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 듀드팡
안양천에서 벚꽃 나들이를 하고, 빵집에 들려 생크림단팥빵을 먹는다. 벚꽃이 필때면 나만의 정해진 코스였는데, 이제는 끝이다. 주인장이 바뀌니 좋아하던 빵이 사라졌다. 아쉽고, 아쉽다. 아무래도 이번이 마지막일 듯, 경기 광명에 있는 듀드팡이다.
안양천은 철산대교에서 광명대교 구간이 아니더라도,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런데 몇년째 이곳을 찾은 이유는 근처에 좋아하는 빵집이 있어서다. 단팥빵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군산에 있는 이성당만은 예외였다. 이성당 다음으로 단팥빵을 좋아하는 빵집을 찾았다. 여기는 이성당과 달리 생크림이 들어 있는 단팥빵라서 더 좋아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찾았는데, 빵은 없고 아이스크림 뿐이다. 밖에서 봤을때는 분명 빵집이 있었는데, 어디로 갔을까? 빵집은 2층에 있단다. 이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다. 살짝 수상했지만, 코로나19땜에 1, 2층이 아니라 2층만 빵집을 하는구나 했다.
듀드팡 1층은 빵집, 2층은 카페였다. 카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1층에 있던 빵이 2층으로 올라왔다. 예전에 비해 빵 종류는 많이 줄어든 듯 하지만, 좋아하는 생크림단팥빵과 맘모스빵은 여전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빵이 얼마 없는 줄 알았는데, 코너를 도니 또 있다. 카페와 함께 있다 보니 공간활용을 이렇게 한 듯 싶다. 1층에 있을때는 한 눈에 모든 빵이 다 들어왔는데, 지금은 찾아다녀야 만날 수 있다.
다 둘러 봤는데 생크림단팥빵과 맘모스빵이 없다. 워낙 인기가 많은 빵이라서 벌써 다 팔렸나 했다. 혹시, 설마 하면서 음료를 주문할때 물어봤다. 그런데 답변은 "주인장이 바꿔서 더이상 생크림단팥빵과 맘모스빵을 만들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매장을 봤을때 짐작을 했어야 했는데, 빵집 이름 그대로라서 아무 의심을 하지 않았다.
차라리 계산을 하기 전에 물어봤어야 했는데, 빵도 다 고르고 음료 주문까지 끝낸 후라서 그냥 먹기로 했다. 벚꽃구경하느라 오래 걸었기에 쉼이 필요했다. 근처에 아는 빵집이 없으니 플랜b도 없다.
카페인에 약하고 커피맛을 모르는 1인이다. 고로 커피머신계의 람보르기니로 불리는 에스프레소 머신(SPIRIT)에서 뽑은 커피가 맛있다고 뻥을 칠 수 없다. 단, 얼음이 크지 않고 작아서 그거 하나는 무지 좋았다. 2샷이 기본이지만, 쓴맛을 싫어해 1샷만 달라고 했다.
생크림과 딸기라서 골랐는데, 마리토쪼라는 빵이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 디저트란다. 원래는 이탈리아 디저트로 브리오슈 반죽에 생크림을 넣은 빵이다. 이탈리아어로 남편이라는 뜻의 Marito(마리또)에서 파생된 것으로 약혼녀에게 줄 반지나 보석을 크림 속에 숨긴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딸기마리토쪼(4,500원)가 이렇게 대단한 빵인지 먹을때는 전혀 몰랐다. 생크림단팥빵의 대체로 골랐을 뿐이다. 암튼 보는 그대로 딸기는 몇개 없지만, 생크림은 가득 들어있다. 생크림에 딸기인데 맛이 없으면 반칙이다.
돼지바 휘낭시에(4,300원)에는 부제가 있다. 궁금한 빵은 리스크가 크다. 모양은 돼지바가 맞는데, 맛은 돼지바스럽다라고 해야 할까나? 돼지바는 아이스크림으로 먹어야지 굳이 휘낭시에로 먹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둘아 만나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맛이다. 휘낭시에 특유의 고소함은 전혀 없고 달아 달아 무지 달다.
초코큐브(4,000원)는 겉모습만 봤을때 크루아상의 네모버전인가 했다. 바삭한 겉과 달리 속은 촉촉하겠지 했는데, 이런 예상치 못한 초코크림이 들어있다. 겉에 묻어있는 초코가루만으로도 초코는 충분한데, 초코크림까지 과하다 싶다. 크림은 흘러내리고, 초코가루는 떨어지고 총체적난국(?)이다. 얌전하게 먹을 수 없는 빵으로 인정, 허나 당충전은 확실히 했다.
벚꽃 보고, 빵 먹고, 참 좋은 나들이 코스였는데 이젠 안녕이다. 그리고 생크림단팥빵과 맘모스빵은 어느 빵집에 가야 먹을 수 있을까? 이제는 정말 그림의 빵이다.
2022.04.12 - 2022 벚꽃 나들이 안양천 철산대교~광명대교
2020.04.08 - 경기 광명 듀드팡 생크림과 단팥이 만나 빵이 되다 (feat. 반모스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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