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동 카페노티드 (in IFC몰)
도넛보다는 도나스를 좋아하는 1인이다. 던킨이나 크리스피 도넛은 누가 사주면 먹고 아니면 어쩌다 내돈내산을 한다. 노란색 쇼핑백 속에 들어 있는 녀석(?)의 정체는 궁금했지만, 먹고 싶은 맘은 없었다. 그랬는데 긴 줄이 없어서일까? 우유생크림과 민트초콜렛크림 도넛을 먹었다. 궁금증은 풀었지만, 계속 찾을 마음은 글쎄올시다. 여의도동 IFC몰에 있는 카페노티드다.
여의도에 있는 IFC몰을 스치듯 지나치기만 했지, 첫 방문이다. 지하에 있어 답답할 줄 알았는데, 유리천장이라서 은근 쾌적하다. 폭염에는 한 곳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해야 하기에,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이 딱이다. 쇼핑은 그닥 관심이 없고 온전히 먹으러 왔다.
그중 첫번째는 카페노티드다. 노티드도넛은 안국동에서 처음 만났다. 늘 긴 줄이 있어 입구만 보고 포기했는데, 지금은 줄이 없다. 도넛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호기심이 취향을 이겼다.
노티드도넛이 아니라 카페노티드라고 한 이유는 먹는 공간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혹시나 사람이 더 몰릴까 싶어, 서점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대기줄에 들어섰다. 촬영시간을 확인하니, 10시 15분이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오픈런이다.
그리고 옥수수듬뿍크림도넛과 샤인머스캣크림도넛이다. 빵은 다 똑같은 듯 싶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크림)이 다르다. 시그니처가 우유생크림도넛이라고 한다.
그리고 라즈베리 링도넛과 핑크 구아바 도넛, 노티드 글레이즈 도넛이다. 마지막 도넛은 크리스피의 그 도넛과 비슷해 보인다. 도넛 종류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뒤에 사람이 없다면 더 천천히 고민을 했을텐데, 줄이 길지 않지만 사람이 계속 들어와서 서둘러 도넛을 정했다.
크림버니와 망고스마일 케이크다. 케익도 있다니, 노티드도넛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겠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던데, 먹기 힘들 정도로 비주얼이 귀여움 한도초과다.
도넛도 빵이므로, 늘 그러하듯 얼음동동 아메리카노(3,150원)를 주문했다. 얼리 어쩌고 저쩌고라고 하면서 커피를 할인해줬다. 다른 빵집과 달리 집게로 직접 도넛을 고르지 않고 주세요라고 말하면 된다. 참, 먹고 갈 경우에 남은 도넛은 재포장이 안된다고 한다.
도넛은 도구보다는 손에 들고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손 씻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도넛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손부터 후다닥 씻고 왔다.
분명히 혼자서 먹을 거라고 했는데, 포크가 2개나 들어있다. 나이프와 포크 외 빨대도 2개나 들어 있었는데, 퍽업대에서 바로 빼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빨대가 없어도 커피를 잘 마시는 1인이니깐.
커피애호가로 거듭났으니 음미하면서 마셔야 한다.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로 거시기(?)해도 되나 싶다. 쓴맛 사이로 부드러움이 느껴져야 하는데 추출할때 압력이 과했나? 그냥 겁나 쓰다.
그런데 그 쓴맛이 나쁘지 않다. 달달한 도넛과 꽤나 잘 어울리며, 도넛이 갖고 있는 느끼함을 확실하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도넛을 더 많이 먹게 하기 위해 커피의 쓴맛을 도드라지게 하지 않았나 싶다. 참, 텀블러 할인은 없다.
노티드도넛의 시그니처 우유생크림도넛(3,900원)이다. 우유생크림을 가득 채운 도넛을 앞에두고 어떻게 먹어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졌다. 입이 작아서 계획없이 먹었다가는 옆으로 크림이 줄줄 빠져나갈 거다. 한 입에 먹기에는 과한 사이즈라서 조금씩 공략할 생각이다.
그나저나 빵에 묻어있는 설탕가루의 반은 입술로 환승을 했고 나머지 반은 소리없이 아래로 떨어져 검은색 바지에 설탕 눈이 쌓였다.
빵만 먹으면 살짝 퍽퍽한데 우유생크림이랑 같이 먹으면 괜찮아진다. (추억의) 도나스를 주로 먹던 입이라 그런지 어색하다. 우유생크림 안에 커스터드 크림도 들어있다. 크림은 좋은데 문제는 빵이 별루다. 기름에 튀긴 빵일텐데, 고급 도넛이라 기름맛은 안난다.
하지만 퍽퍽함이 살아 있고, 도넛 특유의 그맛(뭐라 설명하기 어려운데 던킨이나 크리스피 도넛을 먹을때도 느껴졌던 그맛)은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도넛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노티드도넛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생크림은 인정을 안할 수 없다.
두번째 도넛은 순전히 나의 픽이다. 왜냐하면 민초단이기 때문이다. 민트초콜릿크림도넛(2,730원, 이것도 얼리 어쩌고 저쩌고로 할인)은 단연컨대 빵은 잠시 잊고 크림에 집중해야 한다. 그만큼 민초 맛이 제대로이기 때문이다.
빵은 우유생크림도넛과 동일하다. 처음에는 도넛인데 빵과 함께 먹어야지 했다가, 결국 민트초콜렛크림만 파먹었다. 얼려 먹으면 더 좋을텐데, 이딴 생각이나 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 남은 빵은 어찌해야 하나 살짝 고민하다가, 민초부부만 더 파먹고 나왔다.
인기가 아무리 많아도 내취향이 아니면 아니다. 이 간단한 진리를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도넛이 아니라 크루아상은 괜찮지 않을까? 잠시 긍정적인 생각을 했지만, 남돈남산이 아니라면 굳이 아니 갈 듯 싶다. 단, 민트초콜릿크림만 따로 판매를 한다면 쟁여두고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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