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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선미옥

시원열전에 콩국수는 무조건 무조건이다. 블로거라면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지만, 콩국수란 음식은 익숙함이 우선이다. 새로움을 찾았다가 비릿하거나 수입콩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로 콩국수는 먹던 곳에서 또 먹어야 한다.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선미옥이다.

 

하늘 참 좋다~

여의도와 시청에 콩국수로 유명한 식당이 있지만, 날도 더운데 거기까지 갈 힘(?)이 없다. 주출몰지역에도 국내산 콩으로 만든 믿을 수 있는 콩국수 집이 있기에, 버스나 지하철보다는 걸어서 간다. 콩국수를 좋아하는데, 올 여름은 특히 더 많이 찾고 있다. 왜냐하면 폭염으로 너무 더우니깐.

 

여럿이 가면 시원한 콩국수에 얼큰한 칼국수를 주문해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하면 되는데, 혼밥이라 선택은 오직 하나 뿐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팥칼국수, 여름에는 콩국수다. 봄에는 바지락, 가을에는 들깨수제비를 먹는다.

 

여름이니깐, 당연히 콩국수(10,000원)을 주문했다. 단일메뉴 식당은 아니지만, 여름에는 무조건 콩국수이다 보니 메뉴판은 그저 촬영용이다. 딱히 신경써서 본 적이 없는데, 어라~비빔칼국수가 있다. 문래동에 있는 영일분식에서 먹었던 그 비빔칼국수일까? 그 맛이 궁금하지만, 지금은 시원열전을 해야 하므로 콩국수 타임이다.

 

보리밥과 김치들~
언제나 변함이 없는 반찬!

양념이 진하거나 약하거나 약간의 변화만 있을뿐, 열무김치와 겉절이는 매번 동일하다. 테이블 위에 고추장이 있고, 애피타이저로 보리밥이 나왔으니 당연히 열무김치를 더해 쓱쓱 비벼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잠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왜냐하면 보리밥은 애피타이저가 아니라 디저트이니깐. 

 

마포구 도화동 선미옥 콩국수 등장이오~

선미옥은 맛도 맛이지만, 양이 많아서 좋다. 국내산 콩으로 만든 콩물이 넘칠 정도로 가득 들어있으니, 보기만 해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연하게 퍼지는 콩내음도 좋고, 살얼음 동동은 아니지만 시원함이 보인다.

 

양 겁나 많아~

오이는 그저 아삭함 식감만을 담당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콩국수에 부족한 비타민을 오이가 맡고 있다. 아삭함에 비타민까지 아니 좋을 수 없다. 콩물만 먹으면 고소함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은데, 여기에 땅콩을 더하면 진한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해조류인 우뭇가사리, 투명하고 아무 맛도 안나지만 말랑말랑하니 젤리같고, 콩물과 같이 먹으면 좋다. 집에서는 면 없이 콩물과 우뭇가사리만으로도 한대접 가득 먹는다. 우뭇가사리는 칼로리가 낮아서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농도 조절은 주인장만의 비법이기에 알 수 없지만, 너무 묽지도 너무 되직하지도 않다. 크림스프같기도 하고, 콩비린내는 일절 없다. 기본적으로 약하게 간이 되어 있기에, 개인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을 더하면 된다. 슴슴하니 딱 좋아서 굳이 간을 더하지 않았다.

 

밀가루에 무엇을 더했을텐데, 그게 뭔지 모른다. 주인장에게 물어보고 싶었으나, 너무 바빠서 조용히 먹기만 했다. 콩비린내가 1도 없듯, 밀가루 풋내도 일절 없다. 여기에 탱탱하고 쫄깃함은 필수다.

 

후루룩 마시고 싶지만, 그릇이 묵직해서 숟가락을 사용해야 한다. 콩물만 먹어도 충분히 좋지만, 식감을 살리기 위해 오이와 우뭇가사리를 더한다. 콩은 따뜻한 성질이라더니, 찬 음식을 먹으면 배앓이를 종종하는데, 콩국수는 아무리 먹어도 배탈이 난 적이 없다. 

 

콧등치기 국수는 아니지만, 면치기를 하다보면 자칫 콩물이 튈 수 있다. 옷에 묻어도 티나지 않기에 안심하고 면치기를 하면서 먹는다. 면발에 비해 콩물이 많으니, 면 먹고, 국물 마시고를 반복한다. 

 

설렁탕을 먹을때는 일부러 육수에 깍두기 국물을 넣어 빨간맛으로 먹지만, 콩국수는 하얀 콩물을 헤치고 싶지 않다. 연출을 위해 김치를 숟가락에 올렸지만, 원래는 올리지 않고 따로 먹는다. 아삭한 열무김치와 진한 양념의 겉절이는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콩국수의 맛을 한층 올려준다.

 

조절을 하면서 먹었는데도 콩물이 많이 남았다~

애피타이저로 먹어야 하는 보리밥을 이번에는 디저트로 먹는다. 국수를 먹는동안 식어버린 밥을 면이 사라진 자리에 살포시 넣는다. 

 

보리밥이 있었는데, 사라졌다?

보리밥을 나중에 먹을 생각을 왜 이제야 했는지 모르겠다. 열무김치와 고추장을 넣어서 보리비빔밥으로 먹어도 좋은데, 이렇게 콩물에 말아서 먹으니 또다른 별미다. 마치 시리얼인 듯, 톡톡 터지는 보리 식감이 경쾌하다. 앞으로는 비비지 말고 말아서 먹어야겠다.

귀한 콩물이기에 남김은 있을 수 없다. 말복이 지나니 더위가 조금 수그러진 듯 하다. 콩국수를 먹을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그널이니, 가을이 올 때까지 두어번 더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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