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식빵의 건강한 변신 공주통밤깜빠뉴 소공동 여섯시오븐 롯데백화점본점 (feat. 한입소반)
박(물관 박)캉스에 이어 백(화점 박)캉스다. 연일 폭염으로 입맛은 집을 나갔고, 냉방병은 코가 막히는 여름감기로 번졌다. 에어컨 밖이 무서워 안에만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이 아니라 안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더위는 먹고 싶지 않으니깐.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여섯시오븐 베이커리카페다.
입맛도 없지만, 코도 막혀서 뭘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다. 그래도 어김없이 배꼽시계는 밥을 달라고 울린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백화점에서 여섯시오븐을 선택한 건, 집 나간 후각대신 식감만으로도 먹을 수 있으며 또간집이기 때문이다.
백캉스답게 먹고 즐겨야 하기에 영화(롯데백화점 본점 7층에 롯데시네마가 있음)도 예매했다. 영화는 오후인데 어찌다 보니 오픈런을 했고, 한산한 분위기에서 빵사진을 맘껏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아직 나오지 않은 빵이 좀 있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지난번에 왔을때도 느꼈지만, 이집 샐러드 꽤 괜찮다. 점심에 샐러드로 식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 오면 꼭 먹어야지 했는데, 된장~ 코가 막혔다. 각 샐러드마다 소스도 다르고, 내용물도 꽤나 있어 보이는데, 후각 상실로 인해 다음 기회로...
참, 텀블러를 갖고 왔는데 할인이 되는지 못 물어봤다.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5,000원)를 주문했다. 원두는 아몬드의 고소함과 초콜렛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하던데, 상상으로 맛을 음미해볼 생각이다.
지난번에 왔을때는 분명 빨대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빨대를 찾는 손님들이 많았나 보다. 커피와 함께 자연스럽게 (종이)빨대를 같이 줬지만 괜찮다고 했다. 종이빨대가 친환경적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종이컵처럼 종이빨대도 눅눅함을 방지하기 위해 화학물질로 코팅을 하기 때문이다.
참, 코가 막혀서 쓴맛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커피애호가가 됐다고 부드러움이 먼저 느껴진다. 자잘한 얼음이라서 깨물고 싶은 충동에 여러번 빠졌지만, 건강한 치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서 꾹 참았다.
공주 통밤 깜빠뉴(6,000원)는 공주 통밤을 전처리해 가득넣어 만든 든든한 호밀빵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밤이 들어 있는 빵은 주로 식빵으로 먹었는데, 호밀빵은 처음이다. 우선 설명대로 밤이 통으로 무지 많이 들어있다.
빵은 호밀빵 특유의 바삭함이 있지만, 속은 수분을 가득 먹은 듯 촉촉하다. 밤이 꽤나 달구나 했는데, 빵에 시럽이 발라져 있어서 그렇지 밤은 달지 않고 부드럽다.
커피에 퍽퍽한 스콘은 무조건 무조건이다. 왜냐하면, 건조한 스콘을 먹으면 바로 커피가 땡기기 때문이다. 크랜베리스콘(3,300원)은 이름처럼 크랜베리가 스콘에 콕콕 박혀있다.
크랜베리는 퍽퍽한 스콘에 수분감과 새콤함을 채워줘서 좋은데, 스콘은 부스러기와 유산지에 묻어난 기름까지 퍽퍽하고 기름지다. 그래도 커피와 잘 어울리니 엄마 등짝 스매싱이 무서워 집이 아니라 밖에서만 먹는다.
영화(밀수 리뷰는 수요일 업로드)를 보고 다시 지하 1층으로 내려왔다. 가방에 남은 빵이 있지만, 빵은 싫고 밥이 먹고 싶다. 코가 살짝 뚫렸는지 희미하게나마 냄새도 맡을 수 있어, 서둘러 한입소반으로 달려가 묵은지참치김밥(6,000원)을 샀다.
묵은지로 인해 촉촉하고 상큼하고, 냄새에 맛까지 다 느껴지니 더할나위 없이 좋다. 그런데 이때만 뚫렸을 뿐, 다시 후각은 막혔고 집 나간 입맛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2023.05.22 - 쪽파와 크림치즈 베리베리굿 소공동 여섯시오븐 롯데백화점 명동점
쪽파와 크림치즈 베리베리굿 소공동 여섯시오븐 롯데백화점 명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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