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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훈이네빈대떡 망원시장

비가 온다. 그것도 겁나 온다. 가을장마로 인해 덥지 않아 좋은데 한동안 거리두기를 했던 그녀석이 생각난다. 무작정 버스를 타고 망원시장으로 향한다. 발길따라 도착한 그곳은 훈이네빈대떡이다.

 

연일 계속되는 비로인해 잠자고 있던 나의 혼술 갬성이 깨어났다. 한동안 멀리했고 유혹이 있어도 잘 참았는데, 이건 다 가을장마때문이다.   짜증이 나야 하는데 자꾸만 웃음이 나는 이유는 뭘까? 내심 혼술을 원하고 있었나 보다. 

 

원래는 망원시장 근처에 있는 빵집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시장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초입부터 기름냄새 가득한 튀김의 유혹이 시작됐다. 여기서 흔들리면 안된다. 곁눈질조차 하지 않고 오직 훈이네빈대떡을 향해 직진이다.

 

빗소리인지 전부치는 소리인지 헷갈려~

망원시장이 처음은 아닌데, 여기에 이런 포장마차가 있는 줄 허안나의 고독한 애주가를 보기 전에는 몰랐다. 유튜브를 보면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혼술갬성이 깨어났고, 비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장소는 포장마차, 시간은 낮술하기 좋을 때, 여기에 비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오호~ 연예인 인증!

훈이네빈대떡인데 전보다는 다른 안주류가 더 많다. 아기 상어가 아니고 아기 조기에 빨간 닭발 그리고 천엽이 있다. 천엽은 전혀 못 먹지만, 닭발은 어느정도 먹는데 때깔을 보니 자신이 없다. 주인장은 보는 거와 달리 많이 맵지 않다고 하지만 매운맛에 약한 1인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비오는 날은 뭐니뭐니 해도 빈대떡이 딱이다. 빗소리인지, 녹두전이 익어가는 소리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소리는 음악이 됐고, 나의 청각과 시각은 푹 빠져버렸다. 튀기듯 부치는 광장시장 스타일도 나쁘지 않지만, 지지듯 부치는 훈이네빈대떡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훈이네빈대떡 녹두전과 장수막걸리 등장이오~
장수도 서울미래유산이었어~

이래, 이 비주얼이다. 노릇노릇하니 보고만 있는데도 침샘폭발이다. 빈대떡 한장에 5,000원, 가격도 참 맘에 든다. 여기에 장수는 3,000원. 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혼술이자 낮술 시작이다. 참, 훈이네빈대떡은 카드결제가 안된다. 고로 현금을 준비하거나, 없으면 계좌이체를 하면 된다. 

 

과하지 않고 적당해서 더 좋았던 빈대떡!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빈대떡에는 역시 누룩이가 딱이다. 장수는 탄산이 과해서 살짝 맘에 안들지만, 아스파탐 없는 누룩이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예전에는 여기에 사이다를 더해서 마시기도 했지만, 지금은 장수가 갖고있는 탄산과 단맛만으로도 과분하다. 

 

양파와 쌈장은 기본으로 나온다. 녹두전만 먹어도 충분하지만, 양파를 올리면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기분이 좋아진다. 기름에 이어 간도 과하지 않다. 살짝 심심할 수 있는데, 이때는 함께 나온 간장을 더하면 된다.

 

단골에게만 준다는 김치, 단골은 아니지만 유튜브 보고 왔다고 하니 주인장이 챙겨줬다. 집에서 만든 김치라고 하더니, 적당히 익어서 새콤하니 녹두전과 잘 어울린다. 

녹두전 하나로 끝내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 온다. 전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지만, 볼락구이와 간재미찜이 유명하다고 해서 주문을 했다. 그런데 볼락은 물건이 없어서 구매를 못했고, 간재미는 초보자가 먹기에는 삭힘 정도가 꽤 진하다고 한다. 그럼 혹시 장어탕은 먹을 수 있나요 하고 물어보니, 장어탕은 매일하지 않아서 오늘은 없단다.  

 

개그우먼 허안나가 극찬한 장어탕을 먹고 싶었는데 아쉽다. 장어탕이 먹고 싶으면 전화부터 하고 방문을 해야겠다. 추가주문을 해야 하는데, 뭐 먹어야할지 고민일때 또다른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동태전 그리고 고추전!

녹두전 아니면 모둠전만 되는 줄 알았는데, 선택을 할 수 있단다. 고추전에 동태전(10,000원)을 주문했다. 녹두전도 그러하더니,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다. 데운 전이 아니라 갓부친 전은 무지 뜨겁지만 맛은 월등히 좋다.

 

살짝 매콤해도 좋았을텐데, 아삭한 고추전은 김치나 양파 없이 먹어도 식감은 물론 맛도 좋다. 느끼함이 온다 싶으면 장수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 훈이네빈대떡은 망원시장에서 1호 전집이라고 한다. 옆집에 꽤 근사한 전집이 있다. 막걸리 종류도 다양하고, 전도 여기보다는 화려하지만 이상하게 끌리지 않는다. 

 

녹두전에 고추, 동태전까지 다 먹었는데, 장수가 한잔 가득 남았다. 안주는 남겨도 술은 남기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혼자서 장수 한병이 버겁다. 달달한 술은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달달한 해장은 좋아한다. 롯데리아 토네이도 허쉬초코, 요거요거 해장으로 괜찮다.

녹색이는 여전히 멀리하고 있지만, 누룩이는 종종 곁에 두고 달려야겠다. 장수보다는 아스파탐이 없는 누룩이를 마시고 싶다. 장수를 마시고 자꾸만 트림을 나서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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