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동 꽃밥에피다 북촌 친환경 그로서란트
마동석이 빠진 범죄도시는 있을 수 없듯, 고기가 빠진 육개장도 그러하다. 고기대신 채소로 넣고 끓인 육개장은 무슨 맛일까? 무시했어야 했는데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비건주의자도 아니면서 채식육개장에 도전을 했다. 가회동에 있는 꽃밥에피다 북촌 친환경 그로서란트다.
인사동에 있는 꽃밥에피다는 한정식으로 혼밥은 어렵고, 가격은 꽤 사악한 곳이다. 그에 반해 가회동에 있는 꽃밥에피다 북촌 친환경 그로서란드는 캐주얼한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나? 살짝 사악하지만 단품으로 주문이 가능하고, 식당 옆에 식료품점이 있어 장도 볼 수 있다.
참, 그로서란트는 식료품점(grocery)과 식당(restaurant)의 합성어로 음식을 먹는 식당과 장보기를 할 수 있는 매장이 합쳐진 복합식품매장을 뜻한다라고 다음백과가 알려줬다.
서울에서 오~ 필승 코리아를 만나기 쉽지 않은데, 꽃밥에피다는 원산지가 참참참 맘에 든다. 국내산은 기본, 유기농 쌀과 한우, 무농약 채소, 무항생제 한돈 등 식재료를 대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참,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여기는 식당 공간이고, 식료품점은 사진 밖 오른편에 있다. 두 공간은 막혀있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되어 있다. 즉, 밥을 먹고 장을 봐도 되고, 장을 보고 밥을 먹어도 되고, 둘을 동시에 해도 된다. 마트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이드와 주류는 사진만 찍고 메인에 집중한다. 8가지 메뉴 중 하나를 빼고 다 비빔밥이다. 무난하게 비빔밥을 먹으면 됐을텐데,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채식 육개장(14,800원)을 터치(주문)했다.
반찬은 상큼한 샐러드와 여기서 만든 김부각과 무생채 그리고 방울토마토 한개다. 서운한 양이라 당황하지 말았으면, 리필이 가능하니깐. 비빔밥용 고추장이나 무생채는 추가가 가능하던데, 다른 반찬은 모르겠다. 육개장에 집중하느라, 반찬은 관심 밖이었다.
유기농 쌀이라고 하더니, 확실히 밥맛이 좋다. 고슬고슬하니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따로 담아 놓지 않고 음식이 나올때 밥을 푼다. 공깃밥 추가가 2,000원이던데, 나도 모르게 수긍을 했다.
고사리, 곤드레, 토란대, 표고버섯, 느타리, 8가지 약초물과 고추기름이라고 메뉴판에 나와있다. 고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나물를 다양하게 넣었나 보다. 참, 백화점 푸드코트처럼 음식을 직접 가져와야 한다.
육개장이 담긴 쟁반을 들고 자리에 앉은 다음, 수저대신 코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늘 먹어왔던 육개장과 다른 모양새에 실망 아닌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냄새까지 실망감을 주면 안되는데, 와우~ 나물향이 진동을 한다. 궁금함에서 끝내야 했는데, 비건도 아니면서 괜한 짓을 했나 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참고 먹어야 한다. 때깔과 냄새는 맘에 안들지만, 맛은 나쁘지 않다가 아니라 아주 괜찮다. 우선 맵지 않고 다양한 나물로 인해 겁나 구수하다. 육개장이라는 하나의 음식인데, 그 안에 들어 있는 나물의 맛이 다 느껴진다. 특히, 표고버섯 향은 단연코 으뜸이다. 먹기 전에 고기가 없다고 후회했던 내 자신을 후회한다.
고기의 아쉬움은 잊은지 오래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자주 먹었던 사람처럼 폭풍흡입을 했다. 맵고 짜고 달고 일절 자극적이지 않고, 나물의 구수함은 은근 중독성이 있다. 단연컨대 지금까지 먹어왔던 육개장 맛은 아니지만, 묘한 마력이 있다.
김부각은 리필이 안 될 듯 싶어, 구입이 아니라 네이땡 영수증 리뷰를 하고 받았다. 밥맛이 좋아서 어느 지역 쌀인가 몹시 궁금했는데, 봉하마을 유기농 백미다. 든든하게 잘 먹어놓고, 고기가 빠진 육개장은 서운하다고 혼잣말을 하면서 식당을 나왔다는 거, 안 비밀이다. 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작년에도 긴 줄을 봤는데 올해도 변함이 없다. 어떤 곳이지 매우 몹시 궁금하지만, 동참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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