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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 김유정문학촌 (생가, 기념전시관, 이야기집) 

작가 김유정(1908.2.12~197.3.29)은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서 태어났다. 봄봄과 동백꽃 등 작품은 익숙하지만, 인간 김유정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다. 역명을 왜 사람이름으로 했을까 궁금했는데, 김유정문학촌을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생가에 기념전시관 그리고 이야기집까지 온통 김유정뿐이니깐.

김유정문학촌

김유정문학촌이 있는 이곳은 김유정 작가가 태어난 집터이다. 여기서 태어났지만, 유아기는 서울 종로 운니동 대저택에서 살았다고 한다. 7세와 9세때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고, 모성 결핍으로 인해 말을 더듬기도 했다.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했는데, 당대 명창인 박녹주를 향한 구애로 결석이 잦아지자 제적을 당했다. 이듬해 보성전문 법과에 입학했지만, 졸업은 못하고 자퇴를 했다고 한다.

 

생가가 있는 공간!

실연과 제적의 상처를 안고 귀향한 그는 실레마을에 금병의숙을 지어 야학을 통한 농촌계몽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33년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 글쓰기에 매진하게 된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입선됨으로써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펼치게 된다. 등단 이후 폐결핵에 시달리면서도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지만, 1937년 다섯째 누이 유홍의 과수원집 토방에서 투병생활을 하며 휘문고보 동창인 안희남에게 쓴 편지 '필승'을 남기고 삶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 29세였다.  

 

김유정기념전시관

김유정 소설에 노란 동백꽃으로 등장하는 생강나무이다. 개화시기는 3월 초순에서 4월 초이며, 산수유처럼 잎이 돋기 전에 노란 꽃이 먼저 핀다. 까만 열매는 짜서 머릿기름(동백기름)으로, 잎은 튀각이나 차로 쓰인다.

 

전시관에는 초기 출판된 형식으로 만들어진 초대형 조형물 봄봄이 중앙을 자치하고 있다. 기념전시관에는 그의 생애와 연대별 작품집 그리고 사진과 서한 등의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봄봄을 익살맞게 표현한 닥종이 인형~
김유정 작품

봄봄, 동백꽃은 확실히 알겠는데, 다른 작품은 읽은 것도 있고 안 읽은 것도 있다. 김유정의 작품은 총 44편이다. 소설이 32편, 수필이 12편이다. 전자책은 구하기 힘들어서,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그의 작품을 다 읽어 볼 생각이다. 아직은 생각뿐이지만, 곧 실행에 옮길 거다.

 

유품으로 1936년 2월 11일 대구에 사는 친구 김학수가 춘천 실레마을 김유정에게 보낸 엽서다. 원본은 아니고 복사본이다. "세월은 참 쏜살 같아 헤어진 지 벌써 반년이 되었구먼. 엽서는 잘 받았네. 그간 탈없이 지냈는지  궁금하네. 야학당은 순탄하게 진행된다니 다행일세. 요즘도 글 쓰는 일은 여전할테고, 소식이나 끊지 말고 지내세그려. 바빠서 이만 붓을 놓겠네."

 

동상과 우물
김유정 생가

김유정 생가는 그의 조카  김영수와 금병의숙 제자들의 고증을 받아 지난 2002년에 복원을 했다. 안방과 대청마루, 사랑방, 봉당, 부엌, 곳간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ㅁ'자 초가집이다.

 

디딜방앗간과 외양간
외양간 끝에는 변소도 있다네~

장독대 앞에는 키재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소설 봄봄의 등장인물이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 소설 속에 나오는 김봉필은 실레마을에서 욕필이로 통했단 실존인물이었다. 그는 당시 딸만 여러 낳아 데릴사위를 들여 부려먹었다. 한들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백두고개를 넘어오던 김유정이 점순이와 혼례를 시켜주지 않는다면 장인과 주인공이 싸우는 장면을 메모해 뒀다가 소설 봄봄을 썼다고 한다. 

 

연못도 있다~
누가봐도 소설 동백꽃의 한장면~
문학촌 너머 마을로 이동~
김유정이야기집!

김유정이야기집은 김유정의 삶과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인간 김유정 그가 걸어온 풍경, 삶의 향기 짙게 배인 문학 속 이야기 그리고 다시 읽고 새롭게 바라보는 이야기 풍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1935년 봄, 김유정은 신춘문예 당선축하연에서 이상을 처음 만났다. 이 두 천재작가의 만남은 한국 문학사에 하나의 사건이었으며, 이후 구인회 활동을 같이 하며 두사람은 깊은 친분을 쌓게 된다. 김유정이 병석에 누워있던 어느날 이상이 찾아가 함께 죽자고  제의했으나, 그는 이를 거절한다. 김유정은 1937년 3월 29일에 29세로, 이상은 그로부터 스무날 뒤인 4월 17일에 27세로 모두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요절했으나, 한국문학사의 큰 기둥으로 남아있다.

 

유정책방

김유정이야기집에는 봄봄과 동백꽃을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영상실이 있다. 자막은 영어지만, 더빙이라서 안심해도 된다. 동백꽃까지 보면 좋은데, 시간이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장인은 품삭을 아끼기 위해  점순이와의 성례를 명목으로 나를 데릴 사위로 삼아 일만 시킨다. "점순이는 둘째 딸인데 내가 일테면 그 세번째 데릴 사위로 들어온 셈이다. 내 다음으로 네번째 놈이 들어올 것을 내가 일두 참 잘하구 그리고 사람이 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 놓질 않는다."

 

장인은 점순이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는다는 핑계로 계속해서 점순이와 나와의 성례를 미룬다. "개 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 이리도 사람은 안 크는지......"

 

점순이는 어수룩하게 일만 하는 나에게 되알지게 쏘아붙인다. "밤낮 일만 하다 말 텐가...... 그럼 어떡해?...... 성례 시켜달라지 뭐 어떡해...... 쇰(수염)을 잡아채지 그냥 둬, 이 바보야?"

 

점순이의 부추김에 나는 급기야 장인님의 바짓가랑이를 움켜잡고 드잡이를 하게 되는데.... "아! 아! 이놈아! 놔라, 놔, 놔...... 할아버지! 놔라, 놔, 놔, 놔놔...... 에그머니! 이 망할게 아버지 죽이네!...... 이 자식!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 해?"

김유정이야기집 옆 공터에서 만나 소설 봄봄의 명장면이랄까? 욕심쟁이 장인이 실존인물이었다니 놀랍다. 봄봄뿐 아니라 그의 작품을 다 읽고 싶다. 아니 꼭 읽을 거다.

 

실레마을은 작가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그의 소설 속 무대였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면 16곳을 다 둘러볼 수 있다던데, 산책보다는 배가 고프다. 춘천에 왔으면 뭐다. 당연히 춘천닭갈비다. 철판일까? 숯불일까? 내일 공개합니다~

2022.04.20 - 춘천가는 전철타고 강원 춘천 김유정역 (feat. 레일바이크)

 

춘천가는 전철타고 강원 춘천 김유정역 (feat. 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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