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브런치빈
카페는 오래 머물 수 있고, 식당은 밥을 먹을 수 있다. 브런치카페는 이 둘은 동시에 다 누릴 수 있다. 카페와 식당의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으니, 느긋하고 여유롭게 지금 이순간을 즐긴다. 혼밥러를 위한 세트메뉴까지 있어 더할나위 없다.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브런치빈 목동점이다.
지난 4월 일산에 있는 브런치빈에서 세트1번 빵과 커피를 즐겼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을 못가는 바람에 끼니 해결보다는 카페에 온듯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배가 고프다. 근처에 브런치카페가 있지만, 갔던 곳이라서 여기로 향했다. 체인점이지만 일산과 목동은 다르니깐. 1시 언저리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겁나 많으며, 98%가 여성이라는 거, 안 비밀이다.
마음은 파스타에 샐러드에 피자까지 다 먹고 싶지만, 위대하지 않아서 무리다. 세트4가 더 끌렸지만, 자신이 없어 세트3(13,800원)으로 결정했다. 파스타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음료는 아메리카노다.
파스타 메뉴판에서 쉬림프 알리오 올리오(12,900원)로 결정하고, 음료는 늘 그러하듯 얼음 동동 아이스 커피다. 단품과 세트 가격을 비교하니, 커피가 거의 공짜다. 가성비가 좋다고 하더니, 인정을 안할 수 없다.
일산점에서 갔을때, 커피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브런치빈의 아메리카노는 롱블랙으로 짙은 크레미와 강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다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산미는 없는 듯 하고, 진한 향은 맘에 들지만 역시나 쓰다.'
이때까지만 해도 믹스커피가 내 생애 최고의 커피라 여겼던 시절이라서, 아메리카노는 사약같은 맛이었다. 커피애호가가 된 지금은 덜 쓰다? 아니 무지 연하게 느껴진다. 이래서 인간을 간사한 동물이라고 하나보다. 너무 연해서 샷추가를 할뻔 했다.
브런치하면 정성스럽게 구운 팬케익에 프렌치 토스트 그리고 샐러드와 과일 등등 미국식 브런치가 떠오른다. 다양하게 먹을 수도 있지만, 단출하게 먹고 싶었다.
혼자가 아니라면, 파스타에 샐러드 등 푸짐하게 주문해서 먹었을 거다. 맛보다는 수다가 우선이겠지만, 그래도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혼밥은 푸짐은 포기해야 한다. 그래도 맛은 제대로 음미할 수 있으니 괜찮다.
파스타가 아니라 스파게티로 불렀을때는 토마토가 최곤줄 알았다. 그러다 맛을 알게 되면서 봉골레로 갔다가, 지금은 오일 파스타에 정착했다. 오일이라서 기름이 과다할 듯 싶지만, 콩기름이 아닌 올리브오일이라서 괜찮다.
쉬림프 알리오 올리오는 적당히 탱글탱글하면서 심이 살아있는 파스타 면에 새우, 블랙 올리브, 루꼴라, 마늘, 버섯 등 다 좋아하는 녀석들(?)이다. 메뉴판에는 매콤한 오일 파스타라고 나와있는데, 그닥 매콤하지 않다. 페페론치노가 보일때 마다 건져냈다는 거, 안 비밀이다.
골라먹는 재미가 아니라 올려먹는 재미가 있다. 부재료가 워낙 많으니, 하나씩 올려서 먹어도 좋고, 합창단(?)으로 만들어서 먹어도 조화롭다. 전체적으로 오일이 감싸고 있어 튀는 맛은 없지만, 그렇다고 재료의 맛을 죽이지도 않았다.
생마늘을 저렇게 올려서 먹으면 힘들겠지만, 기름에 볶으면 알싸함은 사라지고 고소함만 가득이다. 마지막 사진은 늘 세피아 톤으로 마무리 하는데, 후보정하기 귀찮아서 한입만을 담겨두고 카메라에 담았다. 브런치빈의 세트3은 혼밥러를 위한 메뉴같아서 부담없고, 커피는 덤으로 마시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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