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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맘모스제과

안동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명안안동소주 양조장과 함께 여기는 무조건 가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다. 대전하면 성심당, 군산하면 이성당이 있듯, 안동에는 맘모스제과가 있다. 모든 빵을 다 쓸어 담고 싶었으나, 시그니처인 크림치즈빵과 유자파운드 그리고 모카빵을 구입했다.

 

안동여행 둘째날 아침, 숙소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맘모스제과로 향했다. 워낙 유명한 빵집이라, 늦게 가면 못 먹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서둘러 갔다. 네비는 분명 빵집 근처에 왔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빵집이 보이지 않는다. 맘모스제과가 있는 골목은 차가 다닐 수 없는 곳이고, 우리는 그 주변만 계속 맴돌다가 결국 차에서 내려 걸어서 빵집으로 향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요~

밖에서 봤을때는 단독 건물이라서 규모가 큰 빵집인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예상보다 아담했다. 성심당과 이성당에 비해서는 규모는 동네빵집이지만, 실속은 전국구다.

 

왼쪽은 단팥빵, 오른쪽은 소보루빵!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단팥빵, 소보루빵 그리고 모카빵 연달아 놓여있다. 내가 알던 모카빵은 길쭉한 모양인데, 요건 커피번처럼 동그랗다. 크기가 아담하니 한번에 다 먹을 수 있을 듯 싶어, 셋 중에서 모카빵(2,000원)을 골랐다.

 

구운빵의 대표주자인 마들렌과 휘낭시에다. 오리지널부터 초코, 말차, 헤즐넛, 메이플 등 하나씩 다 담아오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쓸어 담아야 하는데,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빵이라서 참았다.

 

생크림 딸기케익을 한번에 다 먹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서 생크림 딸기케익 한 판이 힘들때는 조각케익이 있다. 크림치즈빵과 유자파운드만을 생각하고 왔는데, 휘낭시에부터 조각케익까지 하나씩 다 플렉스를 하고 싶다. 달달한 케익류를 즐겨먹지도 않는데, 폭염때문에 단맛을 거부하는 회로(?)가 기능을 잃었나 보다.

 

빵집 안에 카페처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만약 여기서 빵을 먹을 수 있었다면, 진짜 플렉스를 했을 거다. 다른 빵은 몰라도, 케익류는 바로 먹어야 하니깐. 

 

맘모스제과 유자파운드!

맘모스제과에 가면 유자파운드(13,000원)는 필수라고 해서, 파운드 종류는 유자뿐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호두, 초코, 크랜베리, 피스타치오 등 파운드도 종류가 엄청나다. 우리집으로 가자라는 노래가 있던데, 맘모스제과를 통째로 우리집으로 데려오고 싶다. 

 

산딸기 도넛과 쑥앙버터!

찾았다. 크림치즈빵(2,300원).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쫄깃한 식감의 빵이라고 한다. 베스트 넘버원답게 다른 빵에 비해 커다란 쟁반 3개에 빵이 가득인데, 개수 제한이 없다보니 금방 사라진다.

 

플렉스를 하고 싶었으나, 선택은 고작 크림치즈빵 2개와 모카빵 하나다. 그리고 여기에 유자파운드 추가다. 구차하지만 변명을 하자면, 바로 먹을 수 없었고, 어중간한 빵순이라서 빵보다는 밥(헛제사밥을 먹어야 했기에)이 먼저다. 

 

유자파운드를 구입하면 봉투값을 내지 않아도 돼~

밥배와 빵배가 따로 있다지만,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나니 빵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집에 가기 위해 안동역에 도착을 하니 출출했지만, 코로나19로 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고스란히 집으로 가져왔다.

이동 중에는 에어컨을 틀지만, 차를 주차하면 폭염으로 자동차 내부는 사우나로 변해버린다. 빵을 들고 다녔어야 했는데, 두어시간 차에 있었고 혹시 모를 불안감에 바로 먹지 않고 냉동고에 넣어버렸다. 이틀이 지나, 자연해동이 된 크림치즈빵이다. 빵은 쫄깃보다는 말랑말랑했고, 크림치즈는 부드럽고 새콤했다. 

 

모카빵이 처음은 아닌데, 앙금이 들어 있는 모카빵은 처음이다. 여기에 호두와 건포도도 들어 있다. 양이 적당하니, 덜어서 먹을 필요도 없다. 크림치즈빵은 새콤 부드럽다면, 모카빵은 바삭 달달하다.

 

유자파운드!

크림치즈빵과 모카빵은 실온에 있었기에 사우나로 변해버린 차 안에 있어도 괜찮았는데, 유자파운드는 냉장고에 있어서 살짝 불안했다. 계산을 할때 직원에게 보관방법을 물어보니, 얼리지 말고 냉장칸에 넣고 4~5일 정도 두면 된단다. 

뜨거운 차에 있어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장을 뜯지도 않고 비닐팩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나 꺼내보니, 냄새는 그저 달달한 유자향 가득이다. 

 

변질은 아닌데, 시럽이라고 해야 할까나? 겉을 감싸고 있는 달달한 부분이 더운 차안에서 녹았다가, 다시 굳었는지 딱딱해졌다. 그리고 흘러내렸는지 설탕 덩어리처럼 뭉쳐있는 부분도 있다. 빵 부스러기가 많았지만 맛에는 전혀 이상 없었다. 은은하게 유자향이 돌고, 과육도 씹히고  그냥 먹어도 좋고, 커피랑 먹으면 더 좋다.

 

구입하자 마자 먹었더라면, 더운 차안에 두지 말고 들고 다녔더라면, 이는 다 나의 실수다. 고로 언제 다시 안동에 가게 될지 모르지만, 맘모스제과는 무조건 재방문이다. 이번에 놓친 빵, 그때는 놓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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