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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 행궁동 공방거리 (feat. 달고나 만들기)

주말에는 사람이 많을 거라서 일부러 평일에 갔는데, 사람뿐만 아니라 문을 연 공방이 별로 없다. 한적하다 못해 고즈넉한 공방거리를 걷다가, 오징어 게임이 유행했을때도 안했던 달고나 만들기 체험을 했다. 수원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행궁동 공방거리를 걷다.

 

팔달문 뒤태(?)

팔달문에서 대로변이 아닌 작은 골목길로 접어든다. 수원화성 둘레길도 꽤나 멋지지만, 이번에는 오르막이 아니라 우회전을 한다. 왜냐하면 공방거리를 걷고 싶으니깐. 이때만 해도 몰랐다. 공방거리에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을...

 

여기서부터 화성행궁까지 약 420m에 이르는 골목을 행궁동 공방거리라고 한다. 나무공예부터 리본, 한잔, 규방, 금속 등 다양한 공예품과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수원의 인사동이라 불린다. 사실 공방거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에 화성행궁에 왔을때, 스쳐 지나갔는데 그때는 평범한 골목길인 줄 알고 관심없이 그냥 걷기만 했다.

  

굴 시즌이 돌아왔다~
공방거리에 있던 화성전도!
추억의 달고나!

달고나를 판매만 하는 줄 알았는데,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아직은 초입이라서 다양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을 생각에 구경만 하고 나왔다. 이때만 해도 여기를 다시 찾을 줄 몰랐기에, 주인장에게 인사치레로 둘러보고 올게요라고 했다. 그런데 다시 와서 달고나 체험을 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행궁동 공방거리 모습!

평일이니 사람은 없을 거라 예상했지만, 문을 연 공방이 없을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식당이나 상점은 대체로 문을 열었으나, 체험이 가능한 공방은 문이 굳게 닫혀있다. 나만의 캔들 만들기는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매우매우 아쉽다.

 

다양한 공예품 감상 중~
드림캐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
주인만 뺴고 다 판맨한다는 나무 공방!
수저 받침보다는 술잔에 시선이 확~

어디서 쓰는 물건인지, 안내문을 볼 때까지 전혀 몰랐다. 도자기 공깃돌이라는데, 1250도에서 구워서 전혀 깨지지 않는단다. 도자기인데 깨지지 않는다니 신기하다. 그러나 일반 공깃돌에 비해서 무거울 듯 싶다. 

 

공방거리는 과거 영화 촬영지였다?!

공방거리는 1961년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주요 촬영지였다고 한다. 영화는 어릴 적에 EBS에서 본 듯 하지만, 영화보다는 "아즈씨, 아즈씨, 아즈씨는 삶은 달걀 좋아하우?" 김태균의 성대모사로 알게된 영화다. 동명 소설이 원작인데, 영화는 가물가물하지만 책은 읽은 기억이 난다.

번듯한 한옥집은 영화에서는 사랑방 손님이 거주했던 집으로 나오지만, 실제는 의사였던 장준식의 집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때는 수원을 대표하는 부자 중 최익환의 소유였다. 여기와 한데우물, 방화수류정, 수원화성, 수원천 등 60년 전 수원의 모습이 영화에 잘 담아 있다. 

 

한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다른 영화촬영지가 나온다~
회색 건물 입구 아님!
생뚱맞게 공방거리에 우물이?

한데우물이 공방거리를 상징한다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지만, 거리가 생기기 전부터 우물은 존재했다. 화성행궁에서 우물이 가깝다 보니, 정조가 그의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준비할 때 여기서 물을 길어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한데우물에서 한데는 사방, 상하좌우를 덮거나 가리지 아니한 곳으로 집채의 바깥을 의미한다. 우물을 따로 관리하도록 정해진 사람도 없고, 우물이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우물 주위에 아무것도 없어서 마을 사람들은 한데우물이라 불렀다고 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주민들의 소통 장소였지만, 지금은 마실 수 없는 물이라는 안내표지판이 붙어있다.

 

화성행궁

공방거리에서 나와 화성행궁 앞에 도착을 했다. '주말에 올 걸~' 문 닫힌 공방이 많다 보니, 체험은 뒷전이고 동네 한바퀴이지만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다. 초등학교때 이후로 한번도 하지 않았던 달고나 체험을 하러 간다.

 

귀여운 정조 임금!

달고나 가게에 도착을 하니, 주인장은 다시 올 줄 알았다는 듯 다시 반겨준다. 직접 달고나를 만들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고, 선불(5,000원 현금)을 냈다. 주인장은 국자에 설탕을 가득 담고, 녹을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라고 한다.

예전에는 설탕을 넣자마자 젓가락을 휘저었다고 하니, 그때는 설탕을 조금만 줘서 그런 거란다. 지금은 양을 넉넉히 주는데, 녹기도 전에 휘저으면 탄맛이 날 수 있다고 한다. 서서히 녹기 시작하면 가장자리부터 젓가락을 톡톡 눌러주면 된다.

 

녹이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려~
소다를 넣고 젓가락을 돌리고 또 돌리고~

어릴때 해서 방법은 다 알고 있는데, 다시 하니 새롭다. 녹은 설탕물에 소다만 넣었을 뿐인데 마치 빵반죽이 부풀듯 국자에 넘칠 정도로 달고나가 많아졌다. 체험이니 직접 다 해야 하지만, 사진을 찍어야 해서 나름 정교한 작업은 주인장에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누름판으로 달고나를 평평하게 만들어~
가장 쉬운 하트 모양으로 선택!

어릴 때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는데, 지금은 오징어 게임처럼 뒤집어서 침을 바르지 않아도 이쑤시개로 몇번 톡톡하니 완벽하게 분리가 됐다. 쉬운 모양을 선택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주인장 왈, 요즈음 백이면 백 성공할 수 있도록 모양틀을 누를때 힘을 많이 준단다. 찍은 사진을 다시 확인하니, 하트 모양틀을 찍었을 뿐인데 벌써 떨어진 부분이 많이 보인다. 

 

성공을 한 자에게는 선물을 준다. 돌림판을 돌리면 되는데, 꽝은 아닌데 원하는 선물이 나오지 않았다. 주인장에게 혹시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니, 뭘 갖고 싶냐고 되물어본다. 호루라기를 받고 싶다고 하니, 그럼 그걸로 주겠단다. 평일에 공방거리에 간 것은 달고나를 하기 위한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나저나 달고나를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나!

2019.05.07 - 경기 수원 화성행궁 어머니를 향한 정조의 지극한 효심

 

경기 수원 화성행궁 어머니를 향한 정조의 지극한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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