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는 독립문영천시장에 있는 베트남시장쌀국수에서~ (feat. 달인꽈배기)
겨울이 오니, 뜨끈한 국물을 찾게 된다. 탕이나 국밥도 좋지만, 느낌만이라도 더운 나라의 음식이 먹고 싶다. 그렇다면 가야 할 곳은 여기다. 가성비는 기본, 양에 맛까지 만족스러운 독립문영천시장에 있는 베트남시장쌀국수다.
쌀국수를 좋아하는데, 자주 먹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베트남시장쌀국수를 알아버렸으니깐. 베트남 현지가 아닌 서울에서 푸짐한 쌀국수를 8,000원에 먹을 수 있는 데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죄송합니다~
혼밥이기도 하고 브레이크타임이 없으니, 2시 언저리에 도착했다. 세 번째 방문인데 이렇게 한산한 분위기는 처음인 듯하다. 오자마자 앉기도 전에 주문부터 하고, 바로 셀프바로 달려간다. 고수킬러에게 베트남시장쌀국수는 칭찬받아 마땅한 집이다. 왜냐하면, 고수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깐.
베트남쌀국수(8,000원)에 월남쌈 1줄은 세트 같은 구성인데 쌀국수만 먹는다. 독립문영천시장에 오면, 1차는 여기서, 2차는 저기로 가야 하니깐.
고수를 한번 더 가져올까 하다가, 과유불급인 듯싶어 꾹 참았다. 이정도로 은근 아니 꽤 많다는 거, 안 비밀이다. 테이블마다 소스가 비치되어 있다. 왼쪽부터 해선장, 칠리 그리고 레몬즙이다. 참, 겁나 매운 고추소스가 있는데, 맵(순)둥이에게는 저 칠리소스도 겁나 맵다.
고수를 넣기 전 국물은 향신료 향이 미세하게 나는 한국화에 성공한 쌀국수 같다. 그런데 고수를 넣으면, 베트남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언저리에 순간이동을 한 듯 향이 세진다. 그래~ 이맛이야! 호불호가 있지만, 베트남이나 동남아 음식에 고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생각하는 1인이다.
쌀국수를 이렇게나 좋아하면서, 다른 곳은 아니 가는 바보가 여기 있다. 베트남시장쌀국수보다 퀄리티가 엄청 좋은 곳이 있을 거다. 하지만 사태, 힘줄, 곱창 등 부재료를 고를 수 있는 곳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못 먹으니깐.
고기보다는 고수, 면발 그리고 국물을 우선적으로 따지는 1인에게 베트남시장쌀국수만큼 좋은 곳은 없다. 고기는 적당히 들어있으며, 면발은 부들부들하니 목넘김이 좋고, 고수는 마음껏, 국물은 깔끔, 시원, 개운하다.
작은 통에 들어있는 시뻘건 소스가 겁~~~~나 매운 고추기름이다. 조금만 넣어도 맵다고 하기에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칠리소스만으로도 충분히 맵기 때문이다. 용기 내서 고추기름을 넣어볼까 하다가, 해선장+칠리소스에 비빈 쌀국수를 먹었다가 무지 혼났다. 이 집 칠리소스는 유독 맵다.
칠리소스 범벅 쌀국수를 먹고 난 후, 조신하게(?) 담백함으로 끝까지 갔다. 매운맛에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조금만 매워도 속이 무지 아프고 다음날에는 변기와 친구를 맺어야 한다.
사태, 힘줄, 소곱창 쌀국수를 좋아했더라면 메뉴가 무지 아쉽다고 할 텐데, 그 반대라서 매우 몹시 행복하다. 베트남시장쌀국수보다 가성비에 푸짐, 고수 무제한을 이기는 곳이 나타나기 전까지 쌀국수는 독립문영천시장에서 먹을 거다.
어느새 공식이 되어 버렸다. 베트남시장쌀국수에서 쌀국수를 먹고, 달인꽈배기에서 꽈배기를 먹는다. 쌀에 밀가루까지 탄수화물 파티이지만, 둘 다 놓칠 수 없다. 그나저나 갓나온 꽈배기를 먹는다. 아싸~
가볍게 천원어치만 사려고 했는데, 갓나온 꽈배기를 보고 나니 머리와 달리 입은 "6개(2,000원) 주세요."라고 말을 해버렸다. 너무 많다 싶었는데, 하나씩 먹다 보니 어느새 봉지만 남았다는 거, 쉿~ 비밀이다. 바삭함에 쫀득함까지 꽈배기를 먹기 위해 쌀국수를 먹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가 됐든, 둘 다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
2024.03.08-비빔국수라 쓰고 분짜라 읽어요~ 영천동 베트남시장쌀국수 (feat. 달인꽈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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