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동 넬보스코 남촌빵집
약 한달 만에 다시 찾았다. 사실은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딱히 갈 만한 핑계를 찾지 못했다. 명동역 근처에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에서 슬램덩크에 빠져 있다가, 배가 고파서 어슬렁 어슬렁 회현역 근처에 있는 넬보스코 남촌빵집으로 걸어갔다.
넬보스코는 이탈리아아로 '숲속에서'라는 뜻이라고 한다. 카페 안에 유독 나무가 많다 했더니, 숲속은 아니지만 숲속처럼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난번에는 12시 무렵에 도착해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2시 언저리에 오니 그나마 한산하다. 날이 따뜻해지면 테라스 공간으로 나가면 되는데, 아직은 추워서 따뜻한 실내에 있기로 했다.
넬보스코 남촌빵집은 베지밀을 만드는 정식품에서 운영하는 빵집이다. 두유를 만드는 기업답게 다른 빵집에는 없는 두유로 만든 빵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빵은 두유밤식빵(5,900원)이다.
반죽을 우유대신 두유로 했다는데, 그 차이점은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부대낌이 없다고 해야 할까나? 늦은 저녁에 밤식빵을 먹었는데도 불편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무화과, 워크앤드 레몬, 초코 그리고 오렌지 파운드 케이크다. 종류는 많은데 크기가 작아서 살짝 아쉽다. 그래서 고르지 않았다. 먹거리 아니고 볼거리 가득한 케이크류 옆에는 자체 제작한 텀블러가 있다.
음료 종류는 겁나 다양하지만, 언제나 선택은 하나다. 딸기 시리즈 음료도 있지만, 늘 같은 걸 마신다. 얼음 동동 카페 아메리카노(4,500원)를 주문한다.
왼쪽은 처음 나왔을때, 오른쪽은 커피를 반 정도 마시고 얼음을 두번 리필한 상태다. 다른 카페에 비해 여기는 그나마 쓴맛이 덜하지만, 왼쪽보다는 오른쪽에 있는 아메리카노가 완전 나의 취향이다. 즉, 커피맛 나는 맹물.
콘치즈 할라피뇨 바게트(4,900원)는 이름에 할라피뇨가 있지만 점유율은 옥수수가 훨씬 많다. 그래서 달달 고소한 빵이겠구나 했는데, 은근히 맵다. 먹을때는 매운 줄 몰랐다가, 입안에서 사라질때 강력한 한방을 과시하고 떠난다.
그렇다고 불닭볶음면처럼 엄청난 매운맛은 아니지만, 매운 빵이 처음이라서 살짝 당황을 했다. 참, 일부러 요청한 건 아니고, 먹고 간다고 하면 직원이 한 입 크기로 잘라준다.
맵단의 조화를 생각하고 고른 건 절대 아니다. 데니쉬생크림(6,300원)은 커피엔 달달한 생크림이라서 골랐을 뿐이다. 데니쉬라서 빵은 부스러기 폭탄을 맞을 정도로 바삭하고 고소하다. 겉바와 달리 속은 결이 살아 있으면서 부드럽고 촉촉하다.
역시나 데니쉬생크림빵도 직원이 잘라주는데, 직접 자르고 싶어서 그냥 달라고 했다. 그런데 괜한 짓을 했다. 원래는 사각으로 잘라야 하는데 대각선으로 칼질을 하고 나니, 생크림이 한 쪽으로 치우쳐서 먹기 불편했다.
빵만 먹어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고소하고 부드럽고 덜 느끼한 생크림을 올리면 더 맛깔나게 먹을 수 있다. 혹시나 해서 매운 바게트에도 생크림을 더했는데, 역시 생크림이 생크림했다. 밥에 김치가 진리이듯, 빵에는 생크림이 진리다.
빵집에 가면 2~3개 정도 빵을 고르는데, 이번에는 두유소금빵(2,000원)에 두유밤식빵(5,900원)까지 무리를 했다. 혼자서 다 먹을 수 없는 양이라서 소금빵과 두유밤식빵은 포장을 했다. 소금빵은 포장된 상태로 실온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점심에 먹었다. 비닐 포장 안에서 오래 있어서 그런 것일까? 바삭함은 사라지고 촉촉을 지나 눅눅해졌다. 튀김도 빵도 바삭함을 원한다면 바로 먹어야 하나 보다.
하지만 두유밤식빵은 냉동고에서 4일 정도 있다가 자연해동한 후에 먹었는데, 여전히 부드럽고 촉촉하며 빵도 밤도 단맛이 과하지 않아 좋ㅇ다. 부모님도 엄청 좋아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에서 넬보스코 남촌빵집 아주 맘에 드는 코스가 아닐 수 없다.
2023.03.21 - 공짜 만화방으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
2023.02.27 - 우유대신 두유로 만든 빵 회현동 넬보스코 남촌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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