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동 계백집 현대백화점디큐브시티점
혼밥을 즐겨하고 좋아하지만, 이상하게도 닭으로 만든 음식은 혼밥이 어렵다. 찜닭부터 치킨, 닭한마리 칼국수, 닭도리탕 등 혼자는 무리다. 그런데 1인 시대가 열렸다. 닭도리탕을 혼자서 먹을 수 있다. 신도림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지하2층 푸드코트에 있는 계백집이다.
유산소 운동만큼 쇼핑도 체력소모가 크다. 고로 밥으로 충전을 해야 한다. 닭고기를 좋아하지만, 1인 1닭은 불가능이라 언제나 그림의 떡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혼자서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1인분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계백집, 상호는 낯설지만 1인 닭도리탕이라니 겁나 반갑다.
백화점 식당가에서 1인 샤브샤브는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이제는 1인 닭이다. 닭한마리 칼국수에 닭도리탕(도리는 도려치다, 돌려치다, 도리치다로 우리말, 자장면에서 다시 짜장면이 됐듯, 닭볶음탕에서 닭도리탕으로 다시 바꿨으면 좋겠다.)까지 1인분이 가능하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한마리는 아니고 반마리란다. 어차피 1인 1닭은 무리이니, 1인 1/2닭을 하자. 닭한마리 칼국수도 끌렸지만, 칼칼한 1인 닭도리탕(10,000원)을 주문했다.
백화점답게 오픈주방이고, 마스크를 벗고 먹어야 하기에 방역은 철저하다. 종이컵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중인데, 다른 컵이 없다고 하고, 음식이 매워서 결국은 하나를 사용했다.
끓이면서 먹는 음식이니 인덕션은 기본, 그나저나 소꼽놀이도 아니면서 앞접시가 은근 많다. 작은 그릇은 소스와 반찬용인 듯 싶고, 커다란 2개는 발라낸 닭뼈와 음식을 덜어먹는 그릇이다.
안동찜닭때문일까? 닭도리탕에도 (넙적)당면은 필수다. 닭은 다리 하나, 날개 하나 반마리가 확실하다. 계백집의 1인분은 1/2인가 보다. 닭은 반마리, 감자도 반개다.
닭은 생닭이 아니라 어느정도 조리가 된 상태이기에, 당면만 익으면 바로 먹으면 된다. 채소는 양파와 파가 들어있고 밀떡도 조금 들어있다. 보글보글~ 기다림조차 맛있다.
신라면보다 더 맵다고 하던데, 먹자마자 재채기가 나올만큼 칼칼하니 맵다. 그래도 불닭볶음면 수준은 아니다. 매운맛이 워낙 독보적이라 단맛도 짠맛도 덜 느껴진다.
그나저나 넙적당면은 얼마나 익혀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일반 당면과 달리 식감이 살아 있는 것일까? 씹을 필요없이 호로록 넘어가야 하는데, 덜 익었는지 딱딱함이 느껴진다. 바닥에 눌러 붙을까봐 후다닥 건져냈는데,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양념이 강하기도 하지만, 잡내는 전혀 없다. 닭다리보다는 가슴살을 더 좋아하지만, 혼자서 다 먹어야 하니 다리부터 공략을 한다. 반마리라서 목살은 없는 줄 알았는데, 이것도 반으로 나눴는지 있긴 있다. 당면부터 다리와 날개, 안심까지 다 먹었지만, 가슴살과 밥 그리고 감자는 남겨뒀다.
이유는 간단하다. 볶음밥을 만들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 끓여서 걸쭉해진 국물에 감자와 닭가슴살을 으깬다. 밥과 반찬으로 먹으려고 담았던 김치도 넣고 비비지 말고 볶는다. 참기름과 김가루가 있으면 더할나위 없지만, 없으니 그냥 볶는다. 김가루는 없어도 되는데, 참기름은 살짝 아쉽다.
밥 + 감자 + 닭가슴살 + 김치 그리고 양념까지 조화가 아니 좋을 수 없다. 볶음밥을 먹기 위해서 달려왔다고 해야 할까나? 역시 피날레는 밥이다.
3개의 작은 그릇은 닭한마리 칼국수를 위한 소스용인 줄 알았는데, 밥을 볶을때도 꼭 필요하다. 걸쭉해진 국물을 여기에 담았다가, 볶음밥에 소스처럼 더하면 맛이 진해진다.
밥도 푸짐하게 나오고, 혼자서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맵긴 하지만 속이 아플 정도의 매운맛은 아니다. 다음에 먹을때는 집에서 참기름을 들고 갈까? 아니다. 백화점이니 바로 사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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