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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영롱하고 신기한 세계장신구박물관

예나 지금이나 반짝이는 돌을 싫어하는 이는 없을 거다. 원석을 갈고닦아서 목걸이, 반지, 팔찌, 귀걸이, 발찌 등으로 치장을 하고 싶다. 사치품이라고 욕을 먹어도 좋으니, 휘황찬란하게 착용하고 싶다. 이상은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는 바람이라는 것을 밝힌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세계 5대 박물관이라는 세계장신구박물관, 치장은 못하더라도 눈요기는 원 없이 했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은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5나길 2에 있어요~

장신구 박물관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관람료가 만원이다. 사립이니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과하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하지만, 관람을 끝내고 다시 저 문을 열고 나올 때는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만큼 만족했기 때문이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의 이강원 관장은 외교관의 아내로 30여 년 동안 60개국에서 3,000여 점의 장신구를 수집했다고 한다. 박물관에는 1,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이 관장은 세계 전통 및 현대 장신구의 수집, 보존을 통해 현시대의 시각 디자인에 대한 연구와 장신구를 통해 다양한 국가와 민족의 역사, 사회, 예술 등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고자 박물관을 설립했다.

 

1층에는 기념품 샵~
5천만 년 이상 지구의 숨결을 담고 있는 호박벽

호박은 고생대의 나무로부터 흘러나온 송진의 화석이자, 부드럽고 따뜻한 황금색의 보석이기도 하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호박 속에 들어 있는 모기의 피로 공룡을 만든다? 무지 기발한 아이디어구나 했는데, 그 호박을 여기서 원 없이 본다. 영화처럼 저 안에 공룡이 살았던 시기에 생존했던 모기가 혹시나 있을까 싶어, 유심히 살펴봤다.

 

지구 저편의 남녀가 착용했던 팔찌와 발찌
팔찌 중앙아시아 20세기 / 팔찌쌍 에리트리아 19세기

예전부터 팔찌와 발찌는 착용한 사람들의 사회적 신분, 권력, 재산 표시 및 보호용 부적으로 쓰여 왔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생애에서 아주 중요한 때에 팔찌를 착용했다. 이름을 지을 때, 사춘기가 시작될 때, 결혼 할 때나, 아이를 분만할 때 등등.

팔찌와 달리 발찌는 지상의 악령으로부터 보호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신랑이 그의 신부에게 팔찌를 주는 것이 관례가 되기도 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일리야 카바코프가 그의 부인 에밀리아를 위해 디자인한 반지이다. 그런데 반지 모양이 나무 잎에 쉬고 있는 파리라고 한다. 왜 하필 파리일까 했더니, 작가의 가장 유명한 모티브의 하나로서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단다.

 

남자 제사장 11세기 / 제물을 거두는 소녀 12세기 / 여자 제사장 11세기

콜롬비아 원주민들에게 금은 종교적, 문화적 의식에서 중요하게 사용되었다. 그들은 금으로 장식하고, 사자를 금과 함께 묻고, 소금 같은 귀한 물품과 금을 교환하기 위해 해안지방에서 고원지대에 이르기까지 통상루트를 만들었다.

 

목걸이가 겁나 커요~
금실로 만든 목걸이로 직접 만질 수 있어요~
목걸이 파키스탄 20세기 초 / 결혼식 목걸이 오만 19세기
목걸이 중국 20세기 은 / 목걸이 소말리아 19세기 금
에티오피아 십자가

에티오피아 십자가는 믿음의 희열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상징물이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독특하다. 두 개의 커다란 원이 설로 꼬여있는 모양은 하늘과 땅 또는 천지창조의 정신적, 물질적 세계를 상징한다. 빼어난 조형미는 종교의 유무를 떠나 세계 여러 곳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웨딩드레스 이탈리아 1940년 진주, 납유리, 실크
명상을 들게 하는 마스크 벽
나아지리아 상아

아프리카 마스크는 영혼, 조상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힘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미의 마스크는 보통의 것을 특별한 것으로, 자연의 상태를 초자연적인 상태로 바꾸는 수단이 된다. 마스크 착용자인 샤먼(주술자)은 신을 대신할 뿐 아니라 그 자산이 바로 신이 된다.

 

다미아니 진주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아르데코 진주 다이아몬드 칵테일 반지 프랑스 1970년대
산호 오닉스 다이아몬드 목걸이 프랑스 1920년대
등불의 숲을 거니는 듯한 근대장신구의 방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줌으로 당겨서 담았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엽 사이 유럽 예술계에 두 가지 새로운 사조가 등장했는데, 아르누보와 아르데코가 그 주인공이다. 안내문에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장식이 화려하고 이집트의 영향을 받아 스핑크스와 거북 등의 장신구가 유행했단다. 그래서 그런지, 방 안에 있는 장신구가 꽤나 화려하다. 

 

조지안 시대 금 자수정 팔찌 영국 1830년대

콘다쿠라라고 알려진 이 머리핀은 단도처럼 끝이 뽀족한데 윗부분은 부타(물방울 모양의 야채 모티브) 꽃모양의 장식이 되어 있다. 섬세하게 나뭇잎 모양으로 세공된 부분은 루비, 다이아몬드와 진주로 세팅되어 있다.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스리랑카 상류층 여성들이 착용했으며, 말레이시아 말라카지방의 여인들도 유사한 머리핀을 착용했다.

 

어떤 장식구가 있을까 싶어 기대하고 3층으로 올라왔는데, 뜬금없이 그림만 잔뜩 있다. 처음에는 장신구와 그림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왜냐하면, 그림 속 주인공들 모두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1665

소녀의 동그란 눈망울과 촉촉한 입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커다란 눈물방울 모양의 진주귀걸이이다. 여성의 귀는 사랑하는 애인이 가장 먼저 접근하고 싶은 신체부위이며, 여자는 충성스럽게 이 부분을 불결한 언어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귀에 매달린 진주는 사랑하는 애인에 대한 순결을 상징하는 영적인 아름다움으로 해석된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전망은 그닥!
머리 장식 관 / 모로코 / 은, 산호, 칠보 / 20세기
코르셋 / 케냐 / 비즈, 가죽 / 20세기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은 네이버에서 사전 예약을 한 후에 방문해야 한다. 관람 시간은 1시간 정도 되는데, 시간을 초과하면 안 된다. 직원에게 해설을 요청하면 매우 친절하게 알려준다. 

 

관람을 하고 나니 기념품이 눈에 확 들어와~

박물관이사 미술관에 있는 기념품을 대체로 자체(혹은 외주) 제작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세계장신구박물관은 기념품조차 수집품이라고 한다. 호박 하나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가격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는 거, 쉿~ 제발 비밀이다.

2013년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움 10대 박물관으로 선정, 2015년에는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영국의 왕실박물관과 함께 죽기 전에 봐야 할 세계 5대 박물관이 선정이 됐다고 한다.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박물관이라는 거, 인정을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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