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 카페기웃기웃
기웃기웃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보려고 고개나 몸을 자꾸 이쪽저쪽으로 기울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어떤 곳일까? 기웃기웃. 어떤 맛일까? 기웃기웃.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이름때문에 선택한 (봉화묵집에서 겁나 가깝다는 거 안 비밀)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카페기웃기웃이다.
테이크아웃 즉, 포장을 하면 500원을 할인해 준단다. 할인도 좋지만, 에어컨 밖은 무서워서 매장에서 마시고 먹을 거다. 참, 굳이 기웃기웃하지 않아도 밖에서도 카페 내부가 잘 보인다.
동네 빵집은 많이 사라졌지만, 동네 카페는 성업 중인 곳이 많다. 카페기웃기웃도 그런 카페가 아닐까 싶다. 아담한 내부에 귀여움 한도초과를 부르는 다양한 소품이 눈길을 끈다. 기다란 소파만 있는 곳은 포장 전용, 테이블이 있는 곳은 매장 전용인 듯 싶다.
커피 포함 음료만을 판매하는 카페인 줄 알았는데, 케익과 쿠키, 휘낭시에 등 디저트도 있다. 베이커리카페라고 하기에는 거시기(?) 하지만, 섭섭하지 않을 정도의 디저트류가 있다.
카페기웃기웃에 오기 전에 겁나 든든하게 밥을 먹었다. 마음 같아서는 하나씩 다 맛보고 싶지만, 배도 부르고 앞으로 셋뚜셋뚜(?)로 올 예정이라서 가볍게 바닐라까눌레(3,000원)와 황치즈휘낭시에(2,500원)를 골랐다. 참, 모든 디저트류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다고 한다.
음료는 늘 그러하듯, 아이스 아메리카노(3,800원)를 주문했다. +0원으로 디카페인 콜드브루로 변경이 가능한데, 커피 애호가로 거듭나면서 샷 마이너스를 끊었고 더불어 디카페인 커피도 굳이 찾지 않는다.
여전히 쓴맛이 가장 먼저 느껴지지만, 이내 묵직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으로 퍼진다. 커알못 시절에는 오직 쓴맛만 잡아냈는데, 커피애호가가 되고 나니 다양한 맛을 잡아낼 수 있어 행복하다. 그런데 산미가 강한 커피는 여전히 어렵다. 예나 지금이나 때깔은 여전히 사약같지만, 맛은 깊고 고소하다.
까눌레(까늘레)는 탄듯한 바삭한 겉면과 달리, 속은 촉촉한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이다. 그 위로 바닐라 크림이 사르르~ 양이 적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지만, 커피랑 정말 잘 어울린다.
까눌레와 함께 커피와 잘 어울리는 또다른 디저트 황치즈 휘낭시에다. 황치즈라고 해서 뽀또 맛이 강할 줄 알았는데, 달달하기만 할 뿐이다. 무화과나 약과를 먹을 걸, 살짝 후회를 했다. 구움과자 휘낭시에는 바삭한 쿠키와 다르게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진다.
봉화묵집에서 동동주가 남아서 포장을 했다. 저녁에 방에서 혼술을 하려고 했는데, 폭염이고 여러번 이동을 해야 한다. 보냉백도 없는데 상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바닐라 까눌레와 황치즈 휘낭시에를 안주삼아 벌컥벌컥 다 마셨다.
1차는 밥, 2차는 (베이커리)카페. 블로그 포스팅을 위한 나만의 루틴이다. 맛에 이동 거리가 전제조건인데 카페기웃기웃은 완벽하다. 여기서 1차는 메밀묵사발과 건진국수가 유명한 봉화묵집이다.
2023.07.21 - 여름이니깐 묵사발 & 건진국수 정릉동 봉화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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