는 별자리 전체를 그린 대형 천문도를 실었다.

 

평혼의는 둥근 황동판 앞뒤로 각각 북반구와 남반구의 하늘에 나타난 별자리를 표현해 절기와 변화를 측정했던 천문관측기구이다. 판의 둘레에는 360°의 눈금과 십이지, 중요 별자리 이름, 24절기가 표시되어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목판본(1571년)과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1687년)이다. 목판본은 선조4년에 제작한 것으로 은하수를 제외한 천문도 바탕은 옅은 푸른색으로 채색했고, 적도와 28수 별자리 그리고 일부 별자리는 붉은색으로 표시했다.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에 담긴 하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았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생각한 하늘의 질서에서 해는 모든 양기의 으뜸이다. 천구 적도의 위아래를 오르내리며 움직이고, 이 움직임에 따라 해에서 멀어지면 추워지고 가까우면 더워지며, 가운데 있으면 온화해진다. 해는 낳고 키우는 덕을 주관하는 것으로 임금의 모습에 비유했다. 

달은 모든 음기의 으뜸으로 해와 짝을 이루며 여왕의 모습에 비유했다. 별은 양기의 정기를 가지며, 양의 으뜸인 해가 나뉘어 별이 된다고 했다. 하늘에 보이는 별자리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면, 남쪽 하늘 정중앙에 떠오르는 별들의 변화는 절기를 파악하는 기준이 됐다.

 

하늘의 뜻, 천명은 국왕의 추월적 권위를 뒤받침하고 있는 것과 함께, 하늘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은 국왕의 통치가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하늘이 보내는 신호였다. 특히, 일식과 월식, 각종 기상 이변은 국왕의 덕이 부족해 나라에 우환이 발생할 징조로 여겼다고 한다. 자격루 소리체험과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영상은 과학문화 전시실의 하이라이트이므로 절대 놓치지 마세요~

■ 전시관 관람시간: 10:00~18:00 (수·토요일은 10:00~21:00)
 관람료: 무료 (물품보관소도 무료)
 휴관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2019.01.22 -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의 모든것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의 모든것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 내에는 박물관이 있다. 입장료도 무료이니 언제라도 갈 수 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중고등학교때 현장학습으로 한번은 갔던 거 같다. 하지만 박물관보다는 궁궐

onion02.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