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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말과 풍경

보말은 고둥의 제주 사투리다. 식감 좋은 보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매생이로 만든 보말죽과 보말칼국수. 제주에 왔는데 아니 먹을 수 없다. 모슬포항에 있는 오랭이와 물꾸럭에서 13kg급 대방어회를 먹고 다음날 해장을 위해 대정읍에 있는 보말과 풍경으로 향했다.

 

눈뜨자마자 해장이 필요했지만, 11시 오픈이니 시간을 때워야 한다. 방어가 놀러 다닐 거 같은 모슬포항 앞바다를 구경하고, 사계해안도로 주변을 돌아다녔다. 오를 생각이 전혀 없는 산방산을 그저 바라만 보다, 얼추 시간이 된 듯 싶어 식당으로 향했다. 

 

한적한 골목에 있는 작은 식당인 줄 알았는데, 대회에서 상도 받고 아무래도 숨은 고수가 아닐까 싶다. 이런 곳을 찾아낸 친구가 그저 자랑스럽다. 보말 음식은 처음이라 어디서 먹을까 여기저기 많이 알아봤다는데 잘 찾아냈다.

 

보말관련 음식만 있는 줄 알았는데, 돔베고기에 생선구이, 두루치기도 있다. 풍경정식이 살짝 끌렸지만, 처음 느낌대로 보말죽(9,000원)과 보말칼국수(9,000원)를 주문했다.

 

밑반찬 클라쓰~
샐러드같은 겉절이 / 나물무침 / 알타리김치

깻잎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콩잎 장아찌다. 여기에 건 아니 생물고사리 무침까지 밑반찬만으로도 밥한공기 뚝딱하겠다. 죽이랑 칼국수에는 김치 하나만 있어도 충분한데, 제주 친구네에 놀러온 듯 반찬이 아주 맘에 든다. 

 

반찬으로 계란말이가 와우~

계란말이는 따로 주문한 게 절대 아니고, 밑반찬으로 나온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주 친구네 집에 온 듯 엄마표 계란말이다. 주문 후 바로 만든 거라, 뜨끈뜨끈하니 밥 생각이 더 난다. 도시락 세대라 옛생각도 나고, 따로 계란말이 추가를 하고 싶을 정도로 흠뻑 빠졌다.

 

보말과 풍경 보말칼국수 & 보말죽 등장이오~

초록초록 매생이가 과하지 않아 살짝 서운하지만 보말이 주인공이니 매생이는 여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보말, "처음인데 잘 부탁드립니다." 그 옆으로 보이는 조그만한 녀석(?)은 표고버섯이다.

 

보말칼국수

보말칼국수는 보말죽에 비해 내용물이 많다. 죽과 달리 정중앙을 계란지단에게 양보한 보말, 주인공임에도 은근 배려심(?)이 많다. 양은 적지만 매생이가 있고, 호박에 양파, 배추 등이 들어 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 먹으니 덜어서 먹는 건 필수다. 나름 플레이팅에 신경 쓴다고 했는데 먹음직스러워 보이려나?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국수다. 왔다갔다를 할까, 순서대로 먹을까, 고민따위는 쌈싸먹고 그냥 맘 내키는대로 먹으면 된다.

 

보말은 맛보다는 식감이니, 맛은 매생이와 표고버섯이 담당한다. 죽은 치아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데, 보말땜에 저작운동이 필요하다.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이거 엄청 매력있다. 여기에 콩잎장아찌를 곁들이니 아니 좋을 수 없다. 왜 이제서야 보말음식을 먹었는지 후회가 되지만, 이렇게라도 먹게 됐으니 기분이 좋다.

 

후루룩 넘어가는 국수에 쫄깃한 보말, 이또한 더할나위 없이 좋다. 잘 익은 알타리김치를 곁들이면 아삭함과 시원함이 더해진다. 혼밥이라면 둘 중에 뭘 먹어야할지 엄청 고민했을텐데, 둘이라 둘 다 먹을 수 있으니 좋다.

 

이 좋은 국물에 밥은 필수다. 죽과 칼국수로 한계점은 왔지만, 도저히 밥을 아니 먹을 수가 없다. 밥 한공기는 자신없지만, 친구가 있으니 반띵하기로 했다. 

 

앞그릇이 넘쳐 대접에 밥을 옮겨 제대로 말아본다. 역시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국수로 시작했지만, 마무리는 밥이다. 죽에 국수에 공기밥까지 탄수화물 과다복용이지만 보말과 매생이 그리고 몇가지 채소가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준다. 여기에 계란말이까지 더했으니, 영양만점 밥상이다.

 

계란말이도 올리고, 콩잎장아찌도 올리고, 생고사리무침에 다른 기본찬들도 올려서 먹고 또 먹다보니 배가 빵빵해졌다. 해장이 필요해서 갔는데, 과식으로 지난 밤에 마신 술을 밀어냈다. 다른 곳은 매생이대신 미역이 들어있다는데, 요즘 매생이에 흠뻑 빠져있어 그런지 매생이라서 느무느무 좋았다. 양은 살짝 부족했지만, 보말이 주인공이니깐.

 

보말과 풍경은 대정읍사무소 맞은편에 있다. 여행객이라면 주로 차로 올테니, 주차는 읍사무소에 하고 밥을 먹으러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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