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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노라~ 봤노라~ 좋았노라~ 신세계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 (feat. 명동성당)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근데 누구보다 빨리 도착해서 맨 앞줄을 차지하고 나니 그냥 있고 싶다. 겨울에는 이불 밖이 무서워 잘 다니지 않지만, 근처에 왔는데 모른 척 지나칠 수가 없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를 직관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는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다. 판교에 갔다가 9007번 좌석버스를 타고 오는데 신세계백화점 본점 부근에서 정차를 한다. 일부러 갈 생각은 없지만, 지나가는 길이라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더 가야 하지만 그냥 내렸다. 내리고 나서 보니, 흐린 하늘이지만 미디어파사드를 하기에 너무 밝다.

현재 시간 2시 30분,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딱히 갈데가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명동 거리를 걷다 보니, 명동성당 앞에 도착했다. 여기도 조명을 설치하는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창 꽃꽂이(?) 중이다. 밤에 왔어야 하는데 너무 일찍 왔나 보다.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명동성당을 담기 위해 올라갔다. 사람이 다니는 계단이 따로 있는데, 사진을 좀 더 잘 찍기 위해 차도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걷다가 차를 만나면 어쩌지 했는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차는 0대,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도착을 했고, 인증사진을 남기기 위해 성당을 찍는데 프레임 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세로로 바꾸면 그만인데, 꾸역꾸역 가로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중이다. 

 

위를 살리니 아래가 짤렸다!

내려와서 담으면 되는데 그걸 모르고 고생을 했다. 올해 첫눈은 왔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는데, 두번째 눈은 지금 이순간(11월 2일)이다. 우산이 없다고 투덜대야 하는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5시 30분이 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눈을 맞으면서 밖에 있을까 하다가, 선물로 받은 커피 쿠폰이 있어 신세계백화점 본점 근처에 있는 투썸플레이스로 향했다. 따뜻한 곳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펑펑 눈이 내렸다. 만약 밖에 있었다면 사진이 아니라 영상으로 담았을 텐데, 실내에 있으니 밖으로 나가기 귀찮다.

 

그렇게 눈 영상도 포기하고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와 따끈한 샌드위치를 먹으면 5시 30분이 되길 기다렸다. 원래 계획은 3분 전에 나가서 후다닥 찍고 가려고 했는데,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15분 전에 카페에서 나왔다. 

분명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많은 인파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이 꽤 있다. 너무 일찍 나왔구나 하는 맘은 바로 접고, 그들 사이로 들어가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영상 시작 10분 전이다.

 

5시 27분

무대의 시작을 알리는 레드 커튼이랄까? 외벽 전체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탈바꿈을 했다. 영상은 약 3분으로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반복 재생된다고 한다. 소문으로 익히 들었던 신세계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를 직관하다니, 여기에 서있는 스스로가 신기하고 놀랍다.

 

신세계 극장(SHINSEGAE THEATER: from legacy to fantasy)이라는 주제로, 한 편의 크리스마스 판타지 극을 선보인다. 영상 속 붉은 커튼이 걷히고 성대한 문이 열리면, 금빛 사슴을 따라 상상 속의 크리스마스 세상으로 들어간다. 경쾌한 캐럴과 함께 관객들은 꼬마 병정과 루돌프, 테디베어와 함께 밤하늘을 달리는 선물 기차, 크리스마스트리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로 쉴 새 없이 옮겨간다. (ⓒ 신세계그룹 뉴스룸)

 

삽입곡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이번 영상에 입힌 음악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바탕으로 신세계가 국내 작곡가와 협업해 직접 편작곡한 것. 특히 영상 후반부에 피아노 무대가 등장하는 장면부터는 본격적으로 고전적인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와 웅장함을 더한다. (ⓒ 신세계그룹 뉴스룸)

 

영상은 신세계백화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공개

화려한 불꽃놀이로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는 끝이 났다. 다 보고 나니 허무하다 싶기도 하지만, 영상을 보는 동안은 꿈을 꾸고 있는 듯 황홀했다. 2번을 연속으로 더 본 후에 집에 가기 위해 뒤를 돌았는데, 아까와 달리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든 이들이 영상에 집중했는지, 주변이 고요해서 사람이 많은 줄 몰랐다.

보기 전에는 그저 블로그 콘텐츠로만 생각했는데, 기다렸다가 보기 잘했다. 첫눈은 아니지만 눈을 만났고, 유명한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도 봤으니, 이제는 이불 안으로 들어가야겠다. 이불 밖은 겁나 무서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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