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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기획전시 바다의 은밀한 지배자, 해조류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면 푸르른 바다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누가 그랬을까? 당연히 우리 인간이다. 인간이 더럽게 만든 바다, 더 늦기 전에 해조류부터 살려야 한다. 우리에게 산소가 필요하듯, 바다에게 해조류는 꼭 필요하다.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태초에 생명의 기원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바다는 지구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에서 가장 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바다는 지구 산소의 75%를 생성하는 등 인간의 생존과 지구의 환경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우리에게 해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관람안내도

기획전시를 보러 왔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딸랑 하나만 보고 갈 수는 없다. 1관을 시작으로 2관까지 다 보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암초를 만나게 된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단에...)

참,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관람료는 무료이며, 1월1일과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오후 5시까지 입장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지난 서천여행때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갔고, 해조류에 대한 관심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미역, 다시마, 매생이, 꼬시래기 등 해조류는 맛있는 먹거리로, 예전에는 해조류 = 먹거리였다. 너무나 몰랐기에 그저 단순하게만 봤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왜 은밀한 지배자라고 하는지, 그리고 여기에 다녀온 후 성게알을 끊었다.

기획전시 바다의 은밀한 지배자, 해조류는 해양미세조류인 식물플랑크톤과 해양거대조류인 해조류의 다양성과 생태계적 역할 그리고 인류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해조류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전시는 지배의 시작, 지배자의 생활, 지배자와 피지배자, 지배자의 경고 그리고 함께 만드는 우리의 미래로 구성됐다.

 

01 지배의 시작

스트로마톨라이트

원시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산소를 인류에게 선물을 한 생물은 남조류(cyanobacteria)들이었다. 남조류는 작은 단세포들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매우 가는 섬유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그 표면에서 끈끈한 점액이 분비되어 모래나 점토들이 잘 달라붙는 특징이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남조류 집단에 의해 만들어져 층을 이룬 퇴적구조로 성장 속도는 일 년에 1mm 이하로서, 크기가 50~100cm 정도 되는 것은 1000여 년 이상에 걸쳐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웅진 소청도와 강원도 영월군 문곡리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견됐다. 세상에서 단 한 곳, 호주 샤크만의 해멀린 폴에는 대규모로 살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날 수 있다.

 

02 지배자의 생활

규조류는 수적, 양적으로 가장 풍부한 식물플랑크톤으로 많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와편모조류는 독성물질을 분비해서 해수에 방출하는 능력이 있으며, 대량 번식할 경우 적조를 일으키기도 한다!

조류(algae)는 육상식물을 제외한 모든 광합성 생물을 통칭하는 것으로, 생육하는 곳에 따라 해조류와 담수조류로 나뉘며, 생태학적으로는 미세조류와 대형해조류로 분류된다.

떠살이 생물이라도 부르는 플랑크톤은 그리스어로 방랑자라는 뜻이다. 식물플랑크톤은 가라앉으면 광합성을 할 수 없으므로 바닷물 위층에 항상 떠있기 위해서는 부유 적응이라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 식물플랑크톤 종류는 규조류, 와편모조류 그리고 남조류 등이 있다.

 

녹조류는 구멍갈파래, 잎파래, 청각 등
갈조류는 감태, 다시마, 미역 등
홍조류는 방사무늬김, 우뭇가사리, 진두발 등

해조류와 육상식물의 공통점은 모두 엽록체가 있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든다. 차이점은 해조류는 꽃을 피우지 않고 포자로 번식을 해, 뿌리-줄기-잎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육상식물은 꽃을 피우고 꽃에서 만들어진 씨앗으로 번식을 해 뿌리-줄기-잎의 구분이 뚜렷하다.

 

03 지배자와 피지배자

대기 중의 약 50% 이상의 산소가 해양 조류로부터 생산된다(지구의 산소탱크). 훌륭한 먹이가 된다(먹이원). 바다숲이라고 불리는 해조류가 서식하는 장소는 바다생물의 산란 및 생육 장소다. 해조류는 수중의 유기물을 흡수하고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하는 것은 바다생물의 산소 공급과 동시에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 식물프랑크톤이 DMS라는 구름씨앗(cloudseed)의 역할을 하는 물질을 만들어 이것으로 구름을 형성하고 기후를 조절한다.

 

먹이사슬 및 먹이그물
1차 소비자
멸치, 청어, 학꽁치 등 2차 소비자
농어, 전갱이, 고등어, 방어 등 3차 소비자
4차 소비자
물범, 귀상어
다랑어, 남아메리카바다사자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유기물은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고차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여러 먹이사슬이 복잡하게 얽혀 그물모양으로 나타낸 것을 먹이 그물이라고 한다. 식물프랑크톤은 해양에서 일차 생산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04 지배자의 경고

해조류는 다 사라지고 성게들만 무성한 연안 / 보라성게

전 세계적으로 연간 7%씩 해조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해조류가 사라진 자리에는 산호말같은 바다를 황폐화시키는 석회조류가 차지하고, 이를 바다 사막화 또는 갯녹음 현상이라고 한다. 해조류가 사라지면 해양생태계가 파괴되며 해양생물 다양성이 무너지고 결국 인류의 먹거리 감소로 이어진다.

보라성게는 번식력이 뛰어나 해마다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바다의 중대형 해조류를 갉아먹어 바다를 황폐화시키는 주범이다. 몰랐으면 여전히 성게알을 미친듯이 좋아했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내돈내산으로 성게알을 먹는 일은 없을 거다. 

 

05 함께 만드는 우리의 미래

해조류와 산업
슈퍼푸드 / 친환경 생활용품

해조류 산업은 1차(생산) + 2차(식품, 약품, 소재가공) + 3차(바이오에너지) 산업을 활용한 융합적 산업으로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바다의 잡초로 홀대받던 해조류는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검증되면서 슈퍼푸드로서 그 우수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해조류 부산물을 이용해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성분을 추출, 생분해가 가능한 생활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화장품, 의약품, 기능성 식품 그리고 해양 바이오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바다숲 조성사업

바다숲 조성사업은 갯녹음이 발생한 해역에 해조류를 조성, 서식처를 만들어 해양생태계를 회복시켜주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조식동물인 성게 구제, 성게의 천적인 돌돔을 방류, 암반 석회조류를 제거하는 갯닦이 작업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해조류 기획전시가 메인이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다. 3층 종합전시실로 올라왔다. 모형? 박제? 산호류부터 가오리류, 물새류, 대형어루, 두족류, 상어류, 갑각류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산호류
대형 가오리
상어류
대형어류
무태상어

큰이빨부리고래다. 부리고래류는 원시적인 고래류로 18종이 서식하고 있으나, 희귀한 종이 많다. 이빨고래아목의 특징인 이빨을 가지는데 수컷은 아래턱에 크고 넓적한 엄미가 1쌍 있다. 암컷과 미성숙 개체는 부리가 밋밋하고 이빨이 없다. 부산 남향방파제 인근에서 발견된 큰이빨부리고래(4.3m)로 골격포본으로 제작했으며, 국내 유일의 부리고래 골격표본이라고 한다.

 

해양생물공예품
유럽성게
대왕오징어
갑오징어 / 부도창꼴뚜기
왼쪽부터 문어, 주꾸미, 낙지

먼저 윗줄 왼쪽부터 마젤란펭귄, 임금펭귄, 마젤란펭귄. 아랫줄 왼쪽부터 젠투펭귄×3, 미상, 미상, 마지막은 턱끈펭귄이다. 임금펭귄이 황제펭귄인 줄 알았는데, 다른 종족이라고 한다. 펭수과 같은 황제펭귄은 여기 없다. 

 

3층을 관람을 끝내고 자연스럽게 4층으로 올라왔다. 2관으로 가려면 열대생물전시실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 갈 수가 없다. 열대생물전시실은 악어, 거북, 도마뱀, 뱀 그리고 양서류가 모형이나 박제가 아니라 살아있다. 공간을 인간이 아닌 녀석들에게 맞추다 보니, 내부는 흡사 동굴같다.

 

병은 아니지만 동굴 트라우마가 있다. 전혀 몰랐다가, 6년 전에 광명동굴을 다녀온 후 일주일이 넘도록 시름시름 아팠고 이내 동굴 트라우마가 생겼다. 여기를 통과해야 2관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연결통로가 나오는데, 더이상은 무리다. 그리하여 2관 전시실은 깡그리 놓쳤다. 매우 몹시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바다의 은밀한 지배자, 해조류 전시를 봤으니 그걸로 만족이다. 참, 전시는 10월 30일까지 한다. 

2022.05.31 - 바닷속 이야기 충남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바닷속 이야기 충남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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