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라메르 베이커리카페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이 아닌 검암역에서 내렸다. 낯선 곳에서 목적지를 찾지 못해 헤매다, 타이밍을 놓쳤다. 5분만 빨랐더라면 단품이 아닌 브런치 뷔페를 즐겼을 거다. 뷔페는 놓쳤지만 양송이수프가 해장에 탁월하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했다. 인천 서구에 있는 라메르 베이커리카페다.
진짜 목적지는 따로 있고, 라메르 베이커리카페는 중간기착지 정도 된다. 모임시간이 2시라서, 점심을 먼저 먹기 위해 일찍 도착을 했다. 공항철도를 타고 오는 도중, 검암역 주변에 갈만한 빵집 혹은 카페를 찾다보니 라메르 베이커리카페가 나왔다.
검암역에서 약 1km 떨어져 있다고 나온다. 3번 출구로 나오니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이때 1층으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먼저 탄 사람이 3층을 눌렀고 별 생각없이 따라했다. 사진에 보이는 첫번째 다리는 인천2호선 지하철이 다니는 다리이고, 엘리베이터는 두번째 다리에 내려줬다. 차도뿐인 줄 알았는데 인도가 있고 사람들이 다닌다.
별다른 의심없이 한참을 걷고 있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멈춰서서 주변을 살피니, 지상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경인아라뱃길 건너편에 있다. 라메르 베이커리카페는 건너 필요가 없기에,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역에서 카페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는데 실상은 30분이나 걸렸다.
목적지는 2층인데, 1층에서 벗어나지 못할 뻔 했다. 라메르 베이커리카페는 서해5도수산물복합문화센터 2층에 있는데, 1층에 수산물 판매장이 있는지 몰랐다. 마트같은 곳인가 했더니, 횟집도 있다. 2시 약속이 없었더라면, 브런치는 개뿔, 제철 쭈구미에 낮술을 했을 거다.
검암역에서 부터 여기로 오는 도중에 사람구경하기 힘들었다.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라서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구나 했는데, 카페 문을 열자마자 마치 딴세상에 온 듯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빵맛이 좋아서 그런가, 인테리어가 자연친화적이라서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11시 조금 지났을 뿐인데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베이커리카페 규모에 비해 빵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그런데 사람은 바글바글이다. 도통 이해를 못하겠네 하면서 옆을 돌아보는데 아하~
감자, 단호박, 양배추 샐러드를 시작으로 과일과 버터 그리고 5가지 과일잼이 있다. 그 옆에는 요거트와 수프가 있고, 토스트기와 함께 빵이 준비되어 있다. 이게 뭐지 하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하는 라메르 세트라고 한다.
브런치 뷔페로 가격은 10,900원이다. 이제야 바글바글한 이유를 알겠다. 저 가격에 음료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찾는 이가 많을 수 밖에 없을 거다. 이때가 11시 15분이었나? 암튼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에 라메르세트를 주문했는데, 벌써 마감이 됐단다.
해매지 않았어도 라메르세트를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쉽고 또 아쉽다. 늦게 온 나의 잘못이니 뷔페가 아닌 단품으로 주문한다. 빵종류는 그닥 없더니 브런치 종류는 꽤 된다. 프렌치토스트가 끌렸지만, 국물이 필요해서 송이를 품은 브레드 플레이트(14,900원)를 주문했다.
음료는 얼음 동동이 500원 더 비싸다고 해서, 뜨거운 아메리카노(5,000원)를 연하게 주문했다. 단품 하나에 커피를 주문하니 2만원이 넘는데, 라메르 세트는 10,900원이다. 세트를 먹기 위해서는 오픈런이 필수다.
커피는 연하게 마셔야 쓴맛이 덜하다. 커피맛이 나는 맹물(0.5샷)을 더 좋아하지만, 그럼 돈이 너무 아깝다.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를 더 좋아하지만, 가끔은 따끈한 커피도 나쁘지 않다.
주연은 송이를 품은 브레드, 조연으로 샐러드와 감튀 그리고 베이컨 & 비엔나 소시지도 있다. 미니 웨지감자와 비엔나 소시지는 케첩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파네파스타와 비슷하지만, 여기에는 면이 없다. 그래서 송이를 품은 브레드라고 부른다. 당일 구운 이탈리안 식빵 안에 담백하고 짭짤한 양송이 스프를 넣었단다. 파스타가 들어있으면 더 좋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 왜냐하면, 부드럽고 고소한 양송이수프는 해장으로 딱이기 때문이다.
전날 술을 마셔서 속이 안 좋았는데, 양송이수프를 먹으니 서서히 속이 편해진다. 해장으로 쌀국수, 짬뽕, 칼국수, 냉면을 즐겨 먹었는데, 앞으로는 수프도 추가다.
빵 뚜껑도 수프에 찍먹을 할까 하다가, 베이컨과 샐러드를 올려 오픈샌드위치로 만들어 먹는다. 한번 더 먹고 싶은데, 빵도 베이컨도 하나밖에 없다. 아쉽지만, 아직 양송이수프가 많이 남아있다.
치즈를 품고 있는 양송이 수프로, 해장에 느끼한 음식이 좋은지 이번에 새삼 느꼈다. 수프를 다 먹으면, 그릇을 처리해야 한다. 수프로 인해 촉촉해진 빵은 결대로 찢어서 커피와 함께 먹으면 된다. 그렇게 먹다보면 해장은 사라지고, 배부름이 찾아온다.
라메르베이커리카페는 다른 빵집에 비해 빵종류는 다양하지 않지만, 브런치뷔페인 라메르세트는 매우 매력적이다. 아무래도 검암역에 다시 올 만한 일을 만들어야겠다. 왜냐하면 너무 아쉽고 먹고 싶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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