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카페잇트
밥집은 신상(?)보다는 노포를 좋아하지만, 빵집은 아니다. 밥집에 비해 덜 두렵고 실패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빵집은 밥집과 달리 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서 진열대를 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나와야지 했는데, 그냥 주저 앉았다. 성북동 골목에 있는 아담하지만 알찬 베이커리카페 카페잇트이다.
성북동에는 나폴레옹제과점이라는 재벌급 빵집이 있다. 좋아해서 자주 갔는데, (주어없음) 방문 이후로 발길을 당분간 끊기로 했다. 늘 가던 곳이 있을 때는 다른 빵집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데, 못가게 되니 다른 빵집을 찾고 또 찾게 된다. 카페잇트는 성북동에서 발견한 세 번째 베이커리카페이다.
외관을 봤을 때는 건물 전체를 다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1층만 빵집이다. 베이커리카페라고 하기에는 빵 종류는 꽤 허전하지만, 카페 공간은 아담하니 괜찮다. 근처에 예전에 자주가던 평양만두 전문점 하단이 있다. 지난 5월에 오픈을 했다고 하니, 따끈따끈한 신상(?) 빵집이다.
그리고 더티초코와 블루베리 크림치즈, 콘과 소세지 페스츄리가 있다. 베이커피카페보다는 디저트카페라고 해야 할 정도로 빵 종류는 많지 않지만, 전메뉴 도장깨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다 좋아하는 것들만 있다.
잇트슈페너가 이집의 시그니처라고 하는데 크림, 우유 그리고 달달함이 들어 있는 커피보다는 그냥 커피가 좋다. 고로, 얼음 동동 아이스 아메리카노(4,000원)를 주문한다.
딱히 알고 방문하지 않았고 그저 운이 좋았다. 9월 11일부터 23일까지 성북동 문화재 야행을 하는데, 인스타에 태그와 함께 인증샷을 올리면 빵을 10% 할인해 준단다. 여기에 마들렌은 20% 자체 할인 중이라서 저렴(-1,500원)하게 구입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이제는 샷추가를 고려해야 하나? 쓴맛보다는 진한 고소함이 느껴지면, 거부감없이 가뿐하게 마실 수 있다. 참고로, 믹스커피만이 전부였던 1인에서 블랙 커피만을 즐기는 커피애호가로 거듭났다.
소금빵이라 쓰고 공갈빵이라 읽어야 할 듯 싶다. 이렇게 속이 뻥 뚫린 바질소금빵(3,500원)은 처음이다. 왠지 모르게 속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 괜찮다. 카페잇트의 소금빵은 속보다 겉이 진국(?)이기 때문이다.
튀김이 친구하자고 할 정도로 극강의 바삭함으로 한 입 베어물면 원하지 않아도 ASMR을 하게 된다. 바질은 고명으로 겉에만 뿌려졌구나 했는데, 반죽에 바질을 넣었는지 겉과 속 모두 바질이 들어있다. 그로 인해 바질 풍미가 엄청나다.
바삭함과 바삭함 사이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랄까? 레몬마들렌(3,000원)은 겉을 감싸는 설탕 코팅을 빼면 부드러움 그 자체다. 레몬케익같은 상큼함에 카스테라같은 부드러움으로 인해 아메리카노랑 잘 어울린다.
생김새는 후렌치파이의 고급버전같은데, 모양만 비슷할 뿐 맛은 하늘과 땅 차이다. 블루베리와 라즈베리 중 고민을 하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라즈베리파이(2,500원)를 많이 찾는단다. 전메뉴 도장깨기를 할 테지만, 첫방문이니 인기 많은 빵으로 골랐다.
소금빵만으로도 충분히 바삭함을 즐겼는데, 이건 저세상급 바삭함이다. 통으로 들고 먹어야 하는데, 블로거라서 속을 보여줘야 한다. 반으로 자르는데 우수수 파이 조각이 떨어진다. 파이류를 자주 먹었는데, 이렇게 치킨 튀김옷같은 겹은 처음이다. 센터에 있는 새콤하고 달달한 라즈베리잼에 집중해야 하는데, 파이 자체가 몹시 맘에 든다. 특히, 한 겹 한 겹 따로 먹을 때가 훨씬 좋다는 거, 안 비밀이다.
성북동에서 베이커리카페 찾기는 잠정 보류하고, 전메뉴 도장찍기가 끝날 때까지는 "카페잇트, 너만 보인다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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