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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고속버스 탑승기 "군산에서 서울까지"

서울에서 군산에 가려면, 한번에 가는 열차가 있지만 주로 환승을 한다.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익산역에 도착해 군산역으로 가는 무궁화 또는 새마을호 열차를 탄다. 3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이 환승을 하면 반으로 줄어든다. 그렇다면 버스는 어떨까? 프리미엄 고속버스이니 더 빠르지 않을까라는 기대는 넣어둬야 한다. 막히면 늦는다. 

 

군산역이 아닌 터미널을 선택한 이유는 시내에서 기차역이 멀기 때문이다. 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지만 배차간격이 길어서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게 된다. 그런데 기차역과 달리 터미널은 군산 시내에서 멀지 않다. 아니 시내에 속해 있다고 봐도 된다.

KTX는 빠르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한다는 엄청난 장점을 알면서도, 그냥 고속버스가 타고 싶어졌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이니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탄다.

 

군산시외버스터미널
군산고속버스터미널

군산시외버스터미널과 군산고속버스터미널은 하나가 아니라 따로 떨어져 있지만, 바로 옆에 있어 금방 찾을 수 있다. 이걸 모르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가는 프리미엄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10분 정도 멍을 때리고 있었는데 느낌이 세하다. 슬픈 예감을 틀린 적이 없다더니, 매표소에 물어보니 서울에 가려면 고속버스터미널로 가야한단다.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나 했더니, 걸어서 20여 미터 가면 군산고속버스터미널이 나온단다. 서둘러 이동을 해,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고속버스보다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가 보다. 같은 터미널인데 규모나 시설이 너무 다르다.

 

군산고속터미널은 무인매표소

역이나 터미널에는 출발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찍 도착을 한다. 이유는 없다. 촉박함 보다는 널널함이 좋아서다. 화장실도 가고, 지금처럼 실수를 할 수 있기에 늘 일찍 간다. 서울로 가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오려면 30분 정도 남았다.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의자에 앉아서 멍때리고 있었다.

잠시 후,  어르신 한분이 다가와 서울에 가야 하는데, 매표소에 사람이 없다고 물어본다. 여기는 무인 매표소라서 저기 보이는 기계에서 승차권을 뽑아야 한다고 하니 할 줄 모른다고 도와달란다. 모바일로 예매를 해서 버스승차권 발매기는 처음이지만 그래도 어렵지 않게 도움을 드렸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또 한분이 나에게 왔다. 대전에 가는데 기계를 다룰 줄 모르니 도와달라. 한번 했으니 더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하고 키오스크 앞에 섰다. 그런데 이상하다. 대전행 고속버스가 없다. 알고보니, 대전은 고속이 아니라 시외버스다. 여기가 아니라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한다고 하면서, 문 밖으로 나와 어떻게 가는지 위치를 자세히 알려드렸다. 

또또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혼자서 키오스크와 싸움을 하는 어르신을 봤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없는 듯 보여 그냥 있었는데, 좌석 지정까지 다 됐는데 현금 결제에서 계속 막혔다. 모른척을 할까 말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다가가서 도와드렸다. 부끄럼에 낯도 많이 가리는데 이날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이번이 두번째 탑승이다. 프리미엄이라서 다른 고속버스에 비해 비싸지만, KTX보다는 저렴하다. 군산에서 서울까지 소요시간 2시간 30분, KTX에 비해서는 더디지만 평일이라서 괜찮을 줄 알았다. 어느 구간에서 30분 이상 차가 막힐지 이때는 전혀 몰랐다.

 

프리미엄답게 고급스러워~

우등에 비해서 좌석은 넓은데 통로는 좁다. 입석으로 가는 게 아니라서 좁은 통로는 탈 때와 내릴 때 잠시 불편한 뿐이다. 몇시간 전에 예매를 하는 바람에 혼자 앉는 좌석이 없어 둘이 앉는 좌석으로 골랐다. 혹시나 옆자리에 누가 탈까봐 걱정했는데, 혼자서 다 차지했다. 

 

스카이라이프로 방송이나 영화를 볼 수 있는데 이어폰이 아이폰전용이라서 안된다. 폰미러링 기능이 있지만, 2시간만 있으면 도착인데 굳이 하고 싶지 않아서 관뒀다. 멀티미디어나 라디오 역시 이어폰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프리미엄버스에 탔으니, 100% 활용을 해야 하는데 태블릿은 메인 화면만 보고 또 봤다. 

 

아이폰7은 무선충전 기능이 없어요~

대신 USB 충전은 가능하다. 노트북 충전은 금지라는데, 하고 싶어도 노트북이 없다. 더불어 USB 케이블도 없다. 따로 외장배터리를 챙겨왔는데, 케이블이 달려있는 외장배터리다. 당일이 아니라 미리 예매를 했다면, 이어폰에 케이블까지 다 챙겨서 왔을텐데, 아쉽고 또 아쉽다. 

 

커튼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엄청나~
상반신은 뒤로, 다리는 위로~
프리미엄답게 고급지다~

좌석 뒤에 있는 커다란 덩어리(?)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프리미엄이니 충돌방지인가 했는데 아니다. 두번째 탑승인데 등받이가 180도나 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조절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니, 의자에서 침대로 변신을 했다. 개인용 전등이 있다는 거, 눕고 난 후에 발견했다. 커다란 덩어리의 정체를 이제는 안다.

 

등받이뿐만 아니라 다리 쿠션(정확한 용어를 모름)도 쭉 올란온다. 의자에 앉아서 아무리 발을 길게 뻗어도 저기 보이는 공간에 닿지 않는다. 아~ 저기에는 가방을 넣어야 하나보다 했는데, 다리 쿠션을 계속 올리면 멀게 느껴졌던 저 공간이 겁나 가깝게 느껴진다. 즉, 발이 닿는다. 

 

침대 모드에서 촬영한 태블릿~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반복을 하면서 왔다. 의자에서 침대로의 변신은 참 좋은데, 문제는 고속버스다 보니 흔들림이 많다는 거다. 더불에 뜻하지 않는 정체로 인해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도착을 했다. 터미널보다 군산역이 멀리 있지만, 그래도 고속버스보다는 KTX가 빠르고 정확하다. 

참, 옷걸이 버튼은 말 그대로 옷을 걸 수 있으며, 이날만 그랬는지 몰라도 운행정보는 내내 검색중으로 나왔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프리미엄 버스은 낮보다는 밤에 타야 더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충전케이블과 이어폰은 절대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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