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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차이797 롯데백화점

영등포에는 양대산맥 아니 양대백화점이 있다. 롯데와 신세계 그리고 예전에 경방이 있었지만 신세계가 인수해서 타임스퀘어가 됐다. 타임스퀘어에 있는 신차이에서 굴짬뽕을 먹었는데, 혹시 롯데에도 있지 않을까? 백화점 10층 식당가에 가니 차이797이 있고, 통영굴로 만든 굴짬뽕인듯 굴탕면이 있다. 굴짬뽕 로드 시작!

 

차이797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식당가에 있는 중식레스토랑이다. 아무런 정보없이 백화점 식당가이니 중식당은 당연히 있을테고, 겨울이니 계절별미인 굴짬뽕이 있지 않을까 싶어 무작정 갔는데, 이런 미친촉을 보았나? 입구에 통영굴로 만든 굴짬뽕을 한다는 입간판이 있다. 여기는 굴탕면이라 하던데, 짬뽕이듯 탕면이듯 이름은 다르더라도 내가 찾던 그 음식이 맞다.

 

백화점 식당가가 좋은점이라면, 브레이크타임이 없다는 거다. 이때가 오후3시쯤이었는데 영업중이고, 바쁜 시간대가 아니니 레스토랑에 아무도 없다. 마치 혼자서 전세를 낸듯, 창가석에 앉아 미세먼지가 잔뜩 낀 도심뷰를 보면서 혼밥을 즐겼다. 

 

통영굴 좋아~

점심치고는 살짝 사악한 가격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니깐. 통영굴탕면과 통영굴덮밥이 있는데, 덮밥은 유산슬덮밥과 비슷하단다. 나름 굴짬뽕 로드를 하고 있는데, 덮밥이 끌리지만 밥을 먹을 수 없다. 고로 통영굴탕면(14,000원)을 주무했다. 

 

이벤트 기간이라 굴탕면(굴짬뽕)을 주문하면, 만두강정이 나온다. 단짠단짠이라고 하던데 때깔을 보니 매콤함도 살짝 추가 됐나보다. 중국집이 아니라 중식레스토랑이니 양파, 춘장대신 자차이무침이 나왔다. 식초는 짬뽕을 먹어야 하니깐, 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종이컵이 나오던데, 종이컵 안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유리컵을 갖다줬다. 즉, 맥주를 마시기 위해 컵을 달라고 한 건 절대 아님. 기본찬은 나왔지만, 메인이 아직이니 마스크는 계속 착용 중이다. 다른 손님이 없으니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

 

차이797 굴탕면 굴짬뽕 등장이오~
단짠단짠 더하기 매콤

직접 만든 만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름에 튀긴 듯 전체가 다 바삭하다. 여기에 단짠단짠 매콤 소스가 추가됐다. 바삭한 만두피와 달리 만두소는 별로 없지만, 굴짬뽕과 달리 자극적인 맛이라 반찬삼아 먹으니 괜찮다.

 

그릇이 작아서 가격에 비해 양이 적구나 했는데, 그릇이 깊다. 빨간짬뽕은 아니지만, 매운고추가 은근 꽤 많다. 먹으면 배아 많이 아플 수 있기에, 보이면 바로 건져내야 한다. 통영굴탕면이라는데, 굴보다는 표고버섯이 더 많이 보인다. 굴이 얼마 없나 싶은데, 진한 굴향이 코끝을 마구마구 스친다. 보이지 않은 곳에 굴이 엄청나게 들어 있을 거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냄새도 국물맛도 온통 굴굴~ 굴천지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굴의 풍미를 위해서 불향은 어울리지 않다. 굴향에 표고버섯향이 더해지니 더 고급진 맛이 난다. 

 

굴의 관자까지 제대로 보이는 통영굴, 역시 제철음식은 옳다. 이래서 굴의 풍미가 진하게 났나 보다. 커다란 굴이 하나도 아니고 여러개 아니 잔뜩 들어 있다. 굴이 터지지 않고 온전한 모습 그대로 살아있다.

 

국물 속에 잠겨 있던 면을 올리고, 먹기 전에 식초는 꼭 넣어줘야 한다. 그래야 국물맛이 훨씬 더 깔끔해지니깐. 라면에도 식초를 넣으면 좋은데 요건 자주 까묵지만, 짬뽕에 식초는 확실하게 챙긴다.

 

쫄깃한 면발에 탱글탱근 굴의 조화는 굳이 두말하며 입 아니 키보드를 치고 있는 손가락만 아플 뿐이다. 굴은 자신의 향을 국물에 나눠줬는데도 먹으니 풍미작렬이다. 이렇게 좋은 굴을 어릴때는 왜그리도 싫어했는지, 어른이 된 내가 어린 나에게 "이번 바부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면을 먹고, 곧바로 굴을 먹는다. 굴이 워낙 많이 들어 있어, 굴만 골라먹어도 된다. 양손잡이는 아니지만, 마치 그런듯 면 먹고 굴 먹고, 굴먹고 면먹고 무한먹방 중이다. 

 

사진을 찍다보니 면이 살짝 불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 천천히 즐기면서 먹으려면 이정도의 아픔(?)은 참아내야 한다.

 

자차이 무침은 면에 올려도, 굴에 올려도 다 좋다는 건 안 비밀이다. 

 

국물 한방울까지 남길 수가 없다. 왜냐하면 굴탕면 아니 나의 사랑 굴짬뽕이니깐. 그나저나 다 같은 굴짬뽕인데 먹는 곳마다 맛이 이리도 다르니, 질리고 싶어도 질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굴짬뽕 로드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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