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산동 더브레드블루 신촌본점
달걀, 버터 그리고 우유 없이 빵을 만들 수 있다? 없다? 우유는 두유로, 버터는 식물성으로 대체를 한다고 해도, 달걀없이 빵을 만든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빵집이 있다는 첩보(?)를 듣고, 서둘러 노고산동에 있는 더브레드블루 신촌본점으로 향했다. 참고로 비건주의가 될 수 없는 해산물을 겁나 사랑하는 1인이다.
달걀 없어요. 밀크 없어요. 버터 없어요. 그런데 천연발효종으로 만드는 건강한 비건 베이커리다. 이 문구를 보고 또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건강하지만 맛은 그닥 별로인 호밀빵만 가득 있겠구나!'
카페 공간에 비해 빵진열대가 협소해서 역시 나의 예측이 맞았구나 했다. 하지만, 거리에서 오는 착각임을 정확히 10초 후에 알게 된다. 직원에게 촬영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가 화들짝 놀랐다. 공간이 좁지 않았으며, 빵 종류가 엄청 다양했기 때문이다.
박물관 전시물을 본 듯, 빵이 유리 보관함 안에 들어있다. 마치 서랍장을 열 듯, 앞으로 끌면 온실 속 비건빵이 짠하고 나타난다. 그런데 왜 무거운 유리일까? 힌트는 유리 온실(?) 속에 들어 있는 빵을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다른 빵집에는 있지만, 더브레드블루에는 없는 걸 찾으면 된다.
고로케는 못참치와 피자빵은 못참치 그리고 감자포카치아다. 작명은 누가 하는데,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그나저나 고로케랑 피자가 비건? 이게 가능해 했더니, 고로케와 피자빵에는 식물성 참치를, 감자포카치아에는 비건햄을 넣었단다. 비건빵은 호밀빵만 있을 거라는 나의 잘못된 선입견을 바로 수정했숨다~
소금빵 아니고 소소한 소금빵이란다. 소금빵에 버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서 비건으로 가능해 했더니, 비건 버터로 만들었단다. 애정하는 빵이지만, 비건 버터는 살짝 거시기(?)하니 이번에는 패스다. 그리고 비건빵이라고 했을때 예측했던 녀석들, 호밀100과 유기농통밀100이다.
빵진열대를 유리로 하고 다른 빵집에는 없는 그것은 바로 비닐봉다리다. 그리고 여기서 끝나지 않고 더브레드블루에는 유산지가 있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유산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제공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다른 빵집과 달리 트레이가 엎어져있다.
아직 빵맛은 모르지만, 비닐봉지와 유산지가 없는 빵집 맘에 든다. 그리고 원재료 원산지가 여러장으로 책처럼 되어 있다. 각 빵마다 재료와 산지가 각각 나와있는데, 비건의 세계가 이렇게나 넓은지 솔직히 몰랐다.
빵에 비해 음료는 저렴한 편이다. 늘 그러하듯, 얼음동동 아메리카노(3,000원)를 할까 하다가, 천원을 더해 디카페인으로 주문했다. 디카페인은 미리 원두를 갈아놔서 바로 커피를 추출한다.
빵집을 즐겨찾으면서 더불어 커피도 즐겨마시고 있지만, 여전히 커피맛을 모르는 1인이다. 디카페인은 카페인에 약한 1인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커피다. 맛보다는 밤에 잠을 잘 수 있게 만들어 주니깐. 카페인은 없지만, 커피는 여전히 쓰다.
4종류의 치아바타 중 그 맛이 가장 궁금한 매콤한치아타바(4,900원)다. 대체로 치아바타는 쫀쫀하고 고소한데, 비건 치아바타는 덜 쫀쫀하고 고소하다. 하지만 겁나 촉촉하고 부드럽다.
매콤답게 할라피뇨와 양파, 블랙 올리브를 넣었단다. 따끈따끈할때 먹었는데 야채호빵인 줄 착각할 뻔했다. 생김새는 호빵과 전혀 다른데, 할라피뇨, 양파, 당근때문인지 야채호빵 맛이 났다. 치아바타는 샌드위치로 먹어야 가장 좋은 줄 알았는데, 이건 매콤해서 그냥 먹어도 충분히 괜찮다.
영주사과빵(5,300원)은 유기농 통밀 100%로 빵을 만들고, 영주 사과 1개를 통째로 넣어 오랜시간 졸려서 만든 속을 넣는다. 빵만 먹으면 호밀빵 특유의 단맛은 하나 없고 건강함만이 느껴지는 맛이다.
그런데 여기에 사과를 더하면 맛이 확 달라진다. 단맛이 올라와 무미건조했던 호밀빵이 겁나 매력적으로 다간온다. 과육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 조려서 아삭한 식감까지 기대하면 안된다. 입안에서 바로 뭉개지면서 달콤함을 뿜어낸다.
매콤이라고 하지만 빵이 매워봤자 했는데, 와우~ 꽤 맵다. 맵단의 조합을 빵에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매콤한치아바타를 먹으면 저절로 영주사과빵에 손이 간다.
빵집은 워낙에 종류가 많아서 전메뉴도장깨기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데 더브레도블루는 예외로 두고 싶다. 비건주의자는 아니지만 쌀낭시에, 갈릭바게트, 고로케 등 궁금한 빵이 많이 남아 있어서다. 매장이 여의도에도 있다고 하니, 더 가까운 곳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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