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옷 만개, 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 그때는 활옷 지금은 웨딩드레스 (in 국립고궁박물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결혼식날 신부는 가장 예쁘고 화려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특히, 로열패밀리의 결혼이라면 아버지(임금)는 기둥 뿌리를 뽑아서라도 딸(공주)에게 최고의 날을 만들어 주고 싶었을 거다. 결혼과 동시에 공주라는 신분을 버리고 한 남자의 아내, 즉 민간인으로 살아야 했으니 더 애뜻했을 거다. 조선시대 왕실의 여성 혼례복 활옷을 만나러 국립고궁박물관으로 갑니다.
활옷은 조선의 공주(중전이 낳은 아이), 옹주(후궁이 낳은 아이)가 결혼식에 갖추어 입었던 의례복이다. 공주의 결혼식은 왕통과 직접 관련이 있는 왕비, 왕세자빈, 왕세손빈의 국혼보다 한 단계 낮은 국가의례로 치렀고, 비와 빈이 적의를 착용한 거에 대해 공주와 옹주를 비롯한 그 외 왕실 여성은 노의와 홍장삼 즉, 활옷을 입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달리 활옷은 화려한 붉은 비단에 왕실 혼례를 상징하는 색과 장식으로 화려하기가 으뜸이었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을 비롯해 여러 박물관에서 활옷을 봤는데, 이렇게 다양하고 다채로운 활옷은 처음이다. 참, 활옷 만개 특별전이 열릴 수 있도록 1억 원을 기부한 BTS RM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 소장 활옷이다.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등 부분에만 자수 조각을 덧붙였다. 특히, 자수는 덕온공주 홍장삼 자수본 및 복온공주 홍장삼, 미국 필드 박물관 소장 활옷에 나타난 것와 거의 일치한다.
조선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로 복식을 규제했지만, 혼례복만은 장식적 미의 추구를 허용했고 민가에서도 착용을 허용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왕실의 혼례복 홍장삼은 왕실의 계급을 넘어 활옷이라는 명칭과 함께 모두가 입을 수 있는 결혼 예복이 됐다.
주인공의 위상에 따라 엄격히 진행한 왕실 혼례는 진행 절차와 의례 물품에 차등을 두었고 준비하는 기관도 달랐다. 왕비와 왕세자빈의 혼례는 특별히 귀하게 다루어 임시 기구인 가례도감을 설치하고 관청의 업무 일지인 가례등록과 행사의 모든 과정을 기록한 가계도감의궤를 편찬했다. 반면, 왕자녀(왕의 적자를 제외한 자녀)의 혼례는 격을 낮추어 가례청을 설치하고 가례등록만이 남았다.
왕실 혼례의 본 의식 절차는 납채(혼례가 결정된 것을 표명하는 절차) - 납징(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예물을 보내는 절차) - 고기(왕실에서 길일을 택해 신부 집에 알려주는 절차) - 책비·책빈(궁궐에서 비·빈을 책봉하는 의식) - 친영(신랑이 직접 신부 집으로 가서 신부를 맞이해 데려오는 절차) - 동뢰(부부의 연의 맺는 의식으로 지금의 결혼식)로 구성된 육례가 기본이다. 왕비와 왕세자빈과 달리, 왕자녀는 고기와 책봉례를 제외한 사례로 진행되었다.
왕실 여성의 의례복으로는 적의, 노의, 장삼, 원삼, 당의 등이 있으며, 의례의 성격이나 신분에 따라 갖춰 입는 예복이 엄격히 규정되었다. 적의는 최고 신분인 왕비와 왕세자빈의 혼례복으로 각각 대홍색과 흑색 적의를 착용했다. 비·빈을 제외한 왕실 여성의 혼례에는 노의와 장삼을 착용했다. 귀한 대홍색 비단 위에 각종 길상무늬를 곱게 수놓은 홍장삼인 활옷은 특별히 왕실 혼례를 위해 마련된 의복이다.
신부는 활옷을 입기 위해 우선 머리, 화장, 복식 등 혼례 꾸밈을 책임지는 수모의 손을 빌려 머리와 얼굴을 곱게 치장했다. 머릿기름과 빗으로 머리를 정리한 후, 백분을 발라 얼굴빛을 밝히고 붉은 연지로 입술과 볼에 색조를 더해 화려한 색상의 활옷에 맞게 단장했다.
공주의 활옷은 먼저 하의 속옷으로 다리속곳 - 속속곳 - 속바지 - 단속곳을 차례로 입고, 그 위에 속치마인 무지기치마, 대슘치마를 입어 풍성하게 연출했다. 상의는 분홍색 또는 보라색 속저고리 위에 송화색 삼회장 저고리를 입고, 초록색 당의를 덧입었다. 받침옷의 기본 구성이 갖춰지면, 마지막으로 활옷을 걸쳤다.
요즘은 결혼식을 낮에 주로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음양이 만나는 시각인 해질녘에 했다. 신랑 신부는 자리로 나아가 부마는 양인 동쪽, 공주는 음인 서쪽에 마주보고 앉았다.
동뢰연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로 서로 절을 주고 받는 교배례와 표주박을 갈라 만든 근배에 술을 나누어 마시는 합근례를 행했다. 음양의 결합을 상징하는 여러 요소를 갖춘 동뢰를 치름으로써 공주와 부마는 진정한 부부가 됐다.
활옷 만개인데 활옷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2부작이니깐. 똑같은 활옷을 없었다는데, 아쉽게도 국내에 30여 점, 해외에 20여 점 등 현재 50여 점이 남아있다고 한다. BTS RM의 기부로 복원에 성공한 활옷부터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활옷의 모든 것, 2부에서 만나요~
활옷 만개는 2023년 12월 1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2023.10.11 - 활옷 만개, 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 활옷의 모든 것! (in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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