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경기 고양 브런치빈 일산점

호밀빵, 크로플, 햄버거번 그리고 포카치아 등 4종류의 빵에 버터와 리코타 치즈가 바구니에 담겨있다. 여기에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를 더해 세트1이라 부른다. 브런치답게 푸짐하고 다양한데, 빵만 있으니 힘들다. 딸기잼 정도는 있어도 좋을텐데,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브런치빈 일산점이다.

 

원래는 브런치빈이 아니라 카페 비크 & 서점 뮈르달에 가려고 했다. 독립책방이자 북카페로 여행관련 서적이 많다고 해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쎄한 느낌이 들더니 가족여행으로 인해 잠시 문을 닫았단다. 미리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나의 실수다. 휴무일은 확인을 하는데, 가족휴가는 생각지도 못했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브런치빈 일산점

카페 비크 & 서점 뮈르달에서 느긋하게 여행 서적이나 읽으며 반나절을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전개에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데, 미처 준비를 못했다. 추적추적 비도 오고, 낯선 동네다 보니 어디로 가야할지 난감하다. 

우선은 주변 탐색에 나섰다. 카페 비크에서 멀지 않은(같은 건물) 곳에 또다른 카페가 있는데 베이커리카페가 아니다. 혹시나 싶어 그 카페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2층에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단다. 아싸~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서둘러 2층으로 올라왔고, 그렇게 브런치빈 일산점 안으로 들어왔다.

 

셀프바와 원산지표시판

건물이 전체적으로 참 조용하구나 했는데, 여기는 예외다. 12시무렵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정말 많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어서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바글바글하다. 자칭 혼밥 만렙인데, 이번에는 무지 쑥스럽다. 이럴때 필요한 건, 카메라와 무선이어폰이다. 카메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고, 무선이어폰으로 주변 소음을 차단한다.

 

원래는 가볍게 쿠키와 커피를 즐기면 책을 읽으려고 했다.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브런치 메뉴판을 앞에 두고 뭘 먹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책처럼 두꺼운 메뉴판을 넘기면서 파스타, 샌드위치, 피자 페이지는 건너뛰었다. 샐러드에서 잠시 멈칫했다가, 옆 페이지에 나와있는 세트1이 시선이 딱 꽂혔다.

거하게 먹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커피만 마실 수는 없으니깐. 세트1은 브레트 바스켓과 아메리카노(7,900원)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 바로 주문을 했다. 참, 브레드 바스켓(5,900원)과 롱브랙(4,500원)을 각각 주문하는 것보다는 세트1이 훨씬 저렴하다. 

 

브런치빈 일산점 브레드 바스켓 + 아아 세트1 등장이요~

빵을 데우고, 커피는 머신에게 부탁하면 된다. 오래 걸리는 메뉴는 아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음식이 나오는데 20분 이상 걸렸다. 그동안 덩그러니 혼자 앉아서 '나는 혼밥 만렙이다'라고 주문을 걸었다. 

브런치빈의 아메리카노는 롱블랙으로 짙은 크레미와 강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다고 메뉴판에 나와있지만, 솔직히 모르겠다. 산미는 없는 듯 하고, 진한 향은 맘에 들지만 역시나 쓰다. 

 

버터와 리코타치즈

브레드 바스켓은 포카치아, 호밀빵, 크로플 그리고 모닝롤이 들어 있다는데, 모닝빵이 솔드아웃이라서 햄버거번을 넣었단다. 양식 먹을때 식전빵 느낌이랄까? 빵을 이렇게 다양하게 먹은 적이 또 있을까 싶다. 모든 빵은 따끈하게 데워져서 나왔다. 

 

따끈하고 바삭한 호밀빵에 리코타 치즈를 더한다. 요런 느낌은 브런치보다는 호텔 조식인데, 뷔페가 아니라 빵만 있다. 리코타치즈는 부드럽고 상큼하며 담백하다. 커피와 아주 잘 어울리는 복식조가 아닐 수 없다.

 

리코타 치즈에 이어 이번에는 버터다. 크로플을 반으로 자르고 그 안에 버터를 바른다. 크로플을 다시 원상태로 만든 후, 우아하게 칼질을 하면서 먹는다. 버터는 리코타 치즈에 비해 확실히 더 기름지다. 이때부터였을 거다.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 주문이라는 걸...

 

포카치아는 주로 피자와 샌드위치로 먹어야 하는데, 딸랑 리코타치즈만 올리니 맛이 겁나 허전하다. 리코타 치즈도 포카치아도 다 훌륭한데,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여기에 딸기잼이나 토마토 혹은 양파 슬라이스를 더하면 딱 좋을텐데~

 

혹시나 싶어 메뉴판을 펼쳤다. 버터와 리코타치즈 추가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샐러드 메뉴를 추가하려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나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햄버거번에 리코타치즈와 버터를 합쳤다. 요렇게 먹으니 버터가 리코타의 담백함을 다 잡아먹고, 진한 버터향과 기름만 가득하다.

 

버터보다 리코타치즈가 더 좋아~

리코타치즈를 몰랐을때, 빵에는 버터가 최고인 줄 알았다. 따끈하게 데운 식빵에 버터와 딸기잼을 발라서 먹었는데, 앞으로는 치즈다. 무슨 치즈? 리코타치즈다. 

밥에 마가린만 넣고 비벼 먹으면 이런 기분이 들까? 간단하게 먹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는 5대 영양소를 다 갖추고 먹고 싶다. 참, 브런치빈 당산점이 있던데, 다음에는 빵도 먹고 샐러드도 먹으면서 제대로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