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동 락희옥 마포본점
멍게비빔밥을 주문하면 된장찌개가 같이 나온다. 시판보다는 시골 할머니집에서 만든 듯한 깊고 진한 된장으로 끓였다. 메뉴판에 된장국수가 있기에, 당연히 그 된장일 줄 알았다. 그런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쉽고도 아쉽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락희옥 마포본점이다.
락희옥을 좋아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브레이크타임이 없다. 둘째, 늦은 오후에 가면 한산해서 혼밥하기 좋다. 셋째, 재료의 선도가 좋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소맥은 있는데 소주가 없고, 선도가 좋다보니 가격대가 꽤 사악하다. 그래서 메인메뉴보다는 식사메뉴에 집중한다. 멍게비빔밥을 가장 좋아한다는 거, 안 비밀이다.
좋아하는 멍게비빔밥을 먹을까 하다가, 늘 궁금했던 된장국수(9.000원)를 주문했다. 이때, 물어봤어야 한다. "멍게비빔밤에 나오는 그 된장으로 끓인 국수인가요?" 메뉴판에는 구수한 된장 육수에 쫄깃하고 도톰한 국수를 보글보글 끓여낸 면요리라고 되어 있기에,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락희옥의 반찬 중 배추김치와 멸치볶음 그리고 알배추와 친구들(취청오이, 오이고추)는 변함이 없다. 열무김치는 겨울과 초봄을 제외하고는 나오는 듯 싶고, 나머지 하나는 매번 바뀐다.
이번에는 맛살, 콩나물, 부추 등을 넣고 냉채처럼 무친 듯 싶은데, 처럼이라 그런지 새콤하지 않다. 고로, 나의 취향은 아니다. 늘 나오는 반찬이지만 꾸덕한 단맛이 매력적인 멸치볶음을 제일 좋아한다. 애피타이저처럼 염도가 낮은 쌈장에 채소를 찍어 먹는데, 오이고추답지 않게 맵다.
왼쪽은 멍게비빔밥을 주문하면 나오는 된장찌개고, 오른쪽은 된장국수이다. 면을 넣어서 연해진 건가 싶었는데, 비교를 하니 다른 된장을 사용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된장이 다르다고 확인사살(?)을 해줬다. 아~ 주문하기 전에 미리 물어볼걸, 당연히 그럴 거라고 판단한 나의 실수이다.
짠맛이 있더라도 깊고 진한 된장이 좋은데, 된장국수는 된장맛보다는 단맛이 앞선다. 메뉴판에 구수한 된장육수라고 나와있는데, 전혀 구수하지 않다.
참, 사진리뷰(네이버 영수증리뷰) 이벤트를 하느라 시간을 지체했더니 면발이 살짝 불었다. 그런데 국물만 줄어들었을 뿐, 면발은 도톰해서 괜찮다.
딱봐도 칼국수 면발인데 왜 된장국수라 했는지 모르겠다. 고로, 국수라 쓰고 칼국수라 읽어야 한다. 도톰해서 더 쫄깃한 면발은 단독으로 먹기 보다는 배추와 열무김치 그리고 멸치볶음을 올려서 먹어야 한다. 그래야 된장의 달달함이 덜 느껴진다.
된장국수가 나에게 큰 실망을 줄 거라 미리 예상을 했던 것일까? 지난 여름에 김치말이국수를 먹으러 왔을 때도 하지 않던, 사진리뷰 이벤트를 했기 때문이다. 네이땡 영수증 리뷰를 자주하지 않아서 찾는데 한참 걸렸다는 거, 안 비밀이다.
메뉴판에는 매콤한 김치소를 메밀 전병으로 돌돌 말아서 바삭하게 구운 요리라고 나와있다. 된장국수와 달리 정확한 표현이다. 메밀김치군만두랄까? 만두피는 바삭하니 쫀득하고, 만두소는 적당히 매콤하다.
마지막 사진의 소제목은 '주객전도'. 이벤트로 받은 김치메밀전병이 돈을 내고 주문한 된장국수보다 백만배 더 좋다. 영수증 리뷰를 하지 않았라면, 역시 락희옥은 멍게비빔밥이야 하면서 실망했을 텐데 메밀전병이 살렸다.
둘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된장국수는 된장이 달라서 매우 몹시 아쉬웠지만, 김치메밀전병이 예상과 달리 무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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