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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동 락희옥 마포본점

계절을 타는 곳은 아니지만, 주로 봄에 간다. 봄향기 가득한 도다리쑥국에 주황빛깔 멍게비빔밥을 먹기 위해서다. 완연한 여름 공덕동에 있는 락희옥 마포본점을 다시 찾은 건, 여름이니깐 시리즈에 어울리는 김치말이국수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락희옥 마포본점!

락희옥은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 언제나 느즈막에 방문을 한다. 왜냐하면 혼밥은 한산한 분위기에서 즐겨야 하니깐. 요리(안주)류는 겁나 사악한 가격이지만, 식사메뉴는 나름 합리적이다. 고로, 혼술 아니고 혼밥을 하러 간다.

 

오프런은 절대 아니고, 느즈막에 오다 보니 가끔은 요렇게 첫손님(?)이 되기도 한다. 당당하게 한 명이라고 말하고 자리에 앉는다. 테이블은 대체로 2명으로 세팅이 되어 있는데, 직원이 알아서 하나를 쓱 가져간다. 

 

왼쪽은 겁나 사악해~

브레이크타임이 없으니 낮술하기 딱 좋은데, 안주류는 물론 주류도 꽤 사악하다. 요즘 알콜을 멀리하고 있는데, 여름에는 더 멀리하고 있기에 식사메뉴에 집중한다. 멍게비빔밥과 된장국수 중 고르지 못하고 있는데, 인기메뉴로 표시되어 있는 김치말이국수(10,000원)에 딱 꽂혔다. 

참, 점심메뉴가 따로 있지만, 식사메뉴도 단독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황금배율로 말아준다는 쏘맥(200ml)이 살짝 끌렸지만, 가격이 겁~~나 사악하다.

 

락희옥 마포본점 김치말이국수 등장이요~
이 집 반찬 잘한다네~
따로 판매를 하는 멸치볶음 / 부드러운 달걀말이
아삭한 열무김치 / 저염 쌈장에 알배추와 오이 그리고 오이고추

오이는 크게 백다다기, 가시 그리고 취청오이가 있다. 저 오이는 어떤 오이일까? 백다다기오이는 녹색이 아니라 이름처럼 흰색이 가까운 연한 빛을 띠고 있고, 가시오이는 진한 녹색이지만 이름처럼 굵은 가시가 있다.

그럼 남은 건 하나뿐이니, 정답은 취청오이다. 진한 녹색을 띄며 돌기가 조금 있다. 취청오이로 입맛을 돋우고 김치말이국수를 맞이한다.

 

살얼음 동동일 줄 알았는데 얼음 없다~

그릇부터 모양새까지 화려함없이 투박하고 수수하다. 하지만, 저 안에 엄청난 깊이를 뽐내는 맛이 숨어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락희옥에서 실패를 한 적이 한번도 없으니깐.

 

머리가 쨍할 정도로 차가운 육수는 아니지만, 적당히 시원하다. 김치말이국수이니 김치국물일 거라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이다. '한우 양지머리 육수를 넣어 익힌 김치국물에 총총 썬 아삭한 배추김치, 쫄깃한 수연 소면을 즐기는 메뉴'라고 메뉴판에 나와 있다. 

양지육수와 김치국물의 비율은 모르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양지:김치 = 3:7인 듯 싶다. 고기육수의 묵직함은 있는데, 맛이나 향은 김치국물이 지배하고 있다.

 

수연 소면은 뭘까? 비비고 만두처럼 브랜드 이름일 줄 알았는데, 손 수(手)에 늘일 연(延)으로 면을 한올한올 손으로 늘려서 만든 면이라고 한다. 먹을 때는 국물이 시원해서 소면이어도 잘 불지 않고 탄력이 좋구나 했다. 이름값하는 소면인지 모르고, 그저 육수가 좋아서 그런 줄 알았다. 

 

먹기 좋게 면을 살살 풀어줘요~

고명으로 올려져 있는 김치에 참기름을 넣어 따로 양념을 했나 보다. 아까는 없던 기름이 둥둥 떠있지만, 감칠맛을 더하면 모를까 맛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수연 소면이 좋은 면인가 보다. 밀가루 냄새는 당연히 안나고, 면발이 탄력이 있으면서 매끄럽다. 얇아서 씹지도 않고 후루룩 넘어갈 줄 알았는데, 씹히는 맛도 있다. 

 

반찬을 야무지게 올려서 찰칵~

국수에 반찬도 간이 슴슴할 정도로 적당하다. 달걀말이는 맨입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심심하고, 멸치볶음은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데 적당한 단단함이다. 열무김치는 좀 더 익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김치말이국수가 워낙 독보적이다 보니, 오빠생각이 아니라 반찬생각이 안난다. 그리고 밥이 아니라 국수이다 보니, 알배추를 먹을 기회가 없다. 밥대신 반찬을 알배추에 올려서 먹었는데, 역시 쌈에는 밥이 진리다.

 

취청오이로 시작해, 오이고추로 마무리를 한다. 얼음 동동 김치말이국수는 아니지만, 미지막까지 시원했다.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고 싶었는데, 수연 소면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했다. 나에게 있어 락희옥의 제철은 봄이었는데, 여름도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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