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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동 다솥 롯데백화점

굴을 무지무지 좋아하지만, 굴밥은 아직이다. 돌솥비빔밥 형태의 굴솥밥이 아니라, 굴을 넣고 갓지은 굴솥밥을 말하는 거다. 그렇게 찾아도 나오지 않더니, 등잔 밑을 살피지 못했다. 이래서 등잔 밑은 어둡다고 했나 보다. 한달에 두어번 이상 가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식당가에서 다솥을 찾았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식당가에 있는 다솥~
들어왔을때 / 다 먹고 일어났을때 찰칵~

갓지은 굴솥밥을 자주가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먹을 수 있을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여기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난해에는 폭풍검색으로 찾은 일본식 굴솥밥을 먹으면 만족 아닌 만족을 했다. 서울에서는 굴밥을 먹기 힘들다 생각하고 미리 포기를 했기에, 1인 세트가 있는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혹시나 하는 맘에 식당가를 둘러보던 중, 내 눈앞에 다솥이 나타났다. 솥밥 전문점이네 하면서, 혹시나 하는 맘에 매장 입구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굴솥밥이 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베트남 쌀국수를 저멀리 보내버리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굴영양솥밥 말고도 맘에 드는 솥밥이 많아~

와규 스테이크 솥밥이 살짝 끌렸지만, 나의 사랑은 오직 너다. 가격 할인을 해도 여전히 사악하지만, 매우 몹시 먹고 싶었기에 바로 주문을 한다. "굴영양솥밥(17,000원) 하나요." 솥밥을 주문하면 9가지 반찬이 나온다고 해서, 혹시나 혼밥이 안되면 어쩌나 했는데 괜한 걱정을 했다. 혼밥 완전 가능이다.

 

다솥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굴영양솥밥 등장이요~
상큼한 샐러드와 부드러운 연두부는 가장 먼저 냠냠~
식감 좋은 궁채나물과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
쓴맛은 제로 향은 살아있는 고사리무침과 큰 기대를 안했던 잡채
식감 깡패 연근과 담백한 미역국

그리고 이름모를 삶은 쌈채소와 제육볶음이 나왔다. 9가지 반찬이라고 해서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개수만 많을 뿐 맛은 별로이지 않을까 했는데, 잡채 하나를 제외하고는 다 괜찮았다. 특히, 연근과 상추대나물 그리고 도라지무침은 맛은 물론 식감까지 맘에 들었다. 참, 반찬은 전체적으로 짜지 않다.

 

화가 난 조기처럼 보이는 건, 나만이 착각이겠지. 제육과 생선은 추가할 경우 2,000원의 비용이 들지만, 나머지 반찬은 비용추가 없이 리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1인이라서 반찬을 조금씩 담아줬지만, 개수가 많다보니 리필은 생각도 못했다.

 

굴은 물론 톳에 무도 들어있다네~

굴영양솥밥이라고 해서 굴만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톳과 무도 들어있다. 주문을 받고 난 후 밥을 짓기에,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갓지은 굴밥을 먹기 위해서라면 기다림은 행복이다. 

솥뚜껑을 열자마자, 내 안으로 밥내음이 강하게 치고 들어온다. 쌀만 넣고 솥밥을 지어도 냄새가 장난 아닌데, 굴에 톳, 무까지 들어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싶다. 서둘러 밥을 그릇에 옮기고, 열기가 남아 있는 솥에 더운 물을 붓는다. 그럼 한국인의 디저트 숭늉이 완성된다.

 

양념장을 넣고 밥을 비비기 전에 먼저 밥만 먹어봤다. 흰쌀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느껴지는데, 굴밥은 먹자마자 훅치고 단맛이 들어온다. 설탕이 주는 그 단맛이 아니라, 밥과 굴 그리고 무가 합쳐서 내는 자연의 달큰함이다. 여기에 톳이 주는 경쾌한 식감까지 고작 밥 한숟갈을 먹었을 뿐인데 겁나 행복하다.

 

생굴을 좋아하지만 노로바이러스가 겁나서 익혀서 먹으려고 한다. 굴국밥이나 굴떡국을 주로 먹는데 조리법의 차이일까? 국에 들어있는 굴은 단단하지 않아 쉽게 부서진다면, 굴찜이나 굴밥은 조직감이 짱짱하고 꽤나 단단하다. 비릿함은 1도 없고, 고소함을 넘어 구수함에 감칠맛이 더해져 굴밥의 진수를 만끽하고 있다. 

 

제육은 쌈과 함께~
제육이 끝난 후 비빔의 시간~

양념장은 과하지 않게 넣고, 굴이 망가지지 않도록 대충 비빈다. 그저 밥만 먹어도 행복하지만, 조기구이 한 점을 올리면 행복은 2배가 된다. 굴솥밥만으로도 충분한데, 제육볶음에 조기구이까지 이런 사치를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물을 넣은 직후, 시간이 지난 후~

솥밥을 좋아하는 이유는 갓지은 밥을 먹을 수 있고, 구수한 숭늉이 덤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투명했던 맹물이 갈색빛깔로 바뀌더니, 굴영양솥밥이 갖고 있던 맛과 향을 다 품고 있다. 여기에 많지 않지만 구수한 눌은밥은 그냥 먹어도 좋고, 조기구이 한 점 올려서 먹어도 좋다. 

 

배는 진작에 그만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한국인의 K-디저트 숭늉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갓지은 굴영양솥밥에 숭늉 그리고 9가지 반찬까지 알차다 못해 넘치게 행복하다. 굴시즌이 끝나기 전에 자주 갈 것이고, 다시 굴시즌이 돌아오면 가장 먼저 다솥으로 달려 갈 것이다.

2022.02.14 - 굴의 진한 풍미는 솥밥 가득 대학로 도도야

 

굴의 진한 풍미는 솥밥 가득 대학로 도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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