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갓흔 자수"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in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사적 영역에서 전수되고 제작해 사용하던 자수는 학교령 공포와 함께 수예에 포함되어 여성교육의 핵심으로 부각되었다. 당시 여성교육의 목적은 "여자에게 적당한 우미의 예술을 가르쳐서 안으로는 현모양처가 되고 밖으로는 문명을 보완하는 기술자 및 교육자를 양성"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때의 자수는 근대국가의 바람직한 국민으로서 여성에게 부가된 교양이자 노동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엘리트 여성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자수를 공부하는데, 대부분 도쿄에 위치한 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유학했다. 제2 전시실에서는 교육과 전시를 통해 미술 공예로 거듭난 자수 실천의 변화를 살펴본다.
자수는 아니지만,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여기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노부는 늙은 부인이라는 뜻이다. 이때만 해도(6월에 방문)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이로구나 했는데, 담배를 펴도 좋으니 엄마가 내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자수 시키시는 졸업을 앞둔 여자미술전문학교 자수과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작이다. 동일한 작품을 2점 제작해 한 점을 학교에 제출하도록 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화면에는 직접 근교로 사생을 나가 그린 풍경화와 엽서에 실린 유럽 전원 풍경과 정물, 화조 등의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이화는 작가가 집 근처를 산책하다 사진으로 찍은 배밭의 풍경을 수놓은 작품이다. 일반 자수실보다 얇은 꼰사를 사용해 빛의 방향에 따라 자수의 결과 색이 미세하게 변화하는 느낌을 배가 시켰다.
전경에 있는 버드나무와 소나무 등 다양한 종의 나무와 바위, 중경의 섬과 정자, 그 주변을 배회하는 돛단배, 안개에 싸인 원경에 따른 대상 표현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담백한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자수 특유의 독특한 질감과 배색이 주는 묘미가 잘 어우러졌다.
무궁화 가지로 한반도 형태를 취하고 무궁화꽃 열세 송이로 조선 13도를 표시했다. 제주도와 울릉도를 표현하면서 화면 오른쪽에 조선해방 독립기념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당시 여학생들은 기본 도안을 조금씩 변형해 다양한 무궁화 지도를 수놓았다.
등꽃 아래 공작은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3년에 걸쳐 공동제작한 대형 자수 병풍이다. 흰 등나무 꽃이 탐스럽게 핀 아래 한 쌍의 공작이 노닐고 있는 장면을 섬세하게 수놓았다. (제2전시실에서 가장 감명있게 보고 또 본 작품)
해금강은 파노라마식 구성에 화려하지 않은 톤의 색실을 사용해 해금강의 절경을 묘사하고 있다. 화면 가득히 빼곡하게 수놓아져 있는데, 유화 느낌이 강하다. 암석과 산은 여러 층과 방향으로 수놓아 풍부한 질감을 강조하고 하늘과 강은 수평으로 수놓아 부드러운 결을 살렸다.
2부는 여기까지, 3부 우주를 수건 삼아 아래 링크에~
2024.07.24-"우주를 수건 삼아"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in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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