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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해초뜰 현대백화점

도심 속 피서지로 백화점만한 곳이 없다. 지름신만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다면, 한나절 백캉스로 딱이다. 물놀이를 하고 나면 배가 고프듯, 아이쇼핑도 마찬가지다. 매장에서는 무소유 정신으로 지갑이 열리지 않지만, 식당가에서는 자동문을 달았는지 자연스럽게 열린다. 잘 먹어야 더위를 먹지 않으니, 좋아하는 메뉴를 고른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6층 식당가에 있는 해초뜰이다.

 

목동에 있는 현대뱍회점!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푸드코트가 공사 중이라 6층 식당가로 올라왔다. 한식, 일식, 중식은 기본, 칼질을 하는 곳도 있고, 면을 돌돌 말아서 먹는 곳도 있다. 어디로 갈까나?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지만, 식당가 한바퀴를 한다.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왔고, 바로 안으로 들어간다. 

 

문 앞에 있던 음식점 위생등급 매우우수 명패. 누구냐 넌?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음식점 위생 수준을 향상시키고 식중독 예방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음식점 위생상태를 평가한 뒤 등급을 지정한 제도라고 한다. 냉장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여름에 해산물은 살짝 쫄린다. 그래서 초밥이 엄청 먹고 싶어도 요즘 참고 있는데, 명패가 있는 곳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지하 2층 푸드코트와 달리 6층 식당가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데, 해초뜰은 예외다. 혼밥에 낮술하기 좋은 분위기이지만, 여름은 금주의 계절이다. 추울때 알콜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지만, 더울때는 더 덥게 만들다.

 

원산지가 위 아더 월드~
기본이 2인 이상~

대체로 기본이 2인부터다. 혼밥은 힘들겠구나 했는데, 1인상이 있다. 굴과 매생이는 겨울이니 제외, 물회가 끌리지만 밥만 먹어야 하니 제외, 남은 건 해초뜰 고등어구이(15,000원)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해초뜰 고등어구이 밥상 등장이오~
생김 아니고 구운김 /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
와사비 간장 / 맑은 된장국과 밥

염도가 약한 장아찌와 샐러드인 듯 아닌듯 알 수 없는 반찬이 나왔다. 모양새는 한때 유행했던 미역국수같은데, 미역맛은 안나고 없을 무맛에 가깝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곤약으로 만든 면이라고 한다. 어묵탕에 들어있는 곤약은 좋아하지만, 곤약국수 샐러드는 처음이라서 초장의 도움을 받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 먹지 않기로 했다. 메인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해조류 등장이오~
톳 / 꼬시래기
다시마 / 갈치속젓 넣어서 한쌈

다시마, 꼬시래기, 톳 등을 해조류 혹은 해초류라고 부르는데, 정답은 해조류다. 꽃을 피우는 식물을 현화식물이라고 하는데, 이중 해양에서 서식하는 현화식물을 해초류라고 부른다. 미역이나 다시마, 매생이는 꽃을 피우지 않으니, 해초라고 하면 안된다. 다르다와 틀리다처럼, 해초와 해조도 혼동해서 사용하면 안된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대가리가 있으면 자반고등어, 없으면 생물고등어다. 고로 해초뜰 고등어구이는 자반고등어다. 자반고등어는 대체로 염도가 있는데, 요즈음 짠맛을 많이 줄이는지 담백하니 슴슴하다. 

 

생선구이 엄청 좋아하는데 집에서 먹기 힘들어~

잘 익은 밥에 스햄이 아니라 고등어구이 두점이다. 육고기와 달리 물고기는 조리방법을 따지지 않는다. 육고기는 살코기만 먹지만, 물고기는 머리부터 꼬리 지느러미를 넘어, 껍질에 내장까지 가리지 않고 다 먹는다. 고등어는 회 다음으로 구이를 좋아하는데, 둘 다 집에서는 먹기 힘들다. 외식 메뉴의 선택 기준은 집에서 먹기 힘든 메뉴다. 고로 먹을 수 있을때 잘 챙겨 먹어야 한다. 

 

고등어구이에는 밥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쌈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다시마를 깔고 밥에 톳과 꼬시래기를 더하고 갈치속젓을 올려서 먹고, 고등어구이는 따로 먹어야 하는 줄 알았다. 둘을 합치면 어떨까 하면서, 도전정신으로 먹었는데 오호~ 유레카다. 여기에 구운김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톳과 꼬시래기는 식감이 깡패이고, 바다향을 가득 품고 있을 줄 알았던 다시마는 청량하기만 하다. 여름에 생김은 눅눅해서 별로인데, 해초뜰은 구운김이라서 마지막 한장까지 고소하다. 

 

짜지 않은 고등어구이는 감칠맛 대마왕 갈치속젓을 만나 시너지가 폭발한다. 고등어가 품고 있는 과한 기름은 거부감을 주지 않으며, 바삭한 껍질은 풍미를 살린다. 밥은 없어도 되는데, 해조류와 갈치속젓은 없으면 안된다.

 

고등어구이와 다시다, 꼬시래기, 톳 그리고 갈치속젓을 같이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합 대찬성이지만, 집에서는 둘을 같이 먹을 수 없으니 종종 먹으러 와야겠다. 여름이 끝나면 녹색이를 더해서 진하게 먹고 싶다. 참, 해조류는 리필이 가능하다고 했으니, 잔뜩 먹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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