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한가족숯불닭갈비 본점
짜장과 짬뽕을 고민하듯, 춘천닭갈비는 철판과 숯불을 고민한다. 둘 다 먹는 게 가장 현명하지만, 위대하지 못하니 선택을 해야 한다. 철판도 좋지만 혼자서 2인분은 불가능이다. 고로 숯불로 구운 담배한 간장닭갈비를 먹는다. 김유정역보다는 김유정문학촌에서 더 가까운 한가족숯불닭갈비 본점이다.
짜장보다 짬뽕을 좋아하듯, 철판보다는 숯불 닭갈비를 더 좋아한다. 40:60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그래도 잠시 고민을 했다. 김유정역에서 김유정문학촌으로 향하던 중 올드팝이 들린다. 공원같은 곳에 가면 클래식을 틀어주는 경우는 있는데, 여기는 올드팝인가 했다. 그런데 범인(?)은 한가족숯불닭갈비다.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는 숯불닭갈비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여기구나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 클래식에서 K팝 그리고 트로트까지 장르는 그때그때 다르다고 한다. 음악에 낚여서 여기에 온 사람~ 저요!
밖에서 봤을때와 달리 안으로 들어오니, 내부가 엄청 넓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늦은 오후에야 도착을 했는데, 브레이크 타임없이 영업 중이다. 관광지라서 휴식시간은 따로 없다고 한다. 혼자 왔다고 당당히 말하고 창가 옆으로 가서 앉았다. 돼지고지나 소고기는 여전히 혼밥이 어려운데, 닭갈비는 처음이 아니라서 그런지 겁나 자연스럽다.
아쉽게도 제일 좋아하는 목살은 없다. 간장은 소금구이인 듯하고, 숯불은 양념구이다. 숯불닭갈비가 매운 양념은 아닌데 잘 타서 담백한 간장닭갈비(13,000원)로 주문했다.
간장닭갈비가 자칫 심심할 수 있는데, 이때 부추무침을 더하면 조화가 딱이다. 샐러드는 닭갈비 먹기 전에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싹 해치웠다.
주인장이 닭갈비를 가져와 바로 불판에 올려버렸다. 아~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말 할 틈도 없이 벌어졌다. 1인분에 4점이라서 8점이 나왔나 보다. 불판에 고기를 올리고, 주인장은 이렇게 말을 했다. "고기에 기름이 올라올 때까지 10초가 되기 전에 고기를 뒤집어야 타지 않는다." 자주 뒤집으면 육즙이 빠지는데 했더니, 가위로 잘라야 빠지니 뒤집는 건 육즙과 상관이 없다.
사진을 찍으면서 뒤집으려고 하니 겁나 버겁다. 이런 내맘을 알았는지, 주인장은 다시 와서 집게를 잡았다. 원래 고기를 구워주지 않는데, 한가하거나 처음 온 손님에게는 구워준다고 한다. 부위가 닭다리 살 맞죠 하니깐, 엄밀히 말하면 닭넓적다리 살이고 이 부위를 싸이라고 부른단다. (엄마손길의 싸이버거가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아니라 넓적다리를 뜻하는 싸이였구나)
구글에서 검색을 하니, 날개와 더불어 가장 인기 있는 닭다리를 장각정육 또는 사이정육이라고 부르는데 장각정육은 닭다리살을 사이정육(Boneless Thigh)은 넓적다리에서 뼈를 발골한 살코기를 말한다. 장각정육과 사이정육은 닭다리를 가지고 어느 부위로 제품을 만드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유통업계에서 쓰는 용어라고 한다.
양념보다는 소금구이를 좋아하지만, 간장은 처음이다. 간장이라서 달달하면 어떡하지 했는데, 돼지갈비처럼 양념이 강하지 않다. 간장이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희미하다. 단맛과 짠맛은 줄이고, 담백한 맛은 살렸다. 은은하게 퍼지는 불향이 더해지니 이래서 숯불을 아니 좋아할 수 없다.
통닭을 먹을때는 퍽퍽한 가슴살을 좋아하지만, 닭갈비는 무조건 넓적다리 살이다. 숯불에 구우니 기름이 빠져서 느끼함은 일절 없다. 살은 야들야들, 껍질은 튀긴듯 바삭바삭하다.
담백하니 그냥 먹어도 좋지만, 남기지 않고 다 먹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상추에서 깻잎으로 알배추에서 쌈무+김치로 왔다갔다 하다보니, 불판 위에 고기가 있었는데 없어졌다.
혼자서 2인분을 먹을 때에는 철판보다는 숯불이다. 왜냐하면 철판은 닭고기에 양배추, 고구마 등 내용물도 많고 볶음밥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숯불은 고기뿐이라서 살짝 부담스럽긴 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때 주의할 점은 막국수를 포기해야 한다. 불이 좋고, 고기가 좋고, 굽기 실력까지 삼박자가 완벽한 간장닭갈비를 만났다.
2021.11.25 - 닭목살 소금구이를 좋아한다면 구로동 강촌숯불닭갈비 본점
'맛을찾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서울역점 (30) | 2022.05.13 |
---|---|
알싸한 풍미 가득 마늘통닭 전남 순천 풍미통닭 (33) | 2022.05.06 |
대빵 큰 디저트가 가득 부암동 스코프베이크하우스 (18) | 2022.05.04 |
제철 키조개를 산지에서 전남 장흥 바다하우스 (feat. 키조개마을 ) (18) | 2022.05.02 |
바삭하니 촉촉해 후라이드 통닭 부암동 계열사 (28) | 2022.04.29 |
생크림단팥빵 이젠 안녕~ 경기 광명 듀드팡 (22) | 2022.04.19 |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새우볶음밥 용강동 노독일처 (23) | 2022.04.18 |
부산역에 삼진어묵 매장이 있다? 없다? (27) | 2022.04.14 |
살얼음 동동 육수 쫄깃한 면발 부산 초량밀면 (28) | 2022.04.13 |
맵지 않아서 좋은 돼지불백 부산 원조 초량불백 (24) | 2022.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