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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감포항 수협활어직판장 & 감포공설시장

경주로의 겨울여행은 수학여행 코스가 아닌 바다를 선택했다. 우선 기름가자미라는 듣도 보도 못한 생선이 궁금했고, 송대말등대와 감포항남방파제등대를 보고 싶어서다. 초단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알차게 스케줄을 짰지만 감포항에 도착하고 난 후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계획된 여행은 취소, 즉석 여행으로 변경을 해야했다. 

 

경주 감포항 전경이라네~
센터는 감포항남방파제등대!

서울역에 KTX를 타고 10시 언저리에 신경주역에 도착을 했다. 바로 감포항으로 가고 싶었으나, 캐리어를 두고 가야 하기에 시내로 들어갔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서둘러 나와 100번 버스를 타고 감포항으로 향했다. 경주 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한적한 시골마을을 달리더니 산속으로 들어갔다. 피곤함에 잠시 졸다가 눈을 떴는데 창문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설마 벌써 도착을 했나? 그런데 주변 풍경이 수상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바다가 아니라, 산 속에 있는 커다란 저수지다. 급 검색을 하니 덕동댐이라고 나온다. 댐을 지나고도 한참을 더 달린 버스는 등대삼거리 정류장에 도착을 했고, 첫 목적지인 감포항 수협활어직판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수협활어직판장

평일이라고 하지만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고, 수협활어직판장 밖에 있는 판매장은 아직 오픈을 안했는지 문을 연 곳이 없다. 불길한 조짐을 바로 감지했어야 했는데, 평일이고 감포라는 지역은 여름에 비해 겨울은 한산하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한적하니 좋아 좋아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수협활어직판장 앞에 도착을 했다. 여기도 영업 전인가 싶어 문을 열었는데, 아뿔사 문이 잠겨 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안내판, '매월 2, 4째 수요일 정기휴일'. 경주 감포로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푹풍검색에 랜선답사도 마쳤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정기휴일을 파악하지 못했다.

 

바다멍 아닌 스스로를 질책하는 중~

바다를 보면서 잠시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그나마 다행은 당일치기가 아니라 1박2일이니, 시내로 돌아가 수학여행 코스를 밟고 내일 아침에 다시 오자.' 아니다. '오고 가고 2시간이 넘게 걸리고, 공복이라 시내로 가는 건 무리다.'

"그래 결심했어. 플랜B는 없지만 뭐가 됐든 여기 있자."

 

다 퍼죽고 또 잡자 이강수산
왼쪽은 용가자미 오른쪽은 기름가자미

수협활어직판장 옆집이라고 해야 할까나? 횟집이 있다. 우선 현지인을 만나, 나의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전에 대체로 시장 휴무는 월요일 아니면 화요일인데, 감포는 특이하게 수요일이다. 

횟집 주인장으로 부터 감포공설시장에 가면 반건조뿐만 아니라 생물 기름가자미를 볼 수 있다는 엄청난 정보를 얻었다. 더불어 기름가자미와 여기서는 참가지미로 부르는 용가자미 구별법도 함께 알게 됐다.

 

감포해국길!

왔던 길을 다시 돌아서 나온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 감포공설시장을 향해 계속 걷다가, 평범하지 않는 계단을 보고 발길을 멈췄다. 랜선답사를 할 때 봤던 감포해국길 계단이다. 계단 주변으로 골목마다 다채로운 벽화가 있다고 했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갈까? 말까?

우선 배고픔부터 해결하고 싶어 시장으로 향했다. 생각해 보면, 이때 벽화를 봐야 했다. 왜냐하면 배가 부르면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감포해국길은 이게 다다.

 

감포공설시장

감포공설시장에 도착을 했다. 진한 바다내음이 날 줄 알았는데, 상가건물로 새로 단장을 했단다. 상설시장이기도 하지만, 3, 8일로 끝나는 날에는 오일장이 열린다. 

 

원광상회
기름가자미 / 용가자미

가자미는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종류가 12가지나 된다고 한다. 돌가자미, 문치가자미, 용가자미, 물가자미, 기름가자미, 찰가자미, 참가자미, 범가자미, 노랑가자미, 줄가지미 그리고 도다리와 강도다리가 있다. 

이중에서 기름가자미는 경주특산물로 감포와 포항 일대에서 주로 잡힌다. 밴댕이처럼 성질이 급해 잡자마자 바로 죽어버려서, 살아있는 녀석은 거의 볼 수 없다고 한다. 기름처럼 미끈한 점액이 분비되어 기름가자미라고 부른다. 시장분들은 미주구리 또는 물가자미로 부르는데, 미주구미는 일본식 명칭이고, 물가자미와 기름가자미는 다르다. 

 

3마리에 5천원, 구워줌, 식었는데도 겁나 맛나~

감포공설시장에서 대화를 가장 먼저 한 곳이 원광상회 주인장이다. 촬영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으면서 이러쿵 저렁쿵 직판장에서 시장까지 어떻게 오게 됐는지 썰을 풀었다. 처지를 딱하게 여겼는지, 기름가자미로 생선찌개를 하는 식당을 소개해줬다. 

시장을 나와, 감포해국길 방향으로 5분 정도 다시 가야 했지만, 주인장이 강추한 곳이라 즐거운 맘으로 갔다. 식당에 도착했고, 생선찌개 주재료가 생물 기름가자미라는 걸 확인까지 했는데, 문제는 2인분부터 주문을 받는단다. 그래서 혼자 왔지만, 2인분을 먹겠다고 했다. 그런데 혼자 왔으니 2인분 주문은 안되고, 1인분은 원래 안되니 그냥 가란다.

 

감포는 돌미역도 유명해~

혼자서 2인분을 먹겠다고 아무리 말해도 이해를 못하는 건지, 계속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다시 감포공설시장으로 돌아왔다. 배고픔은 극에 달했고, 왔던 길을 걷고 또 걷고 하다보니 힘이 쑥 빠졌다. 

 

생물 생선 코너!
오~ 필승 코리아!
기름가자미 / 용가마지

바둑판같은 시장이라서, 중앙이 아니 옆길로 들어오니 생선가게가 보이기 시작했다. 산지까지 왔는데 반건조 기름가자미를 먹어야 하나 했는데, 내눈앞에 생물 기름가자미가 나타났다.

시장분들은 용가자미를 참가자미로 부르던데, 이또한 다르다. 참가자미는 꼬리부터 몸통 중간까지 Y자 모양으로 노란색 띠고 있는데, 이건 붉은빛을 띠고 있다. 즉, 참은 노랑, 용은 빨강이다. 

 

생물에서 반건조로 거듭나는 중~

기름가자미는 잡자마자 죽는다고 해서 회로는 못 먹는구나 했다. 하지만 산지의 이점이랄까나. 뼈째 썰어서 나오는 세꼬시가 있다. 기름가자미로 한 소쿠리에 만원이다. 혼자서 먹기에는 살짝 부담스럽긴 하니 여기까지 왔는데 아니 먹을 수 없다.

냉장고 안에 용가자미 세꼬시도 있기에, 혹시 반반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어려울 거 없다면서, 반반으로 담아줬다. 참, 겨울이라서 회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사진을 더 예쁘게 찍으라고 하면서 냉장고에서 꺼내준 거다. 본인 가게는 물론 옆집까지 흔쾌히 사진 촬영을 허락해 주고, 반반 세꼬시까지 대원수산 주인장 할머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창안참전복
가리비 / 자연산 홍합 섭
소라 / 멍게
자연산 참전복

아까의 고생에 대한 보답이랄까? 감포공설시장에서 눈물나도록 따뜻한 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선 넋두리를 들어준 원광상회 주인장, 후라이드반 양념반도 아니면서 반반 세꼬시를 내어준 대원수산 주인장 그리고 청정해역 감포항에서 자생하는 자연산 전복 한마리를 먹을 수 있게 해준 창안참전복 주인장까지 모두모두 다 고맙습니다.

 

자연산 감포 참전복이라네~

참전복을 먹게 해준 일등 공신(?)은 대길회초장집 주인장이다. 기름과 용가자미 세꼬시를 들고 오면서, 참전복을 봤다. 딱 한마리만 먹으면 좋을텐데 하면서, 초장집 주인장에게 혹시 살 수 있냐고 물어봤다. 갑자기 옆에 있는 분을 가리키면서, 저분이 전복가게 주인장이 물어보란다. 혹시 했더니, 따라오라고 했고 가게 앞에서 자연산으로 한마리를 고르라고 해서 골랐다. 가격은 15,000원.

 

세꼬시와 전복의 맛은 내일 업로드 됩니다. 참, 원래 계획대로라면 수협활어직판장에서 회를 먹고, 송대말등대를 보러 가려고 했다. 하지만 감포공설시장에서 송대말등대까지 오전에 갔던 길을 또 걸어가야 한다. 1.4km로 그리 멀지 않지만, 배도 부르고 귀찮아서 가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이번 경주 감포 겨울여행은 무계획이니깐.

2022.12.16 - 기름가자미 세꼬시 & 참전복회 경북 경주 감포공설시장 대길회초장집

 

기름가자미 세꼬시 & 참전복회 경북 경주 감포공설시장 대길회초장집

경북 경주 감포공설시장 대길회초장집 가자미는 구이 아니면 조림으로 먹었지, 회는 처음이다. 특히, 기름가자미는 잡히자마자 죽는다고 하니, 회로 먹을 수 있는 곳은 산지가 아닐까 싶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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