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 어니언(ONION) 안국점
양파라는 닉네임으로 인해 양파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 양파가 베이커리빵집 양파라면 더더욱 그렇다. 멋스러운 한옥 아래 먹음직스러운 빵이 가득한 종로구 계동에 있는 ONION 안국점이다.
작년 8월 이후로 두번째 방문이다. 체감은 대여섯 번 온 듯 한데, 블로그를 찾아보니 확실하게 두번 왔다. 8월과 3월의 차이는 푸르름과 두꺼움이다. 그때는 뜨거운 햇살 아래 나무는 녹색의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는데, 지금은 나무가 아닌 사람이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 왜냐하면 8월은 여름, 3월초는 겨울과 봄 그 중간 어디쯤이니깐.
입구에 대기줄이 없어서 한가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오니 안은 물론 대청마루와 마당까지 바글바글하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작년 여름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그때는 거의 내국인이었다면 지금은 외국인이 꽤 많이 보인다.
인증사진을 찍는 분들이 어찌나 많던지, 블러 처리하기 싫어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그냥 담았다. 대청마루는 인증사진의 배경으로 종종 나오는 거 같기에, 포기하고 테이블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어니언에서는 포장이 아니라면 우선 자리부터 잡아야 한다. 여기는 내가 찜을 했소~라고 표시를 한 후, 빵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음료는 늘 그러하듯 얼음 동동 아이스 아메리카노(5,000원)를 주문하면 되는데, 메뉴판 하단에 디카페인 변경은 무료라고 나와있다. 다른 곳에서는 샷추가뿐만 아닐 디카페인 변경도 돈을 받던데 여기는 그냥 해준다니 아니 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카페인에 약한 1인이니깐.
자리를 잡고 빵을 고를 때까지 사람은 많았지만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음료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났다. 거침없이 진행된다 싶더니 여기서 20여 분을 기다렸다. 평일에도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주말은 어떨까? 지붕 위로 보이는 어니언 간판을 바라보면 주말에는 절대 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도 지금도 무지 탐나는 컵이다. 마트에 가면 쉽게 살 수 있을텐데, 탐나는 이유는 onion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표를 붙여 내 유리컵에(가슴에)~ 디카페인은 카페인만 지배할 뿐, 쓴맛은 전혀 상관하지 않나보다. 샷 마이너스 없이 2샷을 그냥 마셨더니, 겁~~~~~~~나 쓰다. 더구나 얼음을 깨물어 먹을 수 없으니 더 쓰게 느껴진다.
가지토마토피자(5,000원)인데 순간 가지가 아니라 버섯인 줄 알았다. 표고버섯인가 했다가, 먹고나서 아하~ 가지구나 했다. 이름에 나와 있듯, 가지와 (드라이)토마토 외에 미트소스(다진고기)도 있다. 피자이니 치즈도 있을텐데 식은 피자라서 치즈의 늘어남은 없다.
도우 즉, 빵은 먹기 전까지 뻑뻑한 베이글 느낌일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아니다. 예상치 못한 겉바속촉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겉은 가볍게 바삭하며, 속은 겁나 쫄깃하다. 먹기 전에는 도우가 야속하다고 했는데, 도우없이 빵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 맘에 들었다.
비슷한 빵이 있는지 검색을 해보니, 플랫 브래드가 나온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빵으로 바삭한 크러스트와 쫄깃한 식감이 매력이라고 한다. 나름 빵순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모르는 빵이 많다.
어니언(ONION)의 크루아상(3,500원)은레몬 발효종과 앵커버터를 넣어 만든다고 안내문에 나와 있다. 꽃이 피었다고 해야 할까나? 결이 제대로 살아 있다. 부스러기가 엄청 많이 나와 집에서 먹기 힘든다는 단점을 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니 부드럽다. 진한 버터 풍미는 커피와 잘 어울린다.
대청마루에 앉아 봄 햇살을 맞으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사람이 많아서 어려울 듯 싶다. 오픈런을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평일은 7시, 주말은 9시에 문을 연다. 아침부터 갈 만큼은 아니라서 한옥 베이커피카페 어니언 대청마루는 앉지 말고 바라보기만 해야겠다.
2022.08.22 - 멋스러운 한옥카페 계동 어니언 안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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