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홍보관 & 추억의음악다방 & 서울음악사 & 사랑채" 돈의문박물관마을을 걷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자주 갔다고 생각했는데, 2편으로 나눠서 업로드를 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 서울 도심에서 좁은 골목과 오래된 가옥을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게 서글프지만, 그래도 철거가 아닌 도시재생을 통해 돈의문마을을 오래오래 만날 수 있어 좋다. 좁다란 골목길을 걸으며 돈의문박물관마을 한바퀴를 한다.
마을안내소에 있는 화장실에 가려고 광장으로 나왔는데, 화려한 벽면에 시선이 팍 꽂혔다.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미디어아트인가? 엄청 화려한데 숨은그림찾기인 듯 살짝살짝 뭔가 보인다. 색동저고리를 귀에 걸친 녀셕의 정체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듯.
막걸리홍보관이라고 해서 술익는 향기가 가득하거나, 시음이 가능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는데, 빈통만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들고 있는 막걸리가 이렇게 다양하구나 하는 지식만 쌓았다.
온도와 습도를 잘 지키고 있는 듯 한데, 술로 가지 못하고 곰팡이로 가고 있는 누룩이도 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숙성이 잘되면 요렇게 청주가 올라온다고 한다. 보글보글 술익는 냄새는 아니더라고 소리라고 들을 줄 알았는데, 제대로된 숙성실이 아니라서 잠잠하다. 그래도 직원분에게 요청하면 요정도까지는 볼 수 있다.
막걸리 오덕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인사불성이 되지 않게 취해야 한다는 말, 완전 공감이다. 더불어 요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또 공감이다. 우리 선조들의 술사랑은 이거 하나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러니 술을 못 끊지.)
참, 막걸리는 맵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는 술로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한다.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기에,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의 대명사가 됐다.
술독은 막걸리를 담아 숙성시키거나 막걸리를 저장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다. 고추장이나 간장처럼 막걸리도 발효를 해야하기에 옹기로 제작하지 않았나 싶다. 왜냐하면,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가양주(집에서 담근 술)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어느 집 장맛이 좋다고 하듯, 어느 집 술맛이 가장 좋다고 했을 거다. 참고로, 일제는 가양주 문화를 말살시키고 양조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서울이다. 아스파탐을 모를때는 장수막걸리를 즐겨 마셨지만, 요즘은 아스파탐이 없는 막걸리를 찾아서 마신다. 가격은 더 비싸지만, 단맛에 탄산이 강하지 않아서 좋아한다. 참, 아스파탐은 막걸리에 첨가되는 감미료로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높다고 한다.
막걸리는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우리 고유의 술이다. 막걸리 한잔하기 딱 좋은 분위기이지만, 마실 수 없으니 그저 안타깝다. 비가 오는 날,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를 들으면, 양은주전자에 막걸리를 가득 담아서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다.
분위기는 제대로 다방인데, 음료는 팔지 않는다. 그리고 DJ박스는 현재 리뉴얼 중이다.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는 장발의 디제이 오빠야를 기대했는데, 너무 조용해서 아쉽다. 하지만 괜찮다.
여기는 레트로풍이라면 진짜 레트로 다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래동에 있는 상진다방이다. 한동안 뜸했는데, 문래동 동네 한바퀴를 해야겠다. 첫번째 코스는 상진다방으로 노른자 동동 쌍화차를 마실거다.
서울음악사는 1971년 개업해 50여 년가 운영해 온 음반 판매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상가인 중구 을지로 1가에 위치해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한다. 2017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음반 가게로 오래가게에 서울미래유산(2020년)으로 선정됐다.
2021년 5월 가게 문을 닫았지만, 사라지지 않고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다시 오픈을 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판매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카세트테이프와 CD, LP등 소중한 자료를 가게 문을 닫으면서 서울시에 기증을 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돈까스집, 지금은 한옥카페다. 분위기는 참 좋은데 어쩌다 보니 오픈무렵에 도착해서 썰렁하다. 학교앞분식은 자주 가서 일부러 왔는데, 후회가 올랑말랑 하고 있다.
라면은 양은냄비 뚜겅에 올려 먹어야 진리인데, 여기는 그렇게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떡냄비라면을 먹고 후식으로 계란동동쌍화차(5,000원)를 마실까 하다가, 쌍화차만 주문했다.
어라~ 주인장이 실수를 했나? 견과류와 대추만 가득할 뿐, 노른자는 없다. 이거 잘못 나왔는데요라고 말하려는 순간, 주인장이 먼저 선수를 쳤다. "노른자는 밑에 있는데, 익으면 올라올거예요."
감기 걸렸을때 약국에서 파는 쌍화차보다는 덜 쓰고 더 달다. 견과류와 대추를 많아서 좋은데, 아무리 기다려도 노른자는 올라오지 않는다. 주인장에서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숟가락으로 건져서 먹어도 된단다. 노른자는 여전히 날 거 그대로인 듯 하나, 겉은 살짝 익었다. 저 안에서 터지면 안되므로, 한번에 먹어야 한다. 비릿함은 없고 고소함만 가득이다.
추억의 음악다방에서 노른자 동동 쌍화차를 마셔야 하는데, 함께가 아닌 따로라서 많이 아쉽다. 하지만 괜찮다. 이 둘을 합친 곳을 알고 있으니깐.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업데이트 소식이 들리면 가기로 하고, 잠시 뜸했던 문래동을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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