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동 차이797 플러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굴짬뽕이 겨울별미라면, 중국냉면은 여름별미다. 냉면은 냉면이지만, 함흥, 평양, 진주와는 사뭇 다르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은 비슷하지만, 중국냉면에는 땅콩소스가 들어간다. 여름시즌 메뉴라서 지금 먹어야 하므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식당가에 있는 차이797 플러스로 향했다.
차이797과 차이797 플러스는 다르다고 한다. 플러스가 있으니, 좀 더 고급스럽지 않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혼밥하기 딱 좋은 분위기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이 많아졌다는 거, 안 비밀이다.
차이797 플러스는 꽤 고급진 중식 레스토랑으로 딤섬이 유명하다는데, 겨울에는 굴짬뽕을 먹었고, 지금은 여름이니깐 중국냉면을 먹는다. 중식당이니 메뉴가 엄청 많지만 다 부질없다. 왜냐하면 중국식 보양 닭냉면(13,500원)은 이렇게 따로 나와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앉자마자 주문부터 한다.
보이차인 줄 알았는데, 자스민차라고 직원이 알려줬고, 얼음이 들어있는 컵은 따로 요청을 했다. 비주얼은 차가운 하이볼같지만, 맛은 알콜이 일절없는 시원한 자스민차다.
중국식 보양 닭냉면이라 쓰고 중국냉면이라 읽는다. 닭을 넣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보양을 추가했나 보다. 새콤한 육수에 신선한 야채와 닭냉채가 어우러진 시원한 중국식 냉면이라고 메뉴판에 나와있다.
중국에는 냉면이라는 음식이 없다고 알고 있다. 짜장면처럼 중국냉면도 중국이 아닌 힌국에서 개발한 음식이다. 여름이면 사람들이 시원한 냉면을 찾아서 먹으니, 이와 비슷한 음식이 필요했을 테고, 여기에 중국느낌을 가미해 중국냉면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기존에 먹었던 중국냉면은 새우나 오징어, 해삼같은 해산물이 들어 있었는데, 여기처럼 닭냉채는 처음이다. 물에 빠진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소나 돼지가 아닌 닭고기이니 괜찮을 줄 알았다. 소스를 추가하기 전 국물에서 살짝 향신료 향이 느껴지지만, 시원하고 담백한 지극히 평범한 맛이다.
고구마나 메밀가루는 아니고, 밀면처럼 밀가루다. 냉면이니 당연히 그러하겠지만, 면발의 쫄깃함이 엄청나다. 어죽에 들어있는 면은 예외, 뜨겁거나 차겁거나 면은 무조건 쫄깃해야 한다. 고로 합격이다.
부위는 가슴살인 듯 싶다. 생김새는 돈코츠같지만, 맛은 오향장육과 비슷하다. 다행히 향이 강하지 않아서 거부감이 없다. 양념이 껍질부분에 주로 있다보니, 살코기는 담백할뿐 별다른 맛은 없다.
평양냉면처럼 물냉면을 먹을때 고명으로 나온 고기는 거의 먹지 않는다. 이번에는 닭이라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물에 빠진 고기는 역시 내 취향이 아니다. 육향이라고 해야할까나? 씹을수록 그 향이 강하게 올라온다.
닭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제대로 먹기 위해서는 겨자와 땅콩 소스가 필요하다. 중국냉면은 겨자의 톡 쏘는 맛보다는 땅콩의 고소한 맛으로 먹는다. 그래서 소스도 겨자보다는 땅콩이 더 많다. 취향에 따라 조절을 하면 되지만, 진하게 먹고 싶어서 다 넣었다.
중국냉면은 호불호가 있는데, 아마도 땅콩소스 때문일 거다. 맑은 국물을 탁하게 만들고, 물과 기름처럼 땅콩소스가 겉돌기 때문이다. 더불어 느끼함도 추가가 된다. 느끼함은 겨자가 잡아주고, 겉돌고 탁한 국물은 중국냉면의 매력이다. 자주 먹으면 불호로 갈 테지만, 여름 별미로 일년에 1~2번 정도 먹고 있어 아직은 호다.
면은 쫄깃, 해파리는 꼬들, 오이는 아삭으로 식감이 깡패다. 여기에 겨자와 땅콩 소스를 더한 국물은 톡쏘는 고소함을 채워준다. 단무지보다는 자차이무침을 더 좋아한다. 나만의 기준이랄까? 중식레스토랑과 동네중국집 기준은 자차이가 있고 없고다.
앞접시행 특급열차를 탄 닭냉채를 끝내 다시 만나지 못하고, 쫄깃한 면과 오이 그리고 해파리만 아작을 냈다. 그나저나 땅콩소스가 들어있는 중국냉면은 여름마다 찾아 먹으면서, 땅콩버터가 들어있는 탄탄면은 아직이다. 설마 이질감? 아니다. 먹을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닭냉채가 아닌 해산물이 들어있는 중국냉면을 한번 더 먹고, 가을이 오면 탄탄면을 먹으러 가야겠다.
2020.12.28 - 굴의 진한 풍미가 가득 굴짬뽕 영등포 차이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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