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수퍼(SOUPER) 마포점
수프는 식욕을 돋우기 위해 먹는 전채요리이지 주인공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끼 식사로 충분할 뿐만 아니라 겁나 든든하다. 수프는 끼니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 나의 실수를 인정한다.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수퍼(SOUPER) 마포점이다.
월요일이 휴무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영업을 한다. 그리고 이집의 가장 큰 장점은 브레이크타임이 없다는 거다. 고로 느즈막에 가서 혼밥을 해도 된다.
혼밥이라서 일부러 1시 30분 언저리에 갔는데, 대기가 있다.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태블릿에 전화번호를 남기면 된다. 내 앞으로 2팀이 있는데, 다행히 한팀이 빠지는 바람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창가 옆으로 2인 테이블이 있으며, 구석에는 바테이블도 있다. 주문은 카운터로 나가서 해야 하며, 주문과 동시에 결제를 해야 한다. 물과 컵 그리고 포크와 나이프는 카운터 옆에 있으니 직접 챙겨와야 한다.
단품으로 주문해도 되지만, 수프와 샌드위치를 함께 먹고 싶다면 콤보를 이용해야 한다. 수프 콤보는 수프는 그대로 나오고, 샌드위치는 반만 나온다. 그렇다면 샌드위치 콤보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수프전문점이니 수프콤보로 주문을 했다. 수프는 눈 앞에서 멕시코가 펼쳐진다는 칠리 콘 카르네(8,000원)를, 샌드위치는 수프가 묵직해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프레시 이탈리안 샌드위치(5,000원)로 골랐다.
테이블에는 소금과 올리브유 그리고 후추가 있다. 개인취향에 따라 추가로 넣으면 되는데, 이번에는 딱히 넣을 필요가 없어서 그냥 뒀다. 그리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안내문이 있기에, 천천히 살펴봤다. 왜냐하면 첫방문이니깐.
메뉴판에 피클이 필요하면 직원에게 문의하라고 나와있기에, 주문할때 요청을 했다. 요렇게 생긴 피클은 처음이다. 그나저나 포장이 아닌데 용기가 플라스틱이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프레시 이탈리안 샌드위치다. 살라미 햄에 로스트 파프리카 등 신선한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샌드위치라는데, 정말 그렇다. 햄이 있기는 하지만 채소가 워낙 많아서 가볍고 신선하다. 한 입 먹는 순간, 루꼴라 향이 입 안에서 퍼진다. 전부 루꼴라인가 했더니, 어린잎채소도 들어있다고 직원이 알려줬다.
양이 적어 보일 수 있는데, 300ml로 그렇게 적은 양은 아니다. 체다치즈가 뙇~ 이런 수프는 처음이다. 칠리 콘 카르네는 블랙빈 토마토 비프 스튜로 멕시코 음식이다. 자고로 수프라고 하면 건더기가 거의 없는데, 이건 치즈에 콩에 고기까지 푸짐하다.
강렬한 빨간맛이라 혹 맵지 않을까 했는데, 가볍게 매울 뿐 빨간맛의 주재료는 토마토다. 콩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 끓여서 그런지 입 안에 들어가면 부드럽게 퍼지면서 고소하다. 딱히 식감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롭다.
낯선 음식이라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먹으니 겁나 익숙하다. 나초 먹을 때 주는 소스가 있는데, 딱 그 맛이기 때문이다. 체다치즈도 본연의 색깔이 꽤 강한데, 수프가 워낙 강렬해서 치즈 맛은 딱히 나지 않는다.
메뉴판에 푸실리, 밥 추천이라고 나와있다. 샌드위치를 끝내고 수프만 먹고 있으니 살짝 허전하다. 카운터에 가서 푸실리면(1,000원)을 추가 주문했다. 면은 한꺼번에 넣지 말고 조금씩 넣어서 먹으라고 안내문에 나와 있다. 수프는 끼니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수프만은 아니고 빵이나 면, 밥과 같은 사이드가 있어야 한다.
메뉴판에 수프마다 사이드 추천이 나와 있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는데, 먹고 나니 알겠다. 사이드가 있어야 비로소 한끼 식사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수프는 먹을 때는 가볍게 먹고 나면 든든해지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브레이크타임도 없으니 다음에는 더 늦게 가서 대기없이 바로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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