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동 미니마이즈
쌀로 만든 케익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떡케익이 생각난다. 허나 떡케이크는 모양만 케익일뿐 맛은 떡이다. 모양에 맛까지 진짜 쌀케이크는 없을까? 궁금증은 폭풍검색으로 이어졌고, 결국 원하는 답을 찾아냈다. 리얼 쌀케이크를 영접(?)하러 이태원동에 있는 미니마이즈로 향했다.
미니마이즈에 가기 위해 이태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지난 5월 이후 삼각지와 용산 전쟁기념관 주변은 될 수 있으면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버스는 그곳을 지나쳐 간다. 사람들로 붐비는 전쟁기념관 정문을 보면서, 그냥 거기에 있지, 왜 기어나왔는지 모르겠다. 암튼 버스는 녹사평역을 지나 용산구청 이태원시장 정류장에 도착을 했다.
버스에서 내려 2~3분 정도 걸으니 미니아미즈가 나타났다. 이태원에 갈 일이 별로 없다보니, 언제나 낯선 동네처럼 느껴진다. 쌀케이크 하나 먹자고 이태원까지 찾아오다니 집념이 아주 대단하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집념이 강해질 때가 있다.
오픈시간은 12시인데, 도착을 하니 11시 57분이다. 문 앞에서 기다릴까 하다가, 직원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봤다. 오픈 준비가 끝났으니 들어와도 된단다. 야호~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마수걸이를 하게 됐다. 사진은 당연히 양해를 구하고 담았다. 밖에서 봤을 때보다 공간은 훨씬 넓다. 케익은 직접 만드는지 주방(?)이 따로 있다.
미니마이즈에 온 이유는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를 넣어서 만든 쌀케이크를 먹기 위해서다. 사진 속에 있는 케이크가 쌀케익이라니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쌀로 만든 케익은 떡케이크처럼 투박하거나 예쁘지 않을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나 보다.
전부는 아니고 몇가지만 쌀가루로 만든 케익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케익에 구움과자까지 모두 다 쌀가루로 만든다고 한다. 혹시 수입쌀인가요 라고 물어봤더니, 국내산 쌀로 만든다고 알려줬다.
쌀로 만든 빵은 먹어본 적은 있지만, 쌀로 만든 케익은 난생처음이다. 떡케익이 아닌 진짜 쌀케이크다. 만드는 방법까지는 알 수 없지만,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로 케익이 가능하다는 걸, 보고 있는데도 놀랍다. 왜냐하면 겉모습은 여느 케이크와 똑같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데, 비도 오고 치즈케익에는 따끈한 커피가 더 나을 듯 싶어 뜨끈한 아메리카노(5,500원)을 주문했다.
여기도 2샷이 기본이라서, 늘 그러하듯 1샷만 요청했다. 왜냐면 카페인에 약한 1인이니깐. 확실히 1샷은 쓴맛보다는 부드러운 맛이 잘 느껴져 좋다. 그나저나 샷추가는 돈을 받으면서, 샷마이너스는 왜 깎아주지 않을까? 그게 늘 궁금하다.
바스크 쌀 치즈케이크(6,900원)다. 쌀가루로 만들어서 다를 줄 알았는데, 겉모양부터 맛까지 지금까지 먹었던 치즈케익과 흡사하다. 어찌나 부드러운지 아이스크림인 줄 알았다. 그리고 치즈게익답게 치즈의 눅진함도 살아있다. 쌀가루로 만들었다고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백퍼 모르고 먹었을 거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니 미낭시에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다. 초코의 단맛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초코칩 미낭시에(3,400원)은 다 좋은데, 딱 한가지 단점이 있다. 양이 겁나 적다. 솔직히 한입 컷인데 아껴먹기 위해 쬐금씩 먹었다. 역시나 미리 말해주지 않으면, 쌀가루로 만들었는지 모르고 먹을 거다.
쌀로 만든 케익이라고 해서 모양도 맛도 다를 줄 알았다. 그러나 다름을 찾기 힘들 정도로 모양도 맛도 매우 친숙하다. 쌀가루로 빵에 이어 케익도 만들 수 있다? 없다? 있다! 이태원은 낯선 동네라 늘 어색했는데, 쌀케이크 때문에 조금은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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