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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 "용을 찾아라"

작년에 토끼를 찾았으니, 올해는 용을 찾지 않을까? 혼자만의 생각인 줄 알았는데, 연례행사로 만들었나 보다.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을 찾아라" 특별전을 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중앙뱍물관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겨울치고 날씨가 따뜻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활개를 친다. 바깥 풍경은 우중충하지만, 상설전시관을 돌아다니면서 찾은 용은 귀중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왼편은 주로 유료 전시를 하고, 오른편에는 상설전시관이 있다. 방학인데 사람이 별로 없어 이상하다 싶었는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밖에만 조용했을 뿐 내부는 관람객들로 북적북적했다.

 

용을 찾아라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용과 관련되어 있는 전시품 15건을 소개하는 특별전이다. 용은 십이지신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로 낙타 머리에서 사슴 뿔, 토끼 눈, 소의 귀, 뱀의 목, 개구리의 배, 잉어의 비늘, 매의 발톱 그리고 호랑이의 발을 가졌다고 한다. 

초현실적인 용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어 왕실에서는 제왕의 상징으로, 불교에서는 불법 또는 국가의 수호자로 인식되었으며, 민간에서는 물을 다스리고 재앙을 물리치는 오복을 가져오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여겼다.


1층 고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수천 개의 금알갱이로 표현한 용

낙랑 1세기. 용무늬 허리띠 고리. 평양 석암리 9호 무덤. 국보.
금관을 두들겨 허리띠 고리(버클)을 만들고, 표면을 금알갱이 수천 개와 금실로 용 일곱 마리로 장식했다. 가운데 큰 용이 있고, 그 주위에 작은 용 여섯 마리가 있다. 금실을 나선형으로 말아 용의 코를 특징적으로 나타냈으며 곳곳에 청록색 터키석을 박아 넣어 화려함을 더했다.

 

죽은 자를 지키는 동쪽의 수호신

고구려. 강서대묘 청룡. 1930년 무렵 모사.
고구려 사람들은 죽은 자가 영원히 평안하기를 바라면서 무덤 네 벽에 동서남북 방위를 다스리는 사신을 그렸다. 동쪽을 수호하는 청룡은 사신 중 가장 강력하다고 전해진다고 한다. 그림 속 청룡은 큰 눈에 긴 혀를 내밀고 있고 몸통이 도마뱀과 같아 얇으며, 시공간을 초월해 무덤의 주인을 지키고 있다.

 

약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의 용

백제 7세기. 용무늬 벽돌. 충남 부여 외리 절터.
두께 4cm인 정사각형 무늬 벽돌로 네 귀의 측면에 홈이 있어 서로 연결할 수 있다. 출토 당시 바닥에 다른 무늬 벽돌과 함께 일렬로 발견됐다고 한다. 벽돌 안 둥근 테두리 안에 몸을 S자로 뒤틀고 있는 용 한 마리가 있다. 동그란 두 눈을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렸는데 이빨은 날카롭다. 용 주변에는 구름이 있어 용이 하늘을 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의 울음, 불법을 전하는 종소리 되어

고려 13세기 후반. 청동 범종. 
종 윗부분에 용 한 마리가 오른쪽 앞발을 바닥을 딛고 왼쪽 앞발을 치켜든 채 꿈틀대고 있다(가운데 종). 치켜든 앞발과 크게 벌린 입 속에는 여의주가 있다. 구부러진 용의 몸통은 종을 거는 고리 역할을 한다. 

 

왕을 상징하는 오조룡

조선 1872년. 태조 어진(복제품). 
강력한 힘을 지닌 용은 왕을 상징해 왕의 얼굴을 용안이라고 불렀고 왕의 옷과 허리띠, 앉는 의자를 항상 용으로 장식했다. 태조 어진 곳곳에서 왕을 상징하는 용을 찾을 수 있다. 먼저 푸른색 곤룡포의 가슴과 어깨에는 금실로 수를 놓은 오조룡(발톱 다섯 개의 용)이 보인다. 허리띠 중앙과 붉은색 어좌 상단 가장자리에 용머리가 좌우 3개씩 장식되었고, 어좌의 각 판에도 금니로 다양한 형상을 용을 그려 넣었다.

 

대한제국 황제의 권위를 나타낸 용 인장

대한제국 1897년. 칙명지보. 은에 금도금.
사각형 도장 위에 용이 몸을 웅크리고 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입에는 구슬을 물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몸체에는 비늘이 촘촘하게 표현되었고 톱니 같은 지느러미가 세워져 있다. 조선 국새의 손잡이는 본래 거북이었는데, 황제국을 선포한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는 이를 용으로 바꾸었다. 황제국의 위상을 세우고 자주독립의 길을 가려는 의지가 용에 담겨 있다.


2층 서화관

하늘로 오르는 용

조선 18세기. 하늘로 오르는 용. 심사정(1707-1769).
바다에서 나온 용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먹만으로 머리부터 꼬리까지 용의 전체적인 형태를 그리고, 농담을 조절하며 거친 파도와 자욱한 먹구름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긴 수엽을 휘날리며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용의 얼굴은 사람을 닮았다. 

 

봉황과 함께 하늘을 나는 용

조선 18세기 전반. 용과 봉황을 탄 선인. 진재기.
보름달과 북두칠성이 빛나는 어느 밤, 소사와 그의 부인 농옥이 각각 활룡과 봉황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다. 소사는 진나라 사람으로 이들 부부가 부는 퉁소 소리를 듣고 봉황이 찾아들었다고 한다. 소사가 탄 용은 봉황과 달리 구름을 양탄자처럼 깔고 있다. (2021년 이건희 기증)

 

정월 초, 호랑이와 함께 문에 붙였던 용 그림

조선 19세기. 운룡.
두꺼운 종이 6장을 이어붙인 큰 화면 위에 커다란 용이 꿈틀대고 있다. 용은 입을 크게 벌리고 앞에 있는 여의주를 물려고 한다. 용의 노란 몸통은 푸른 파도, 저 멀리 보이는 푸른 하늘과 대비를 이룬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용이 오복을 가져오고 호랑이가 세 가지 재해를 몰아낸다고 믿었다. 그래서 용 그림은 정월 초, 호랑이 그림과 함께 궁궐이나 관청 대문에 붙여졌다.

 

여의주를 갖고 노는 두 마리 용

조선 19세기. 해룡.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두고 다투고 있다. 위에서 내려오는 청룡과 아래에서 올라가는 황룡의 움직임에 구름과 파도의 리듬까지 더해져 한층 역동적인 느낌이 든다. 벽옥 여의주를 쫓는 용들의 표정은 험상궂기보다는 익살스러워 서로 장난치는 듯 보인다.

 

조선 19세기. 청룡. 작가 모름 (보물지도에 없는)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로 청룡이 여의주를 쫓고 있다. 4개의 발톱을 가진 사조룡으로 화가는 용의 형태를 자세하게 그리면서 푸른색으로 농도를 달리하며 비늘과 점 문양 등을 표현했다. 몸통의 푸른색은 커다란 주먹코, 어깻죽지 위의 화염문 서기, 배 부분 등의 붉은색과 대비된다. 


3층 조각공예관

용의 몸통을 지나 입에서 피어나는 향

고려 12-13세기. 청자 용모양 향로.
향로 뚜껑 위에 용이 올라앉아 여의주를 움겨쥐고 머리를 치켜올린 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기다란 몸통은 똬리를 틀어 앉았고 상체는 꼿꼿이 세우고 있다. 음각선으로 장식된 비늘과 주름, 갈기 장식 사이로 푸른색 유약이 채워져 정교하면서도 입체적인 모습이 강조되었다. 

 

고려 12세기. 청자 어룡모양 주자. 국보 (보물지도에 없는)

고려 12세기. 청자 구룡모양 주자. 국보 (보물지도에 없는)

 

백색 흙으로 표현된 용

고려 13세기. 청자 상감 용 봉황 넝쿨무늬 항아리.
마름모꼴 꽃모양 창 안에 여의주를 쫓는 용 한 마리를 백색 상감으로 표현했다. 청자의 푸른빛이 하늘이 된 것처럼, 흰색 용이 몸을 틀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능화형 창을 경계로 바깥쪽에는 봉황과 넝쿨을, 안쪽에는 용과 구름을 가득 장식해 초현실적인 세계를 담았다.

 

위풍당당, 왕실 항아리의 용

조선 18세기 후반.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
백자의 흰 면을 도화지 삼아 푸른 안료로 용 두 마리를 연이어 그렸다. 입을 벌리고 앞으로 낭가는 용은 마치 웃는 듯 보인다. 용의 얼굴을 자세히 그리고 연하게 칠한 뒤, 진한 청색으로 점을 찍어 문양 등을 나타냈다. 

 

구름 속에 숨어버린 용

조선 17-18세기. 백자 철화 구름·용무늬 항아리.
항아리의 몸체를 가로지르며 적갈색의 용이 날아가고 있다. 철분이 들어있는 안료는 굽고 나면 적갈색을 띤다. 빠른 필선으로 용의 몸통을 그리면서 용의 얼굴과 다리는 과감히 생략했다. 

 

조선 17세기. 백자 철화 구름·용무늬 장군. (보물지도에 없는)
17세기에는 전란의 영향으로 청화 안료가 부족해 철화 안료를 대신 사용했다. 철화백자 무늬는 청화백자보다 필선이 간략하고 다소 거칠게 장식된 것이 특징이다. 이 장군은 왕실과 중앙 관청에서 술을 담는 데 사용한 그릇으로 추정된다.

 

연적을 품은 용

조선 19세기. 백자 청화 투각 구름·용무늬 연적.
연적의 바깥 부분에 구름과 용을 조각했다. 용의 눈썹과 갈기, 비늘, 이빨 등 세부를 칼로 새겼는데 분위별로 깊이를 달리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구름과 용의 눈동자를 푸른 안료로 채색해 백자와 대비를 이룬다. 용은 입신양명 또는 문과의 장원급제를 상징하기도 해 양반들이 사용하는 문방구류에 장식으로 자주 등장한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백자에 마음을 다 빼앗기다~

조선 17세기 후반. 백자 달항아리. 보물 제1437호.
최대 지금과 높이가 거의 1:1 비율을 이루는 둥근 항아리다. 그 모습이 마치 달을 닮아 달항아리라고 불린다. 반원형 몸체를 위아래로 이어 붙여서, 몸체 가운데 접한 흔적이 있다. 좌우 대칭이 살짝 어긋난 느낌을 주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한 미감으로 조선 후기 백자의 조형성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용을 찾아라는 2024년 4월 7일까지 만날 수 있다. 작년 토끼에 이어 올해 용까지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 작년보다 더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거, 쉿~ 비밀이다. 

2023.02.07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물찾기 "토끼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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