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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맛50년헛제사밥

큰집이 아니라서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제삿밥을 먹을 일이 없다. 안동여행을 간다고 했을때, 헛제삿밥을 꼭 먹어보리라 다짐했다. 제사 음식은 하기 싫어도, 제삿밥은 먹고 싶다. 한상 가득 차려진 선비상, 경북 안동에 있는 맛50년헛제사밥이다.

 

헛제삿밥 먹으러 가는 중, 오른쪽은 안동댐, 왼쪽은 임청각이다. 임청각도 가려고 했지만 공사 중이라 가지 않고, 스쳐지나 가기만 했다. 사진 속에 탑은 법흥사지칠층전탑이다. 

 

배고파서 현기증 나려고 하니 어서 빨리 가자가자!

맛50년헛제사밥 옆집도 헛제삿밥을 하는 식당인데, 친구가 옆집은 가봤단다. 붙어 있으니 맛차이는 별로 없을테고, 안가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알쓸신잡에 나온 곳이라고 하던데, 그때는 2017년 지금은 2021년이다. 즉, 방송땜에 간 건 아니라는 의미다.

 

사람이 몰릴까봐, 11시무렵에 갔는데 한산하다. 방도 있지만, 굳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기 귀찮아서 테이블에 앉았다. 

쌀이 귀한 시절, 유생들은 제사음식을 차려놓고 축과 제문을 지어 풍류를 즐기고 거짓으로 제사를 지낸 후 제사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진짜 제사를 지낸 듯 격식을 제대로 갖춘 헛제삿밥은 안동의 향토음식이다.  

 

아래로 내려 갈수록 가격은 올라가고, 반찬은 많아진다~

애매할때는 중간이 좋은 법. 선비밥(20,000원)으로 고르고, 단품으로 안동간고등어구이(14,000원)도 주문했다.

 

맛50년헛제사밥 선비상 등장이오~

제사상에 도토리묵 무침과 김치를? 고춧가루가 들어 있는 음식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빨간맛을 내는 반찬이 거의 없다보니 구색용이 아닐까 싶다. 생뚱맞다 싶기도 하고 반찬도 많아서 거의 먹지 않았다.

 

좌 간고등어찜 / 우 돔배기

놋그릇 위에 두부전, 호박전, 다시마전, 배추전, 돔배기(상어고기), 간고등어찜 그리고 중앙에는 삶은계란과 소고기 산적이다. 제사를 하고 먹는 음식이니, 제사상 올려진 음식을 인원별로 하나씩 담아 줬나 보다. 양보다는 가짓수다.

 

선비상에는 소고기 산적과 돔배고기가 추가로 더 나온다. 둘이서 산적은 2개씩, 돔배기는 하나씩 사이좋게 먹으면 된다. 산적은 양념맛이 강하고 달달했다. 돔배기는 돔박돔박 토막 내 네모나게 썰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간을 친 토막낸 상어고기다.

 

간고등어땜에 주목을 받지 못한 조기!
단품으로 주문한 간고등어구이!

여행 첫날, 안동중앙신시장에서 간고등어를 살때 주인장은 이렇게 말했다. "큼지막한 고등어를 사야 윤기도 있고 맛도 더 좋다." 이말을 왜 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첫날 점심에도 간고등어구이를 먹었지만, 그때는 크기가 작았다. 비싸더라도 큰 녀석(?)을 먹어야 식감도 맛도 엄지척이다.

 

탕국과 밥!

놋그릇에 담긴 6가지 나물은 도라지, 고사리, 묵나물, 콩나물 그리고 묵나물(?)과 배추나물이다. 나물마다 향은 살아있지만, 간은 심심하다. 

 

헛제삿밥이 처음이라고 해도 그릇을 보면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감이 잡힌다. 밥을 넣는다. 그리고 비빈다. 기호에 따라 간장을 더해도 되지만, 고추장은 안된다. 왜냐하면 제삿밥이니깐. 심심한 나물에 밥을 더한 비빔밥은 밍밍하지만, 간장을 추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간을 담당한 녀석(?)들이 포진되어 있으니깐. 

 

헛제삿밥은 처음이지만, 나물비빔밥은 자주 먹었다. 비빔밥 속 나물들이 간간하면 간장없이 그냥 비벼서 먹기도 하고, 된장국이 있으면 그걸로 간을 맞춘다. 고추장을 넣으면 고추장맛만 나기에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는다. 낯선 헛제삿밥이 밥을 넣고 비비니 익숙한 나물비빔밥이 됐다.

 

심심하다 못해 밍밍해도 간을 추가하지 않은 이유는 짤쪼름한 반찬이 많아서다. 간고등어는 간고등어이기에 더할 말이 없다. 서울에서도 종종 먹긴 했지만, 역시 산지를 따라갈 수 없다.

그에반해 돔배기는 특유의 감칠맛에 부드럽고 쫄깃하다는데 짠맛은 가득하고 퍼석하니 기름기가 전혀 했다. 처음이라서 비교조차 할 수 없는데, 이날만 이상했기를 바랄 뿐이다. 

 

조기는 간고등어구이를 추가 주문하지 않았다면 가장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소고기 산적은 양념때문인지 다른 반찬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맛이 강했다. 

 

간고등어는 찜보다는 구이다. 조리법의 차이일텐데, 찜은 부드럽고 구이는 단단하다. 헛제삿밥을 언제 또 먹을지 알 수 없지만, 그때도 간고등어구이는 놓치지 않고 추가주문을 꼭 할 것이다. 

 

비빔밥을 다 먹고, 친구는 공깃밥까지 추가해 간고등어를 뼈만 남겨두고 다 해치웠다. 메인은 끝이 났지만, 디저트가 남아있다. 달지 않은 약밥과 쫀득한 찰떡이다. 떡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아까부터 포만감이 왔기에 먹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먹으니 또 들어간다. 

 

돔배기처럼 안동식혜도 처음이다. 다른 식혜와 달리 건더기가 가득이다. 식감이 아삭하니 무와 배가 들어있고, 전체적으로 생강맛이 강하다. 과하지는 않지만, 살짝 매운맛도 난다.

 

월영교 야경은 야구를 보느라 놓쳤지만, 낮풍경은 봐야겠다. 폭염은 여전하지만, 바로 저 앞이 월영교인데 아니 갈 수가 없다. 배도 부르고 소화도 시켜야 하니, 겸사겸사 양산과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반영이 예쁜 월영교는 내일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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