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커피번 단단한 초코스콘 산미가득 롱블랙 도화동 프릳츠
사약 같다고 찡얼대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산미 원두를 좋아하는 커피애호가가 됐다. 쓴맛 뒤에 감춰진 고소함을 찾아내더니, 향미에 산미까지 카페인 수혈이 아닌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고 있다. 나름 업그레이드가 됐으니 혼자만 꽁꽁 숨겨뒀던 그곳으로 향한다.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프릳츠 1호점 혹은 도화점이다.
주말에는 줄서서 기다릴 정도로 찾는 이가 많다고 해서 평일에 왔는데, 줄까지는 아니더라도 1층은 만석 2층은 딱 한자리가 남아있다. 가방을 던져놓고 다시 1층으로 내려온 후 전경을 담았다. 중앙은 빵 진열대, 오른편은 원두와 굿즈 그리고 왼편은 카운터와 음료를 만드는 곳이며 그 뒤로 테이블이 놓여있다.
프릳츠는 빵뿐만 아니라 커피도 진심인 사람들이 만든 곳이라고 하면 될까나? 베이커리카페에 가면 다크원두와 디카페인 2종류만 있는데, 여기는 서울시네마라는 이름의 산미 원두가 있다. 그외 여러 원두도 있긴 하나, 가격이 다르다. 즉, 더 비싸다는 거.
아메리카노를 주문할까 하다가 같은 가격에 롱블랙도 있다. 물과 커피 순서에 따라 달리 부른다고 하던데, 왠지 롱블랙(4,600원) 더 끌린다. 얼죽아도 아니면서 아이스로 주문했다가, 떠났던 코감기가 다시 찾아왔다는 거, 안 비밀이다.
순서는 기억나지 않지만, 물이 먼저냐? 에스프레소가 먼저냐?에 따라 아메리카노가 되고, 롱블랙이 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받고 나니, 양이 너무 적다. 컵 용량이 250ml 정도 될까? 양을 보고 그냥 아메리카노를 마실 걸, 바로 후회했다.
그리하여 폭풍 검색을 해보니,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와 물의 비율이 1:4~1:5 정도, 롱블랙은 1:1~1:2라고 한다. 물의 양이 적으니 커피는 더 진한 맛을 내야 할 텐데, 얼음 때문인지 몰라도 진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산미 원두가 주는 청량감이랄까? 밝고 산뜻해서 좋았다.
원재료에 생크림이 있기에 혹시 생크림 커피번인가 했더니 그냥 커피번(3,500원)이다. 뭔가 속은 느낌이 드는 건, 아마도 나만의 착각이겠지. 그래서 실망스럽다고 해야 하는데, 사르르 부서지는 바삭함에 폭신하니 부드러운 빵이 꽤나 매력적이다. 겉은 쿠키나 구움과자 같지만 빵은 촉촉 달달하니 이름처럼 커피와 겁나 잘 어울린다. 소금빵처럼 가운데 보이는 구명은 눅진한 버터가 담당하고 있다.
스콘을 먹을 때는 딸기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더해야 하지만, 프릳츠의 초코스콘(3,900원)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초콜릿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초코칩으로 인해 퍽퍽하지도 않고, 단단해 보이는 모양새와 달리 입에 넣으면 부드러워진다.
빵인 듯 과자 같은 스콘에 소금빵의 달달한 버전 같은 커피번 그리고 산미 가득한 롱블랙까지 좋은 선택이었다. 허나, 커피는 양이 많은 아메리카노로 마셔야겠다.
2024.04.07-미술관 옆 베이커리카페 원서동 프릳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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