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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많을수록 좋은 것 중에 하나가 돈이 아닐까 싶다. 아니 하나가 아니라 'only'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돈은 있으면 좋고, 더 있으면 더 좋고, 없으면 하염없이 아쉽다. 가질 수는 없지만, 실컷 보면 혹시 돼지꿈이라고 꾸지 않을까 싶어, 남대문로3가에 있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찾았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에 있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과 구서울역사 그리고 옛군산세관 건물은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이라고 한다. 외관은 많이 다르지만,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뭔가 비슷한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화폐박물관은 남대문이나 명동에 갈 때마다 스쳐 지나가기만 했을뿐,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은 없다. 박물관을 좋아한다면서, 그동안 멀리했던 이유는 가질 수 없다는 거 알기 때문이랄까? 한국은행화폐박물관은 세상 모든 화폐를 만날 수는 있지만, 가질 수는 없는 곳이다.

 

외관도 그러하더니, 내부도 꽤나 예스럽다. 1907년 일본 제일은행이 사용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으나, 1909년 대한제국의 중앙은행으로 (구)한국은행이 설립되어 준공 이후에는 (구)한국은행 건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구)한국은행이 조선은행으로 개칭되고, 1912년 건물이 완공된 뒤에는 조선은행 본점 건물이 되었다. 

건물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르네상스 양식의 실용성과 견고함을 강조한 석조 건물이다. 위에서 내려다 봤을때는 우물 정자 모양이고, 정면에서 보면 현관을 중심으롤 좌우대칭을 이룬다. 참, 우리나라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다.

 

화폐광장에 있는 동전 피라미드?

6.25 전쟁 때 내부가 거의 파괴되었는데 1958년 복구가 됐다. 외벽은 이전과 같이 복원했지만, 내부는 대리석으로 마감하는 등 현대적 건물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고 한다. 화폐박물관은 한국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개관을 했다.

 

1층은 상설전시관으로 5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정중앙에는 화폐광장으로 동전 피라미드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화폐와 세계의 화폐 전시실이 있다. 그럼 돈의 역사를 만나러 가볼까나.

 

우리나라의 고대화폐

고대시대에는 물품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물품을 마련했다. 물물교환이 점차 늘어나자 사람들은 나누기 쉽고, 운반이 편리하며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물품을 교환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화폐의 시초인 물품화폐이며, 대표적으로 조개껍질, 곡물, 농기구, 소금 등이 있다.

철기문화가 발달한 삼한시대부터 철이 화폐로 활용되었고, 마한에서는 동전이 주조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에는 금속으로 제작된 주화보다 쌀과 조, 비단과 삼베 같은 물품화폐가 더 널리 사용되었다.

 

고려시대에는 대외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여러 종류의 금속화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996년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화폐인 건원증보가 발행되었고, 우리나라의 지형을 본떠 만든 은병과 은 덩어리를 쪼개어 사용하는 쇄은 등이 제작되었다.

 

조선시대 본격적인 화폐의 유통은 숙종  4년에 발행된 상평통보가 전국적으로 사용되면서 시작됐다. 상평통보는 조선의 대표적인 화폐로 200여 년간 널리 사용됐다.

 

1876년 개항과 함께 정부는 전환국을 설립하고, 금과 은을 기준으로 화폐의 가치를 정하는 금은본위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정부는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소재 가치가 낮은 당오전 등을 대게 발행하고, 외국화폐까지 국내에 유통되면서 화폐경제는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됐다.

고종 20년 지금의 원서동에 최초의 상설 조폐기관인 전환국이 설치되었고, 1887년 선혜청 별창 자리로 건물을 옮기면서 경성전환국으로 불리게 됐다. 여기서 일원은화, 십문동화, 오문동화 3종과 신식주화를 발행했지만, 재정부족 등으로 주화 제조가 곧 중단되고 말았다.

 

대한제국 시대의 화폐
최초의 금화 3종

우리나라의 주권을 빼앗은 일본은 1911년 (구)한국은행을 조선은행으로 개편했다. 조선은행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은행권을 마구 발행해 일본의 전쟁비용을 지원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미군정의 법령에 따라 조선은행이 계속 중앙은행 역할을 맡게 되면서 조선은행권 유통은 광복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한국전쟁의 화폐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12일에 설립되어 화폐발행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전쟁 중에 최초의 한국은행권을 발행했으며, 같은 해 화폐교환조치를 실시해 조선은행권 유통을 금지했다. 

 

1960년 4.19혁명 이후 한국은행은 경제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새로운 도안의 은행권을 발행했다. 더불어 정부는 통화조치를 단행해 화폐단위를 환에서 원으로 변경했다. 

 

디자인이 변형된 1960년대 초의 한국은행권

1962년에 발행된 백환권에는 일반인이 도안의 모델로 등장했다. 어머니와 아들이 저금통장을 들고 있는 이 모습은 국민들에게 저축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

 

제2차 통화조치 때 발행된 한국은행권
1960년 초반 발행된 한국은행권
1960년대 중후반의 한국은행권
1970년대 발행된 한국은행권

1983년에는 거래의 편의와 제조비 절감 등을 위해 은행권 크기가 축소되고 도안이 크게 바뀐 새로운 은행꿘이 발행됐다. 이때 발행된 신권에는 숨은그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등이 삽입됐고 은행권 용지의 품질도 향상됐다. (이제야 돈이 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익숙하니깐.)

 

2000년대 발행된 한국은행권과 대통령 서명 은행권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기념 2000원권.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2000원권을 발행했으며, 화폐에 대통령이 서명을 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세계의 화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도 처음에는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물품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곡물과 가죽 등 실생활에서 시용되는 물건에서 점차 보관과 운반이 쉽고 희소성을 갖춘 조개껍데기, 장신구 등으로 변화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은을, 이집트 문명에서는 금을 사용하는 등 각 지역의 환경에 따라 다른 종류의 물품화폐를 사용했다. 널리 사용된 물품화폐 중 키우라 조개같은 조개껍데기가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까지도 화폐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인물 혹은 역사 기념 주화
스포츠 기념 주화
1950년대 발행 달러화 / 2002년 발행 유로화

우리나라 화폐단위의 변천사는 냥→원→원→환→원이다. 영국은 파운드, 미국은 달러, 일본은 엔, 멕시코는 페소, 인도는 루피, 프랑스는 프랑, 덴마크는 크로네, 독일은 마르크 그리고 네덜란드는 길드다.

 

다른 박물관과 달리 화폐박물관은 유독 어린이 관람객이 많다. 엄마와 함께 단체로 온 아이들이 많다보니, 포토존은 늘 문전성시다. 파도가 한차례 몰아치고 난후, 후다닥 담았다. 화폐광장 주변으로 우리의 중앙은행, 화폐의 일생, 돈과나라경제, 상평통보 갤러리가 있다. 

돈과 나라경제 코너는 이름만 어렵지, 오락실처럼 게임기가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돈과 나라경제를 게임으로 재미나게 배울 수 있도록 한 듯 하다. 다른 박물관과 달리 유독 화폐박물관에 어린이 관람객이 많은지 이제야 알겠다. 

 

2층에서 본 1층 상설전시실 모습이다. 왼쪽이 한국의 화폐, 오른쪽이 세계의 화폐 코너다. 상설전시만으로도 볼거리는 차고 넘치지만, 화폐광장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 왜냐하면 본게임은 2층 기획전시이기 때문이다.

화폐박물관이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볼만한 기획전시를 주기적으로 한다는 거, 역시나 이번에 알았다. 몰라서 놓친 기획전시는 어쩔 수 없어도, 이제는 놓치지 말고 꼭 챙겨야겠다. 기획전시 이야기는 곧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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