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장식구는 넘 실험적이야~" 장식 너머 발언 (in 서울공예박물관)
겨울에는 이불 밖이 무섭고, 여름에는 에어컨 밖이 무섭다. 더위를 피해 찾은 서울공예박물관, 시원한 공예도서관에서 책을 보다가 문득 기획전시가 궁금해졌다. 막 시작하는 전시였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테지만 3일 후면 끝나는 기획전이 있다. '장식 너머 발언' 지금은 관람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왜냐하면 7월 28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장식 너머 발언은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현대장신구가 보여주는 다양한 형식 실험과 개념적 전위를 다룬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장신구를 원 없이 보는 날인가? 서울공예박물관에 오기 전, 세계장신구박물관을 먼저 들렸기 때문이다.
작가 111명(팀)의 작품은 신체와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상 속에 투영된 자연을 담는가 하면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시공간에 얽힌 담론을 표출한단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이 고대장신구의 역사라면, 장식 너머 발언 기획전은 현대장신구의 여정이다.
1부 장신구 아방가르드
한국와 오스트리아의 초기 현대장신구 작가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1970년대 오스트리아 장신구 작가들은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워 사회·정치적 구조를 비판하며 과감한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한국의 작가들은 자연과 신체를 주요 작업 대상으로 채택해 이를 은유적이면서도 상징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한국의 주얼리 아방가르드를 이끌었다.
2부 현대장신구의 오늘
한국과 오스트리아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양국 현대장신구의 공통된 주제로 감지되는 신체, 자연, 서사를 각자의 언어 그대로 살려 대구를 이루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작가들은 장신구를 제작하면서 착용 실험을 넘어 젠더에 관한 담론의 장을 펼치는가 하면, 자연에 대한 반성적 태도와 숭고함을 표현하고 사회적 모순이나 고정관념을 지적하는 등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3부 현대장신구의 내일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작가 10인을 통해 미래의 제작 환경을 고려한 작업 방식과 태도를 살펴본다. 한국은 특유의 유연함으로 3D제작기법, 플라스틱과 같은 산업 소재를 실험하는 등 최신의 기술과 재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다양한 재료를 기반으로 기존 생산방식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이나 현대사회에서 현대장신구가 보여줄 수 있는 발언적 기능에 더 주목한다.
회화에 비해 공예는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현대장신구라서 그런 것일까? 겁나 심오하다. 작가이름과 작품명 옆에 나와있는 QR코드를 확인했다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작품으로 보면 괜찮은 듯싶다. 그런데 직접 하라고 한다면, 정중하게 사양할 듯싶다. 왜냐하면, 소화자신이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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